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킴, 신사다운 포즈  4년 만에 정규앨범 '거울'을 발표한 가수 바비킴이 22일 오전 서울 잠원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및 쇼케이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규 4집 '거울'에는 트럼펫 연주자인 바비킴의 아버지 김영근씨가 연주에 참여하고 이적이 작사를 맡은 타이틀곡 '사과'를 비롯해 바비킴 특유의 보이스가 담긴 12곡의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가수 바비킴 ⓒ 이정민


바비킴이 난데없는 구설수에 올랐다. 대한한공 여객기 안에서 난동을 피우고 승무원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기사가 쏟아진 것이다.

바비킴 측은 이 사태에 대해 "발권 실수가 있었다"며 "마일리지 포인트로 비행기를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를 했지만 적용이 되지 않아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바비킴은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되었다. 난동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졌다.

바비킴은 소속사를 통해 "모든 것을 떠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사과를 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 이유는 좌석 배정문제와 술이 대중에게 있어서 결코 좋은 핑계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좌석 배정문제는 100% 항공사측의 잘못이 맞다. 바비킴은 당연히 컴플레인을 걸 권리가 있으며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비행 규정상 비행기에 탑승한 채로는 좌석 변경이 불가하다는 방침이 있었다. 그 방침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승무원들의 한계다. 지상에서 항공권을 확인하고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해법이었다.

그런 자신의 실수 또한 인정하고 일단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았다면 바비킴이 구설에 오를 필요는 없었다. 만일 여기서 바비킴이 멈췄더라면 책임은 항공사 측에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내 난동뿐 아니라, 승무원들을 추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비킴으로서는 충분히 기분이 상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자신이 불이익을 겪었다면 그 상황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 불이익을 뛰어넘어 승무원에게 성적인 모욕감을 주고, 고성을 지르며 난동을 부리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는 마치 승객이 갑, 승무원이 을이라는 인식으로 대하는 전형적인 '갑질'에 가깝다. 최근 대한항공 '땅콩 회항'이나, 더 거슬러 올라가 '라면 상무' 등의 사건이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불편하게 만든 것은 그들이 자신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상대방의 약한 신분을 이용하여 인간적이지 못한 상식밖의 요구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마치 인간의 급을 나누고 자신을 위해 서비스나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을 아래 급으로 취급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바비킴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비록 불이익을 당했더라도 상대방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배려했다면 상식선에서 화를 내는 일도 충분히 가능했다. 비록 규정상 좌석은 바뀌지 않았겠지만 추후에라도 항공사 측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추태와 난동은 그가 행사해야 할 권리가 아니었다.

가뜩이나 여러 가지 갑질의 행태로 민감한 시기에 바비킴의 이번 행동은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그 일련의 사건들처럼 보이게 한다.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에게 있어서 결코 달가울 수 없는 일이다. 유명인이기 때문에 더욱 크게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 바비킴이 난동을 부린 것은 순간이지만, 대중들의 실망감과 배신감은 순간적인 감정이 아닐 수도 있다. 바비킴의 성숙한 태도가 아쉬운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바비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