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아이언(IRON, 24)의 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말은 '솔직하게'였다. 지난 2014년 Mnet <쇼미더머니 시즌3>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갑자기 찾아온 유명세에 취하기도 했고, 변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기 전, 그가 자신의 변화를 눈치챘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눈을 신경 쓰느라 온전히 자신을 내보이지 못했다는 아이언은 "솔직하게 살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첫 만남부터 본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면 아이언은 꽤 오해를 살만한 스타일이었다. 인터뷰 중 카페에 흘러나오는 노래에 어깨를 들썩이는가 하면, 다리를 떨기도 했다. 그 스스로 말하듯 "어디로 튈지 몰라 엄마도, 누나도 불안해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의 자유분방함엔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었다. "남들이 이상하게 볼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양아치가 되고 싶다"는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욕심 앞섰던 과거 지나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변화"


<쇼미더머니 시즌3>에서 그는 잔뜩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무대에 올랐다. 특히 강허달림과 함께한 '독기'는 심사위원과 대중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때의 아이언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가 내놓는 디지털 싱글 'blu(블루)'가 다소 약해 보일 정도다. "당시 방송에서 보여줬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은 아이언은 "그때의 내가 아마추어였다면, 지금의 나는 프로"라면서 "욕심을 버렸고, 실력을 갖췄기에 더욱 당당해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원래 앨범을 내려고 했다.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 상황이 바뀌어서 디지털 싱글을 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안일하게 생각한 것도 있었다. 최선을 다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는 생각을 바꿨다. 명곡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blu'에 100% 집중한다. 한국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인 시모의 비트 위에 랩을 하다니. 많은 이들이 탐내는 곡을 내게 줬으니, 믿음에 보답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배신하지 않고 음악가라는 것을 증명해야지."

방송 이후, 그는 아이비, 김범수, 양동근 등이 속한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많은 이들은 아이언의 선택을 의외라고 느끼기도 했다. 아이언이 지금의 소속사에 둥지를 튼 데는 선배 래퍼인 양동근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 "처음엔 (회사와) 안 맞아서 다투기도 했다. 후회도 잠깐 했다"고 고백한 아이언은 "진심이 느껴졌다. 신곡 발표를 앞두고 클럽에서 처음으로 공개하기로 한 것도 회사의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모든 방송 잡아먹겠다"는 아이언, 솔직함이 그의 무기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즐겨 듣던 소년은 힙합에 매료됐다. 누구 앞에서도 솔직하게 랩을 풀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음악을 하겠다는 그에게 모두 안된다고 했지만, 아이언은 편견을 깨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곁에서 그를 잡아주는 이들도 있었다. 그 결과, "사고뭉치에서 가족들의 자랑이 된" 아이언은 이제 또 누군가에게 자랑스러운 사람,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대에 선다.

"준비를 많이 했고, 마음도 단단히 잡았다. 아쉬울 것도, 꿀릴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지금이 진짜 나인 것 같다. 어느 순간, 사회에 적응해가면서 약한 척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강하다. 자기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생각인 것 같다. 기고만장한 것이 아니라 나의 진가를 증명해내고 싶다. 무대에서 연기하지 않고, 몰입하고 싶다. 나는 무대에서 스트레스를 푼다."

"'모든 음악 방송을 잡아먹겠다'는 정도의 독기를 품고 무대에 뛰어들겠다"는 아이언. 그는 힙합의 대중화를 꿈꾼다고 했다. 아이언은 "솔직하다면 트로트가 섞여도 힙합"이라면서 "리얼 힙합은 노래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욕만 앞서 무턱대고 밀어붙였던 과거를 지나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잡는 지금까지. 아이언의 진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