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이자 안무가인 이문행

댄서이자 안무가인 이문행 ⓒ 이문행


댄서의 꿈을 마음에 안고 홀로 미국행을 감행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인 최초로 라스베이거스 쇼 주연에 발탁된 이문행.

댄스 크루 자바워키즈(Jabbawockeez) 객원 멤버 활동, 태양의 서커스 그룹이 제작한 공연 <마이클 잭슨 원>(Michael Jackson onE) 출연과 더불어 미국의 록 밴드 저니(Journey) 콘서트 오프닝 공연 감독 등 화려한 이력을 지금껏 쌓아 온 그는, 세계적인 댄서가 되고자 하는 다소 무모한 꿈을 품고 돌진해 왔다.

그러한 그의 이야기를 미국 뉴스 Fox9, Kare 11, Good Day Sacramento 등에서도 다루었고, 국내에서는 <오마이스타>를 통해 소개되며(관련 기사: 팁을 건 춤배틀, 한국인 댄서에게 기회가 왔다), KBS 창사특집 프로그램 제작진 또한 주목하게 되었다.

오는 3일, KBS에서는 그를 비롯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무대로 진출해 활약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한다. 2월 중순 진행된 KBS 창사특집팀의 방송 촬영 이후에도 여전히 무대에 오르며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그와 유선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중간에 지치지만 않으면 못해낼 것은 없다"

- 처음 미국에서 생활한 3년 동안은 자동차에서 살아야 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들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일식집에서 우연한 계기가 찾아왔다고 했는데, 보다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나?
"학교 공부와 식당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 한 손님과 장난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게 된 날이 있었다. 내가 춤을 춘다고 하니까 손님이 팁을 거는 내기를 하자고 했다. 주차장에서 춤 배틀을 하게 된 것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손님이 미국 유명 비보이 팀인 플렉서블 플레이브(FLEXIBLE FLAVE)의 비보이 빈세니티(Vinsanity)였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무작정 오디션을 보고 있었는데, 그와의 우연찮은 만남 덕분에 그의 소개로 공연 스튜디오에도 들어가게 됐고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오디션에서 쓴 고배를 많이 마셨다. 그에 개의치 않고 계속 도전했다."

- 인종 차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두 번 오디션에서 탈락하면 사기가 저하될 것 같기도 한데, 계속해서 스스로를 버티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 하는 것뿐인 것 같다.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당연히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니까. 무대에 서는 날을 늘 생각하며 독하게 마음먹고 계속해서 안무도 짜고 연습도 많이 했다. 중간에 지치지만 않으면 못해낼 것은 없는 것 같다."

 이문행이 출연한 <마이클 잭슨 원> 공연 팀의 단체 사진.

이문행이 출연한 <마이클 잭슨 원> 공연 팀의 단체 사진. ⓒ 이문행


- 그래도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드는 미국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당연히 인종 차별은 각오하고 온 것이었다. 인종 차별을 생각하자면, 한국 내에서 만연하는 각종 차별도 생각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어딜 가든 같은 나라 사람들이라도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나는 한국인으로서 외국인들과 경쟁하는 것이기에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생각했다.

다행히 미국에서는 기회 자체는 평등하게 주어지는 것 같다. 춤으로 배틀을 할 때에는 당연히 서로 신경전이 있기에 견제를 많이 하지만, 배틀이 끝나면 서로 한 팀이 되어 협력하게 된다. 무대에서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생각한다."

- 한국인 댄서로서는 최초로 세계무대에 진출한 만큼, 앞으로의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댄서로서 또 안무가로서 더욱 해 나가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댄서 그리고 안무가로서의 활동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나 스스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한국에서 미국 현지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한국에서 해외 진출을 하고자 하는 친구들을 돕고 싶다. 그래서 가수나 배우들만 한류 콘텐츠 형성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한국의 '춤꾼'들도 이에 동참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유수연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faithmyth/)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이문행 마이클잭슨 원 자바워키즈 태양의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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