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 VU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3년 만이다. 1집을 발매하고 2014년 2집이 나오기까지, 밴드 이디오테잎(idiotape·디구루, 디알, 제제)에겐 꼬박 3년이 걸렸다. 그렇다고 이들이 두문불출하며 곡 작업에만 매달렸던 건 아니다.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섰고, 조용필 등 '거장'의 무대에 함께 했다. 그렇다고 '외부 활동'에만 주력했던 것도 아니다. 3년 만에 새 앨범이 나오게 된 이유를 이들은 "시차 적응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중이 우리 음악을 접하고 반응을 보였던 때와 우리가 첫 음반을 냈던 때 사이의 시차가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첫 음반이 2011년 11월에 나왔고 그 중에는 2009년에 완성돼 있던 것들도 많았는데, 우리의 과거였을 수도 있는 모습을 막 좋아해 주시니 거기서 오는 당혹감이나 부담감 이런 게 있었어요. '우리는 이제 어떡해야 하지?' 같은…. 그걸 '시차'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그게 무서워서 (앨범 발매를) 잘 못했어요." (디구루)

그랬다. 이미 리스너 사이에선 이름이 알려져 있었고, 제 9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상까지 받았던 이들이다. 그런데 본격적인 유명세는 좀 희한한(?) 곳에서 터졌다.

tvN에서 2013년 방영한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에 1집 수록곡이 대거 실리면서 점점 반응이 오더니, '이디오테잎'이라는 이름도 빠르고 널리 퍼져가게 됐다. "앨범이 나온 지 3년 정도 됐으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듣지 않게 되어야 하는데, 예상하지 못한 결과들이 나오면서 1집이 부담이 되는 상황이 왔다"는 당시의 고민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이유다.

 밴드 이디오테잎(idiotape)

"종종 사람들이 기존의 앨범과 (신보를) 비교하는데, 그 전 앨범이 마음에 든다면 그걸 더 들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앨범이 새로 나왔다는 건 그 아티스트의 새로운 면,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VU엔터테인먼트


"그런 생각도 했어요. '왜 이제 와서 이게 이렇게 화제가 되는 거지?'라고요. 도움도 물론 많이 받았죠. 저희를 모르는 분들도 많이 알게 되고. 그런데 요즘 리뷰를 보니 그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더 지니어스>를 보고 좋아하게 됐는데 2집은 그런 느낌이 아니더라'는. 2집을 내기까지의 시간 동안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결론은 '그런 걸 생각하지 말자'예요. 1집이 좋으면 그냥 1집만 들으면 되죠. 왜 (1집과) 똑같은 2집을 만들어요." (제제)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는 좋아하는 밴드의 새 앨범이 나오면 (그 밴드에 대한 생각을) '리셋'한 상태로 다시 듣거든요. 종종 사람들이 기존의 앨범과 (신보를) 비교하는데, 그 전 앨범이 마음에 든다면 그걸 더 들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앨범이 새로 나왔다는 건 그 아티스트의 새로운 면,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디알)

"가사 없는 우리 곡들, 그래서 어디서든 공연할 수 있다는 게 장점"

2집 <투어스(Tours)> 이야기로 돌아오자. 이들이 2집에 방점을 찍고 싶었던 것은 "더 밴드스러운 음악"이었다고 한다. 드럼을 맡고 있는 디알은 "이디오테잎으로서의 특징을 더 살리고 싶었는데, 그게 바로 '밴드'라는 점이었다"며 "1집 때에는 우리의 장르를 두고 '일렉트로닉이냐 록이냐'라는 반응도 많았는데, 2집을 통해 '우리는 밴드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며 (반응을) 어느 정도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밴드 이디오테잎(idiotape)

"앨범이 어떤 콘셉트를 가져야 하고, 정의되어야 한다는 건 결국 분류된다는 거잖아요. 그건 앨범을 하나의 상품 단위로 생각할 때 할 수 있는 이야기 같아요. 대부분의 밴드는 삶을 같이 살잖아요. 그런 점에서 삶의 단편, 편린 같은 게 모여 있는 게 저희 2집이예요."ⓒ 펜타포트록페스티벌


"그런데 앨범이 어떤 콘셉트를 가져야 하고, 정의되어야 한다는 건 결국 분류된다는 거잖아요. 그건 앨범을 하나의 상품 단위로 생각할 때 할 수 있는 이야기 같아요. 음반 산업이 더욱 그런 쪽으로 가니까 (콘셉트가) 중요해지는 것 같고요. 물론 어떤 경우엔 기획자가 있어서 잘 만든 상품처럼 만들어지는 결과물로서의 밴드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밴드는 삶을 같이 살잖아요. 그런 점에서 삶의 단편, 편린 같은 게 모여 있는 게 저희 2집이예요." (디구루)

'삶의 단편'이라는 말처럼 2집에는 그간 이들이 경험한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과정에서 몇 번씩 한 곡을 썼다 지우기도 했고, 한 번 공연한 뒤 저 깊숙이 밀쳐놨던 곡을 어느 순간 다시 꺼내 다듬기도 했다. 그래서 앨범명인 '투어스'는 '여행'이라는 단어 본래의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그들이 스스로 들려주는 그간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투 어스(To us)'라 읽을 수도 있다고.

물론 '여행'이라는 단어도 이들과 무관하지 않다. '아직 2집밖에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이디오테잎은 지난 3년을 국내외를 넘나드는 왕성한 활동으로 빼곡하게 채웠다. 듣자마자 몸이 먼저 반응하게 만드는 곡들로 '음악은 세계 공통의 언어'라는 명제를 충실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는 셈이다.

디구루는 "가사도 없고, 무슨 이야기인 지도 모르는데 좋아해주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고 했고, 제제는 "그 '가사가 없다'는 것, 그래서 어디 가서도 공연할 수 있다는 게 우리 밴드의 장점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밴드 이디오테잎(idiotape)

"늘 페스티벌 무대에 서면서 '단독공연을 하면 이 중에 얼마나 올까'라는 기대를 해요. 언젠가 이디오테잎의 단독공연이 하나의 페스티벌처럼 되는 것, 그게 꿈이에요."ⓒ VU엔터테인먼트


"언젠가 대륙을 횡단하는 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지금도 그때와 같은 생각이에요. 그러려면 우리가 그럴 만한 밴드가 되는 게 먼저겠죠.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텐데, 악기를 다 싣고 가려면 그만큼의 재력도 있어야겠지만 또 세계 곳곳에서 공연할 정도의 음악적인 설득력이나 완성도도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건…계속해서 저의 꿈의 무대가 될 것 같아요." (디구루)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서면서 '이 사람들이 다 우리 단독공연을 위해 온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늘 페스티벌 무대에 서면서 '단독공연을 하면 이 중에 얼마나 올까'라는 기대를 하기도 하고요.(웃음) 언젠가 이디오테잎의 단독공연이 하나의 페스티벌처럼 되는 것, 그게 꿈이에요." (디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