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김우빈을 두고 단순히 청춘스타라 칭하기엔 뭔가 아쉬워 보인다. 2011년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데뷔 이후 그가 소화한 작품은 총 10편. 스타덤이 거품이었다면 몇 번은 꼬꾸라졌겠지만 그는 자신의 길을 무던히 걸으며 증명해내고 있었다.

최근 상영 중인 영화 <기술자들>을 보자. 그가 맡은 인물은 이야기의 중심인 지혁이다. 가장 먼저 김우빈이 했던 작업은 지혁에 대한 100문 100답을 만들고 전사를 그리는 일이었다. 의상 또한 직접 회의에 참석해 하나하나 같이 정해 갔다. 배우 입장에선 지난한 작업일 수 있는데 그는 오히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맡은 인물의 전사를 만들고 큰 그림을 상상하는 게 배우의 일 아닌가"라며 "연기를 그렇게 배웠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인천세관 내 보관된 1500억 원을 훔치기 위한 범죄단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술자들>은 전형적인 케이퍼 장르다. 몰입감이 핵심인 이 장르는 이야기 자체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배우들이 각 인물의 개성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완전 범죄를 위해 각 기술자들을 모으는 지혁 역을 꽤 잘 소화했다는 말에 김우빈은 "김영철, 고창석 등 여러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오히려 매순간 감사했다"며 동료 배우들의 도움부터 언급했다. 대중이 인정하는 스타라지만 동시에 연기적으로는 더 배워야 할 단계임을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었다.

고소공포증에도 와이어 연기..."모든 순간이 공부"

 <기술자들> 김우빈과 이현우

영화 <기술자들>의 한 장면. ⓒ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부담이요? 현장에서 잘해야겠다는 강박보다는 같이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기술자들>로 우리가 한 팀이라는 느낌을 받기 원했죠. 생각보다 촬영 일정이 빡빡해서 제대로 모일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모든 순간이 제겐 공부라서 그냥 지나가는 시간조차도 아까웠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지혁처럼 보이고 싶었고, 그 모습으로 공감 받고 싶었습니다." 

당차게 촬영 당시 느낀 바를 밝혔지만 김우빈은 "모두 선배와 감독님이 만들어 주신 것들"이라며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음에도 와이어를 타고 위아래를 오르내리는 게 전혀 무섭지 않았던 건 함께 한 동료들에 대한 믿음 덕이었단다. 물론 두려움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내 실수로 사고가 날 수 있는 장면을 촬영할 땐 정말 무서웠다"며 그는 속마음을 비췄다.

데뷔 3년차 배우가 지기엔 주연이라는 역할은 어쩌면 무거운 짐일 수도 있다. 급부상한 연예인들이 흔히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스타로서 대중이 원하는 기대감과 자신의 역할 사이에서의 괴리감이다. 다양한 작품으로 성장해야 할 배우들이 스타덤에 오른 후 부담감에 선뜻 차기작을 정하지 못하는 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김우빈의 생각은 비교적 분명했다. "찾아주는 분들이 있어야 배우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건 맞지만 스타성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갑자기 큰 관심을 받고 있다지만 스스로 그런 부분은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우빈은 "믿어 주시고 사랑 주시는 만큼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다"며 "(대중과의) 거리를 두기보단 소통하면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안주하는 순간 끝..."태엽을 계속 감아야 합니다"


최근 들어 김우빈이 매일 하는 일이 있다. 아침에 눈 뜰 때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기, 그리고 자기 전에 감사 일기를 짧게라도 적는 일이다. 배우에 대한 꿈을 품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한 비법이다.

"<기술자들> VIP 시사회를 하는데 이민호씨도 바쁜 중에 왔고, 강하늘은 <미생> 촬영 중 짬을 내서 찾아왔어요. 사원증을 그대로 목에 건 채로요(웃음). 특히 서장훈 형은 혼자 오셔서 끝까지 보고 가셨어요. 참 감사한 일이고 제가 큰 빚을 졌죠. 또한 그간 꿈꿔왔던 무대 인사를 <기술자들>을 통해 하게 됐으니 감사하고요."

학창시절에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를 보고 처음으로 울었다는 김우빈은 연기에 대한 꿈을 품기 시작한 직후부터 그때의 감동을 관객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지금으로선 그때 마음을 놓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며, 자꾸만 태엽을 감아 가고 싶다"며 그는 성장해가는 자신을 그리고 있었다.

"안주하게 되면 제가 작아질 거 같아요, 조급하진 않되 그래도 한 걸음이라도 걸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그간 거의 쉬는 시간이 없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행복감이 그걸 이기더라고요. 운명처럼 다가오는 작품으로 찾아뵐게요. 일단 영화 <스물>(2015년 상반기 개봉)이 될 것 같아요(웃음)!"

김우빈 기술자들 고창석 강하늘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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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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