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배우 차승원은 요리를 도맡아 하며 '차줌마'로 거듭났다.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배우 차승원은 요리를 도맡아 하며 '차줌마'로 거듭났다. ⓒ CJ E&M


예능과 요리 프로그램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쿡방'의 시대다. TV에서 요리를 가르쳐주는 셰프의 자격 범위도 넓어졌다. 연기하고 노래 부르던 스타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카리스마 넘치던 배우 차승원은 tvN <삼시세끼>에서 '차줌마'가 되어 시어머니 같은 나영석 PD의 까다로운 주문에도 무슨 메뉴든 뚝딱 해내고, 올리브 TV <오늘 뭐 먹지?>의 성시경과 신동엽은 오히려 어설픈 실력을 콘셉트로 승화시키며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요리'를 통해 문턱을 낮췄다. 심지어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어느 집 냉장고에나 있을 법한 재료로 요리쇼를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들이 차려내는 밥상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음식은 일류 셰프가 아니어도, 비싼 재료가 없어도 만들 수 있는 따뜻한 한 끼다. 각 방송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를 참고해 요리를 만들어봤다는 시청자들의 포스팅을 인터넷상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만재도 자연산 홍합으로 떡국을 만들 수 있다면...

 tvN <삼시세끼-어촌편>의 한 장면. 차승원과 유해진이 직접 캐서 손질한 만재도 자연산 홍합.

tvN <삼시세끼-어촌편>의 한 장면. 차승원과 유해진이 직접 캐서 손질한 만재도 자연산 홍합. ⓒ CJ E&M


차승원이 "왕 역할을 할 사람인데 연기는 안 하고 멸치 똥이나 빼고 있다"고 한탄하면서도 야무지게 머리와 몸통을 분리했던 것처럼 멸치를 손질해 다시마를 물에 넣고 15분 정도 끓여 육수를 만든다. 만재도 세찬 바람에 "하루가 다르게 맛이 가서 꼭 우리 같은" 모양이지만 텃밭에서 직접 키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대파도 어슷하게 썰어 준비해 놓는다. 육수가 끓으면 떡을 넣어준다.

이 레시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재도 특산물인 자연산 홍합이다. <삼시세끼> 제작발표회 당시 출연진이 "캘 때는 지옥인데 먹을 때는 천당"이라고 표현한 이곳 홍합은, 게스트에서 노예로 전락한 손호준이 처지를 비관하다가도 웃음꽃을 피울 만큼 치명적인 맛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떡이 떠오르면 홍합살을 넣고, 홍합살이 익으면 대파를 곁들인 후 국간장,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여기서 '셰프의 킥'이 필요하다. 차승원이 요리할 때마다 유해진이 "뭐 휙 집어넣고 가더니 맛있어졌다"고 놀랐던 '명약', 일찍이 김혜자 선생님도 맛의 눈을 뜨게 만든 '그래 이 맛'.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를 표방하거나 말거나 당당하게, 하지만 되도록 '뭐가 휙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넣어준다. 직접 따서 말리고 구운 김을 솔솔 뿌려 죄책감을 덜어내면 완성.

 올리브 <오늘 뭐 먹지?>에서 MC 신동엽과 성시경이 대가에게 배운 레시피로 만두를 빚어 끓인 국.

올리브 <오늘 뭐 먹지?>에서 MC 신동엽과 성시경이 대가에게 배운 레시피로 만두를 빚어 끓인 국. ⓒ CJ E&M


떡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오늘 뭐 먹지?>에서 신동엽과 성시경이 대가에게 배운 레시피를 따라 만두를 빚어 넣고 함께 끓여도 좋다. 당시 출연한 황의원 '만두 대가'는 만두소를 버무릴 때 소주를 소량으로 넣는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다만 두 MC와 같이 소문난 애주가라면 어느새 소주를 만두소 대신 입에 넣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육수를 우릴 정성과 홍합처럼 싱싱한 재료 따위 없다, 요리가 사치인 독거인들에게는 <냉장고를 부탁해> 자취요리 연구가 김풍 선생의 '고기와 썸타는 떡국 떡 삼합'을 추천한다. 어제 마시다 남은 맥주에 삼겹살을 넣고 삶아, 볶은 김치와 구운 떡국 떡을 함께 담아내면 끝. 간편하게 설날 기분을 낼 수 있다.

삼시세끼 오늘 뭐 먹지 냉장고를 부탁해 만재도 차승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