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최고의 요리비결> 봄 개편을 맞아 3월부터 MC를 맡고 있는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광희.

EBS <최고의 요리비결> 봄 개편을 맞아 3월부터 MC를 맡고 있는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광희. ⓒ EBS


"처음에는 시청자게시판에서 뭇매를 많이 맞았어요. 어떻게 저렇게 칼질을 엉망으로 하고, 요리 프로그램 MC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캐스팅할 수 있냐고."

케이블채널 올리브 <올리브쇼>에서는 '요리돌'이라 불리며 훨훨 날았던 광희(제국의아이들)에게도 정통 요리 프로그램 EBS <최고의 요리비결>(이하 '최요비') MC 자리는 쉽지 않았다. 3월 봄 개편을 맞아 새로운 진행자로 한 달째를 맞이한 광희는 "EBS 교육방송이다 보니, 처음엔 내 자리가 맞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EBS 방송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MC 광희와 김규옥 PD가 참석했다. 김 PD는 "아침 방송에 어울리는 발랄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보여주고자 광희 씨를 섭외했는데, 어려워하는 시청자도 계시더라"라며 "재미와 요리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민 끝에 개편을 했고, 앞으로 균형을 맞춰 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통 요리 프로그램 MC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쿡방(Cook+방송)'이 대세라지만 16년 장수해 온 <최요비>에게 있어서 이런 트렌드는 새삼스럽다. 재방송까지 시청하며 레시피를 노트에 적고 공부해 온 충성 시청자들에게도 그럴 것이다. 때문에 정통 요리 프로그램이 예능으로 변질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는 시청자게시판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영광이자 부담인 자리를 두고 광희 역시 고민이 많았던 듯했다. 그는 "전 MC인 윤형빈 선배님은 개그맨임에도 차분하게 진행하시기에 나도 조금 가라앉은 상태에서 첫 녹화를 했다"고 낯설었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일찍이 예능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그 발랄함을 오랫동안 숨길 수는 없었다.

"제가 출연한 첫 주에 시청자게시판이 난리가 났어요. 홈페이지를 찾아와서 로그인까지 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고 글을 남기는 게시판인데, 저 때문에 방송을 못 보겠다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능 보는 것처럼 재밌다' '요리 프로인데도 온가족이 시청한다'는 분들이 늘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래도 제 방송이 거북한 분들을 위해 말투를 바꾸는 등 조심하고 있어요. 예능 프로그램은 댓글도 안 읽는데, <최요비>는 시청자게시판 글 하나하나를 읽으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통 있는 요리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제가 방해가 되면 안 되니까요."

 광희는 "요즘에는 어딜 가나 주변에서 <최고의 요리비결> 봤다는 얘기를 한다"며 "주부인 여배우분들, 아이돌, 심지어 (강)호동이 형까지 '잘 보고 있다'고 하셔서 놀랐다. 얼마 전에는 <무한도전>에서도 언급이 됐다"고 전했다.

광희는 "요즘에는 어딜 가나 주변에서 <최고의 요리비결> 봤다는 얘기를 한다"며 "주부인 여배우분들, 아이돌, 심지어 (강)호동이 형까지 '잘 보고 있다'고 하셔서 놀랐다. 얼마 전에는 <무한도전>에서도 언급이 됐다"고 전했다. ⓒ EBS


<최요비>가 매일 방송하는 데일리 프로그램이라 겪는 고충도 있다. 진행자로서 맛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다는 것. 광희는 "요즘 봄철이라 봄나물이 (주제로) 많이 나오는데, 5일 동안 계속 봄나물을 다루면 '달콤하고 상큼하다'는 것 이상 어떻게 더 표현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EBS다 보니 단어 선택도 중요하다"고 토로했다.

'요리돌'이라고 불리는 것이 무색하게 "요리에 관심이 없었다"는 광희는 1년간 <올리브쇼> MC를 경험한 이후 "요리가 궁금해졌다"고 한다. 이제 "어느 정도 요리는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광희는 "예전에는 조미료를 많이 넣었는데, 요즘엔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고추장, 된장, 김치찌개 노하우가 생겼고 기본적인 나물무침도 잘 한다"고 자랑한 그는 "(요리에) 사사건건 간섭하니 엄마가 힘들어 하신다"고 웃었다.

이날 광희는 미래의 아내에게 해주고 싶은 음식으로 고추장을 꼽았다. 이어 "고추장과 된장을 8:2로 섞으면 쌈장 맛이 아닌, 구수하면서도 매콤한 고추장이 만들어진다"는 팁도 전했다.

한편 2000년 10월 이후 16년째 2830여 편을 선보인 EBS <최고의 요리비결>은 매주 월~금 오전 10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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