스타가 된 연예인들이 많은 부를 끌어 모으는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니 그들이 합법적으로 재산을 만들어 냈다면 누구도 그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그들의 부는 대중으로부터 얻은 인기 덕분에 만들어졌으니 연예인들의 재산이 화제가 되는 것 또한 그들의 유명세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쏟아지는 정보가 피곤한 이유는 따로 있다. 스타들의 씀씀이가 화제가 되는 것은 그들이 소액의 소비를 했을 때가 아니다. 그들이 건물을 샀다거나 산후조리원 VIP시설을 이용했을 때 등,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통 큰' 소비를 했을 때가 주를 이룬다.

이를테면 연예인 중 최고 부자는 누구이고 가장 비싼 집에 사는 사람은 누구인지가 끊임없이 주목을 받는다. 최근에만 조재현-손예진 등의 빌딩 싯가 관련 보도, 비와 김태희-장동건과 고소영-기태영과 유진 등 연예인 커플들의 주거지 관련 보도, 전지현의 건물 구입과 구조변경에 관한 잡음, 이영애의 산후조리원 비용 보도 등이 화제가 됐다.

이와 같은 보도는 대중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기 쉽다. 다른 사람들의 수익이 얼마고, 얼마만큼의 재산을 축적했느냐 하는 것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모든 내용들이 단순한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의도에는 '속물적인 호기심'이 바탕이 되고 있다.

 배우 이영애의 산후조리원 비용을 공개한 TV조선 <대찬인생>

배우 이영애의 산후조리원 비용을 공개한 TV조선 <대찬인생> ⓒ TV조선


언론이 이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 단순히 재산이 얼마냐로 순위를 매기고 엄청난 금액을 산후조리원에 썼다는 이유로 그 금액에 혀를 내두른다. '초호화'나 'VVIP'등의 수식어는 덤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에는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 그들이 그런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부러워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은 이만큼 잘사니 질투를 하라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들의 건물이나 산후조리원을 홍보해 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재산이 왜 그렇게 화제가 되어야 하고 대중에게 중요한 정보처럼 알려져야 할까. 늘어난 가족을 위해 좋은 보금자리를 찾거나 아이를 낳은 산모로서 자신의 몸을 추스르는데 돈을 투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이다. 건물을 샀다고 해도 연예 활동 이외의 다른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잘못이라 할 수 없다.

그들이 탈세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범법행위를 한 것도 아니라면 세세한 사생활이 밝혀지지 않을 그들의 권리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단순히 유명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그들의 동의 없이 재산 내역이 대중에게 노출되고 설왕설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지나친 사생활 침해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그 정보를 받고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대중에게도 그런 사실은 일종의 공해다. 언론의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entertainforu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대찬인생 이영애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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