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리가 연기하는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의 서유라는 음주가무의 여왕으로 그려지며 극에서 밝은 분위기를 맡고 있다.

고우리가 연기하는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의 서유라는 음주가무의 여왕으로 그려지며 극에서 밝은 분위기를 맡고 있다. ⓒ MBC


불과 1년 전에 '엄마'였던 김미숙은 이제 그를 "싸구려"라고 부른다. SBS <기분 좋은 날>에서 똑부러진 한다인 역으로 김미숙과 모녀지간이었던 고우리는 MBC <여왕의 꽃> 서유라로 그와 고부지간이 될 뻔했지만, 감출 수 없는 '날라리'의 면모 때문에 파혼 위기에 놓였다.

병원장 외동딸 서유라는 클럽을 평정한 음주가무의 고수다. 하지만 "소주 1병"을 갈구하고, "한 잔 빨고 날밤 까기로 했지" 등의 전문용어를 구사하는 유라는 고우리에게 쉽지 않은 캐릭터다. "노는 연기가 어렵다"고 토로한 기사에는 '가식적인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지만, 고우리는 "진짜 술을 못 마신다"며 "유라가 폭탄주 제조하는 장면은 어색하다고 감독님이 편집해 버리셨다"고 전했다.

"한참 울었는데 얼굴 안 찍혀...아직 초보 연기자라"

최근 <여왕의 꽃>에서 화제가 된 클럽신은 그룹 레인보우의 멤버이기도 한 고우리가 그야말로 뛰어놀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ID의 '위아래'를 5시간 동안 췄지만, 정작 "신나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하지만 섹시미의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 마지막에 맞은 물벼락은 "다음 대사를 잠깐 잊을 정도로 아팠다"며 "눈이 푹 꺼지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물론 유라가 매번 천방지축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TNC 그룹 차남 박재준(윤박 분)과 결혼을 강요하는 엄마에게 뺨을 맞고 울면서 "난 아직 젊고 예쁘다"고 일갈하는 장면은 의외였다. 고우리는 "처음엔 갑자기 진지해진 유라를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아무리 철이 없는 아이라도 인생에서 결혼은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유라가 부모님 말을 안 듣고 엇나가게 된 걸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 장면을 찍으면서 많이 맞았고, 많이 울었어요. 한참 울고 났는데, 클로즈업신으로 또 찍으시더라고요. 그땐 정작 눈물이 잘 안 나왔죠. 앞에서 막 울었을 때 감정이 딱 좋았는데...제 얼굴은 이마까지만 찍혔더라고요. 제가 아직 촬영 기술 같은 걸 습득하지 못해서 잘 몰라요."

"1위 못하니까 시집가라고...이젠 조급하지 않아"

 고우리는 그룹 레인보우 멤버로 2009년 가요계에 데뷔했다.

고우리는 그룹 레인보우 멤버로 2009년 가요계에 데뷔했다. ⓒ DSP미디어


서유라를 만나기까지 여러 오디션에서 떨어졌다는 고우리는 "이상하게 <여왕의 꽃> 오디션을 보던 날에는 내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PD님과 작가님이 '빵빵' 터졌다"고 떠올렸다.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들 사이에서 백치미 가득한 서유라는 웃음코드로 균형을 맞추는 캐릭터. "내던지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쑥대머리로 화장이 번진 얼굴을 드러내고, 배를 튕기며 걸그룹으로서 허용할 수 없는 춤을 추기도 했다.

고우리는 "오디션 봤던 드라마들이 지금 다 방송되고 있는데, 난 다음에 무슨 대사할지 다 안다"며 허허 웃었다. 이런 여유는 7년차 아이돌, 그 중에서도 레인보우 멤버로 활동하며 박인 굳은 살 덕분이다. 2011년 KBS 2TV <청춘불패2> 출연 당시에는 "레인보우가 1위 못하니까 엄마가 마음 접고 시집이나 가라고 하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예전에는 조급해 하기도 했죠.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그룹들이 성공했으니까 레인보우는 '왜 못 뜨지?'라는 동정표를 많이 얻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게 오히려 캐릭터가 돼서, 방송국에 가면 '우와 레인보우다!' 하고 신기해해요. 사실 저희를 아는 분들은 많잖아요. 요즘엔 댓글 보면 '1위가 성공의 기준인가? 이 정도로 레인보우라는 그룹을 알렸으면 뜬 게 아닌가'라는 반응도 있어요.

그리고 재밌는 건, <여왕의 꽃>에서 연기하는 고우리와 레인보우 고우리가 같은 사람인 줄 모르는 분들도 있다는 거예요. 제 클럽신을 보고 '와, 춤 잘 춘다' '아이돌 해도 될 듯' 그런 댓글이 달리더라고요. 저를 몰라보시더라도, 어떻게 보면 아이돌이라는 편견 없이 연기만 봐주시는 거니까 저한테는 좋은 거죠.

레인보우로서 상큼하고 밝은 콘셉트는 '선샤인' '텔미텔미'까지였던 것 같아요. 요즘 러블리즈나 여자친구 같은 그룹을 보며 '그래, 상큼한 건 저런 애들이 해야지' 한다니까요. 걸그룹 멤버로 랩을 하며 치명적인 섹시미와 카리스마를 '연기'했다면, 지금 밝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오히려 연기 같지 않고 편해요."

여왕의 꽃 고우리 레인보우 위아래 서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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