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를 연기하는 노주현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를 연기하는 노주현 ⓒ 예술의전당


배우 노주현씨가 4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여기서 중요한 건 '40년'이라는 수식어를 '무대' 앞에다 붙이면 안 된다는 점이다. '연극 무대에 40년 만에 오른다'고 쓰는 게 정확한데, 왜냐하면 2008년에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으로 7년 전에 무대에 오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연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노주현씨가 연기하는 모리는 사회학을 전공한 교수이면서,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온 인물이다.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어른이 되어서 받자'는 보상 심리를 보이는 인물이 아니다. 반대로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주위 사람들에게 듬뿍 나누어주고 싶어 하는 의식 있는 캐릭터다.

더불어 모리는 인생의 문제를 모든 사람이 편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끔 풀어갈 줄 아는 재주도 있다. 이런 모리가 어느 날 루게릭병에 걸린다. 삶이 얼마 남지 않다는 걸 깨달은 모리는 스포츠 리포터로 활약하는 제자 미치와 매주 화요일에 만난다. 스승 모리와 제자 미치가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서 관객은 인생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영화 배우만 '천만 관객'의 욕심이 있는 건 아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노주현씨 역시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싶어했다. 그가 연습실에서 흘린 땀방울의 결과가, 연극이 개막하는 4월에 관객 동원 성공이라는 열매로 보답 받기를 기원해본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를 연기하는 노주현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를 연기하는 노주현 ⓒ 예술의전당


- 1976년 이후 40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연극을 항상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연극계와 떨어져 지낸 지 오래 되어서 무대에 오를 찬스가 없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원로 연출가 선생님들은 저를 예뻐해주셨다. 반대로 저는 요즘 젊은 연출가를 모른다. 그래서 연극과 거리가 있었다. 젊은 역할을 소화할 나이도 아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무대에 오를 찬스가 생겼다. 작품이 마음에 들었고, (연습을 위한) 시간도 조정할 수 있었다. 요즘 들어 나이 든 남자배우가 무대에 설 작품이 많아졌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저보다 선배들이 연기해도 좋을 작품이다."

- 모리가 처음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을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대본에는 모리가 '죽을병에 걸렸구나. 이제는 내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하고 고민한다. 그러다가 '내가 바라는 대로 살자'는 신조를 갖고 행동한다. 위엄이 있고, 용기를 잃지 않으며, 유머러스하고 침착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병에 맞선다."

- 루게릭병이 진행되는 걸 90분 동안 압축해서 표현해야 한다.
"지금 제일 고민되는 부분이다. 희곡에 자세하게 표현되었으면 배우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대본에는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연기에 도움이 될까 해서 한국어 대본만이 아니라 일부러 영어 대본도 읽었다. 스티븐 호킹을 다룬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같은 작품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루게릭이 진전되는 모습을 커트 별로 잘라서 편집할 수 있다.

그런데 연극은 영화처럼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없다. 몸으로 연기하면 (객석에) 전달이 잘 안 될 것 같다. 간헐적으로 (루게릭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다. 이 작품은 대사가 중요하다. (루게릭병의 진행에 따른) 대사 전달을 잘 해야 한다. 시간이 흐르는 과정에 따라 모리가 쇠락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스승 모리를 통해 미치가 배우는 교훈이 있다면 무엇일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사랑과 죽음, 나이를 먹는다는 것, 용서, 가족의 중요함 등 여러 교훈을 담고 있다. 미치가 바쁘게 사는 가운데서 느긋하게 살라는 교훈을 모리가 제시한다. 미치는 중년의 나이로 접어드는 인물이다. 인생을 바쁘게 달려왔다. 이런 미치에게 모리는 '네 마음의 평화를 찾아라' 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모리는 미치에게 '웬만큼 생활 터전도 닦았고, 짝도 만났으니 네 걸 만나라'라는 이야기를 건네는 거다. 두 사람이 논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 모리에게 미치가 수긍도 하고, 감동도 받는다. 인생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베풀고,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인물이 모리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를 연기하는 노주현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를 연기하는 노주현 ⓒ 예술의전당


- 몇 년 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됐고"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청춘불패> 녹화할 때 약간은 권위적이고, 엄격하고, 잘난 척하는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해야 했다. 권위적인 캐릭터를 보여드려야 해서 "됐고", "시끄럽고" 같은 예능적인 멘트를 해야만 했다. 내가 만들고 싶어서 만든 게 아니라 프로그램의 캐릭터였다. 유행어는 우연하게 만들어지는 것이지 억지로 만든다고 유행어가 되는 건 아니다."

- 객석을 찾는 관객은 TV에서 보던 노주현의 연기를 실제로 보기 위해 객석을 찾는다.
"모리라는 캐릭터에 몰입해서 제 연기를 성심성의껏 보여드려야 한다. 관객도 TV를 통해 보는 노주현보다, 무대에서 실물로 연기하는 노주현을 볼 때 보다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을 할 때는 국립극장에서 했다. 이전에 이해랑 선생님과 공연할 때도 대극장에서 연기했는데 이번처럼 소극장은 처음이다. 소극장은 배우의 숨소리까지 들린다. 관객의 반응이 쏙쏙 느껴질 텐데 어떨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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