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의 포스터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의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겨울왕국>으로 애니메이션 명가의 자존심을 지킨 디즈니가 이번엔 '슈퍼 히어로'를 내세워 다시 한 번 세계 시장 정복에 나섰다. 알려진 대로 <빅 히어로(원제는 'Big Hero 6')>는 1998년부터 발간된 마블의 동명 코믹스를 극장용 영화로 옮긴 작품.

이 영화는 개봉 이전부터 국내 마니아 사이에서 설왕설래의 대상이 됐다. 일본식 배경·인물로 구성된 원작 코믹스로 인한 왜색 논란 때문이다. 극의 주요 배경 무대인 가상의 도시 샌프랜소쿄(샌프란시스코+도쿄의 합성어)와 일본식 건축물 외에 등장인물의 이름(히로, 와사비, 타다시 등)도 이렇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게다가 그동안 선보였던 <공주와 개구리> <라푼젤> <겨울왕국> 등 디즈니 특유의 동화 속 환상의 세계가 아닌, 마블의 히어로 코믹스를 영상으로 담았다는 점 역시 걱정거리 중 하나였다.

미국 현지보다 두 달 늦게 베일을 벗은 <빅 히어로>는 이러한 논란을 우려한 듯 목소리 출연한 한국계 배우 다니엘 헤니 외에 이례적으로 한국인 제작 스태프까지 내한 기자회견에 참여시키는 등 적극적인 홍보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실제 지난 14일 프리미어 시사회(2D, 자막버전 상영)에선 미국 버전과 달리 주인공 히로 하마다(Hiro Hamada)의 이름을 히어로 아르마다(Hero Armada)로 변경했다. 극 중 히로의 형이자 다니엘 헤니가 목소리 연기를 맡은 타다시 역시 한국 상영분에서는 테디로 이름을 바꿨다. <빅 히어로>는 현지 성우들의 목소리를 재녹음하고, 극 중 표기에도 그대로 반영하는 등 한국 관객을 고려한 인상을 심어줬다. 

 <빅 히어로>의 한 장면

<빅 히어로>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극의 구조는 단순하다. 말썽꾸러기 주인공 히어로가 형이 남긴 '힐링 로봇' 베이맥스를 개조하고 동료들과 가상의 도시 샌프란소쿄를 위협하는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디즈니와 마블의 결합은 일단 성공적이다. <어벤저스> <엑스맨>과 유사한 '히어로 집단'의 활약상을 그린 원작에 비해 다른 동료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데 이 부분은 주 연령층을 고려한, 이야기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런 점이 오히려 <빅 히어로>에 자유분방함을 부여,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극의 구성에 날개를 달아줬다.

다만 그동안 봐왔던 로봇, 히어로물과의 유사성 등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듯하다. 소년과 로봇의 우정은 1970년대 국내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철인 28호> <우주 소년 짱가> 부터 <아이언 자이언트> 같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의 전반부 로봇 격투 도박은 <리얼 스틸>, 악당 캐릭터는 샘 라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2, 3편을 연상케 한다.

극의 특성상 <겨울왕국>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과 애니메이션은 아니기 때문에 일렉트로닉과 록 스타일의 배경 음악이 삽입됐는데 과거 디즈니 걸작에 비해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다. 록 그룹 폴 아웃 보이의 '임모탈스(Immortals)'가 주제곡으로 쓰였지만 '렛 잇 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진 못했다.

그럼에도 유머와 흡인력 있는 이야기가 어우러진 데다 최첨단 CG를 활용한 화려한 영상미는 관객을 사로잡을 만하다. 여기에 디즈니 특유의 가족애가 더해지면서 어린이 외에 성인 관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만한 작품이다.

한편 <빅 히어로>는 마블 코믹스 원작이지만 '마블 유니버스'에 얽매이지 않고 제작된 작품으로 <아이언맨> <토르> 등과의 연계성은 전혀 없다. 하지만 마블 원작 영화답게 애니메이션임에도 스탠 리 옹이 '카메오 출연'하는데 엔딩 크레딧 상영 후 깜짝 등장하는 쿠키 영상은 관객을 위한 작은 선물이다.

## 강추
- '슈퍼 히어로'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어른들
-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을 좋아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
- 묻지마 디즈니!

## 비추

-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지 않고 <겨울왕국> 같은 공주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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