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의 에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과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사업 개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독립예술영화관모임의 기자간담회가 16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렸다. 전국의 독립영화예술관 운영자들은 영진위의 계획이 검열로 작용할 수 있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공동의 테이블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하자고 요구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에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과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사업 개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독립예술영화관모임의 기자간담회가 16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렸다. 전국의 독립영화예술관 운영자들은 영진위의 계획이 검열로 작용할 수 있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공동의 테이블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하자고 요구했다. ⓒ 성하훈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 일색인 한국의 상영환경에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의 필요성은 그만큼 더욱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서로 다른 상영관에서 같은 상업 영화를 봐야 하는 관객들에게 이런 전용관은 중요한 문화적 환기구가 되기 때문이다.

다양성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독립예술영화 관계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사당동의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지원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말 임기를 시작한 김세훈 신임 영진위원장을 향해 "당사자들과 함께 논의하며 정책을 만들어 가달라"고 촉구했다. 

독립예술영화인들은 영진위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과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사업 개편'을 집중 지적했다. 영진위가 발표한 개편안은 기존 운영지원 사업과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사업을 일원화 한다는 명목으로, 연 26편의 영화를 선정해 총 35개 스크린(예술영화관 20개, 지역 멀티플렉스 15개)에서 상영시킨다는 내용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극장은 각각 주당 2일, 1일간 26편의 영화를 상영해야 하고 영진위는 해당 극장에 좌석점유율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공한다. 이 절차는 영진위가 아닌 위탁업자가 진행하게 된다.

아트나인을 운영하는 정상진 대표는 "신문사를 예로 든다면 정부가 모든 신문사들에게 일주일 중 2일은 관에서 원하는 기사를 실어주고, 그렇게 하면 일정 금액에서 15%를 지원하겠다는 말과 같다"며 "그런 방안을 독립예술영화관 보고 받아들이게 해 결국 같은 영화를 각 독립예술영화극장에 틀라는 것"이라 설명했다. 정 대표는 "15%의 지원을 받기 위해 관객의 선택권이 통제되는 셈"이라 덧붙였다.

독립영화 배급사 시네마달의 김일권 대표 역시 이 사업대로라면 작품 선정에서부터 배급 규모까지 영진위에서 통제하겠다는 뜻"이라며 "(중간에) 위탁사업자가 작품을 선정하기에 독립영화 배급사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결국 독립예술영화의 자생력을 없애고 영진위에 종속시키는 사업"이라 비판했다. 

"독립예술영화를 수치로만 환산하는 영진위 발상 아쉽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에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과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사업 개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독립예술영화관모임의 기자간담회가 16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렸다. 전국의 독립영화예술관 운영자들은 영진위의 계획이 검열로 작용할 수 있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공동의 테이블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하자고 요구했다.

발언 중인 정상진 대표. ⓒ 성하훈


이번 개편안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한 영진위 측의 논리는 "기존 독립예술영화관 지원 사업이 극장 지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대기업 멀티플렉스와의 경쟁구도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고, 관람객 역시 크게 감소했다" 정도다. 또한 "독립예술영화 진영에서 정책에 대해 새로운 안을 제시하지 않고 반대만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독립예술영화를) 지원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특정 영화를 상영하고 배급하는 집단을 정부 정책에서 배제하겠다는 논리입니다. 부산국제영화인에서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말라는 부산시의 압력이 있었고, 그 이후 부산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해임하려 했습니다. 또 <다이빙벨>을 상영해온 예술극장들에겐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왜 상영 하냐고 합니다. 이게 한꺼번에 탄압하려는 움직임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계속 영진위 쪽에 지원 개편 사안을 논의하자고 했고, 오늘 이 자리는 본래 (영진위 관계자가 참석한) 공청회로 하려 했는데 응하지 않았다"며 "독립예술영화 쪽 역시 극장, 배급, 독립영화인 이렇게 세 그룹으로 입장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해서 같이 대안을 만들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경남지역 유일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었던 거제아트시네마의 정진아 프로그래머는 "단순히 숫자로 이 사안을 바라보는 영진위에게 대처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 바로 극장 문을 닫는 거였다"며 "정부 지원이 끊긴다고 사라질 극장도 아니었지만 아쉬움을 머금고 결정했다"고 지난해 10월 폐업한 배경을 설명했다. 2011년 3월, 200석 규모로 개관한 거제아트시네마는 폐관 직전까지 해외 유수의 예술영화 및 독립영화 총 2100여 편을 상영했다.

이어 정 프로그래머는 "(이런 극장 하나가 없어지면) 독립영화를 보고자 하는 관객들의 기회는 그만큼 없어지는 것"이라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예술영화관으로 바라볼 게 아닌 관객의 볼 권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진위와 영화인들이 함께 사실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에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과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사업 개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독립예술영화관모임의 기자간담회가 16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렸다. 전국의 독립영화예술관 운영자들은 영진위의 계획이 검열로 작용할 수 있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공동의 테이블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하자고 요구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에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과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사업 개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독립예술영화관모임의 기자간담회 현장. 김조광수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 성하훈


KU시네마의 김정호 대표 역시 "제작사, 배급사, 관객 등 어느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제도를 일방적으로 진행하려는 과정이 당황스럽다"며 "이렇게까지 밀어붙일 줄 몰랐다. 이 모든 상황이 결국 정부 정책에 반대하려는 이들을 통제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대표는 "정말 오해라면 그걸 잘 풀 수 있게 이번 지원사업 개편을 폐기하고 당사자들과 옳은 방법을 함께 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후 계획에 대해 정상진 대표는 "극장 쪽에서는 이미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고, 관객 분들에게 서명을 받아 독립예술영화관이 왜 필요한지 관객은 무엇을 보고 싶은지 확실히 받아 전달할 것"이라 밝혔다. 조영각 집행위원장 역시 "독립영화인 내부에서도 아직 영진위의 정책에 대해 모르시는 분이 많은데 함께 연대하면서 알릴 예정"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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