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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임시완의 2013년과 2014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은 그를 스크린의 신성으로 떠오르게 했고, tvN <미생>은 연기돌로서의 임시완의 위치를 누구보다 공고히 만들었다. 덕분에 그의 주변은 늘 들썩들썩하다. 하지만 정작 임시완은 덤덤하다. 지난달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도 "벌써 축배를 드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던 그다.
 
조금은 취해도, 조금은 욕심을 부려도 크게 나무랄 이가 없으련만 임시완은 언젠가 다가올 수도 있는 '끝'을 계산에 넣고 있다. 이것은 애써 기쁨을 감추려는 그만의 방법일까, 아니면 막연한 불안감이거나 기우일까, 그것도 아니면 뜨겁기보다 차가움에 가까웠다던 그의 인생 전반을 관통하는 일종의 생활 습관일까. 쉽게 답을 내리긴 어렵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하다. 지금 '연기자' 임시완은 빛나고 있다. 그리고 그 빛은, 확실히 더욱 반짝일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턴가 새해 계획을 세우진 않고 있어요. 다가오는 걸 열심히 하려 할 뿐이죠. 제가 어떤 큰 욕심을 부려서…과분하게 많이 받아온 게 아니듯이, 그냥 다가오는 것을 자연스럽게 수긍하면서 묵묵히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래서 새해 소원을 물어 보시면 '2014년과 같았으면 좋겠다'고 답해요. 2014년 같기가 어려울 것 같지만요. (웃음) 내년에도 그냥 별다른 의미 없이, 흘러가듯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내가 필요하지 않은 때 오더라도, 덤덤하게 받아들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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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인> 촬영 당시 배우 송강호에게 조언을 많이 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미생>을 보고는 별다른 평가가 없었나.
"송강호 선배님께서 말씀 많이 해 주셨다. <변호인> 팀과는 아직까지 자주 연락하고 있다. 최근에도 연락이 왔는데 내가 세부에 있어서 뵙질 못했다. 송강호 선배님은 말할 것도 없고, 곽도원 선배님도 많이 좋아해 주셨다. 김영애 선배님도 연기적인 부분을 많이 칭찬해 주셨다. '<변호인> 때와 사뭇 다른 느낌의 연기를 해서 좋은 것 같다. 지금 그 느낌 잃지 말고, 그런 모습을 추구하면서 연기해라'라면서 나보다 더 좋아해 주셨다."
 
- <변호인>도 그렇고, <미생>도 그렇고 반듯한 느낌의 역할을 많이 맡은 것 같다. 그 외에 다른 이미지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성민 선배님께서 '생긴 대로 살라'고 하시더라. (웃음) 어느 정도 (역할의) 제약은 없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 역시 나의 그릇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하는 게 맞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들어오는 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대로 수긍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이 틀을 깨 보기 위해 노력은 할 거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이 인식하는 나와 아주 이질적이고 싶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서서히 변화하고 싶다."
 
- 그런 점에서 '나와는 다른 연기인데, 이런 부분에서 좋더라' 싶었던 연기가 있나.
"가깝게는 요한이 형, 대명이 형(김동식 대리 역)의 연기가 나에겐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그 영향을 받아 연기했던 장면도 있다. <미생> 15화 속 술을 마시고 양말을 파는 신이다. 물론 김원석 PD님의 디렉팅이 컸지만, 기존에 내가 했던 연기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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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장그래에 많이 감정이 이입됐다고 했고, 장그래의 경험과 맞닿아 있는 부분도 많다고 했다. 바둑에 비유해 묻겠다. 이제는 스스로 이곳에서 '필요한 돌'이라 생각하나.
"지금도 내가 '필요한 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처음 데뷔했을 때보다는 다행이라 생각하는 게, '그래도 내가 있는 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게 생겼구나'라는 안도감이 생겼다는 거다. 조금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도 생겼고. 스스로 '필요한 돌'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행여나 다시 또 이곳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때가 오더라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신이 있다. 그런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어떻게 보면 '끝'을 항상 생각하는 게 신기하다. 조금은 지금을 즐겨도 좋지 않나.
"이것도 나의 즐기는 방식인 것 같다. (웃음) 요즘 고민하고 있는 건데…젊음을 이야기할 때 '뜨겁다'는 표현을 많이 하잖나. 그런데 나를 돌이켜 보면 차가운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언젠가는 들끓어보고도 싶지만, 스스로 그렇게는 안 되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뜨겁게 연기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런 것들을 배우고 추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 다시 바둑에 비유한 질문이다. 언젠가 이곳에서 필요한 돌이 된다면, 어디에 쓰이는 돌이 되고 싶나.
"(이 질문에 임시완은 한참 말을 골랐다-기자 주) 그냥,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분야에 필요한 돌이 됐으면 싶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내가 욕심을 내면 안될 것 같다. 언제라도 나는… 바둑돌은 그냥 바둑판에 놓여 있는 거지만, 바둑돌과 내가 다른 점은 나는 어찌됐든 소비된다는 거잖나. 그 돌이 깎고 깎여서 언젠간 없어질 수도 있고, 변형될 수도 있고, 아니면 쓰일 만큼 쓰여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때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덤덤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고, 더 욕심을 내지 않고 싶다."



===화제의 드라마 <미생> 임시완 인터뷰 관련 기사===


[인터뷰 ①]'미생' 임시완 "장그래 연기 점수요? 80점 정도"
[인터뷰 ②]'미생' 임시완 "'밉상'된 장그래, 미련이나 아쉬움 없어요"
[인터뷰 ③]'미생' 임시완 "나는 아직도 '필요한 바둑돌'은 아니다"


미생 임시완 이성민 변호인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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