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걸그룹 화두중 하나는 '섹시 콘셉트'이었다. 에이핑크와 소녀시대, 포미닛, 2NE1 정도를 제외하고 컴백한 대부분의 걸그룹이 섹시 코드를 활용했다. 그 특징을 분석하고 점수를 매겨봤다. 이 점수는 각 걸그룹들의 서열을 의미하지 않으며, 철저히 대중들의 반응을 기준으로 매긴 것임을 밝혀둔다. 만점은 100점이다.  

 [오마이포토] 걸스데이, '4인 4색 드레스 코드'

[오마이포토] 걸스데이, '4인 4색 드레스 코드' ⓒ 이정민


걸스데이: 100점 

걸스데이는 섹시 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타이틀곡 '썸씽'으로 대세 반열에 올랐다. '썸씽'은 작곡팀 이단옆차기의 90년대 가요 감성이 접목돼 폭넓은 공감을 샀으며, 특히 걸스데이 멤버들의 바닥에 엎드리는 요염한 안무로 눈길을 끌었다.

AOA: 100점

AOA는 걸스데이와 함께 잊지못할 올해를 보낸 걸그룹이다. 작곡가 용감한 형제의 '짧은 치마'는 치마 지퍼를 여는 안무 동작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결국 AOA에게 데뷔 후 첫 방송사 차트 1위의 영광을 안겼다. 철저하게 공들인 군무의 승리였다.

레인보우 블랙: 80점

레인보우의 섹시 유닛인 레인보우 블랙은 김이나가 작사하고 윤상이 공동 작·편곡한 '챠챠'로 컴백했다. 뭘하든 늘 산뜻한 분위기였던 레인보우 멤버들의 '블랙 섹시' 컨셉은 대중들에게 낯선 경험을 선사했다. 노래는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섹시 코드를 의식한듯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달샤벳: 60점

달샤벳의 컴백곡 'B.B.B'는 이전 달샤벳의 노래들과 달리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로 카리스마를 강조했다. 그러나 안무 동작 중 신체의 특정 부위를 지나치게 부각시킨다는 이유로 비판 받았다. 과거 걸스데이의 '기대해'도 이와 비슷한 안무가 있었는데 그땐 비판이 없다가 올해 걸그룹의 섹시 콘셉트가 이슈가 되면서 비판을 받게 돼 달샤벳 입장에선 조금 억울할 수도 있는 일이다. 1위라도 했으면 억울함이 상쇄되었으련만. 

 걸그룹 EXID 컨셉 포토.

걸그룹 EXID 컨셉 포토. ⓒ 예당엔터테인먼트


EXID: 100점

EXID는 걸스데이·AOA와는 또다른 의미의 100점이다. 컴백곡 '위아래'로 방송 활동 당시 빛을 못봤던 EXID는 방송 외 행사 무대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이른바 '직캠'(가수의 팬이 가수의 무대를 직접 동영상으로 찍은 것)이 뒤늦게 화제를 불러왔다. 이로 인해 EXID의 '위아래'는 이례적으로 방송 활동을 마친 뒤 음원 차트 상위권을 기록했고, EXID는 올해 섹시 콘셉트 걸그룹계에서 또다른 승자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2년 만에 얻은 행운이었다.

스텔라: 90점 

스텔라는 올해 몸매를 드러낸 의상과 섹시함을 강조한 안무로 무장한 컴백곡 '마리오네트'로 예상 못했던 파란을 일으켰다. 무명 걸그룹에 가깝던 스텔라로선 이 노래가 자신들의 이름을 알린 고마운 노래겠지만, 섹시 코드의 활용법이 과하다는 이유로 공중파 방송사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에 해명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여하튼 스텔라는 '마리오네트'의 성공으로 후속곡 활동도 계속할 수 있었다.
   
피에스타: 65점

피에스타는 한때 '비스타'라는 노래로 주목받은 신인 걸그룹이었지만 강력한 한방이 부족해 발표하는 노래마다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해왔다. 결국 올해 섹시 걸그룹 열풍에 합세해 '하나 더'라는 발랄한 섹시 컨셉 댄스곡을 선보였다. '하나 더'의 경우 안무가 아닌 가사의 선정성 논란이 일어 소속사 측에서 가사를 수정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씨스타: 90점

씨스타의 경우 메가 히트곡 '나혼자' 이후 꾸준히 섹시 코드를 바탕으로 한 활동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올 여름 컴백해 '터치 마이 바디'와 '아이 스웨어'로 각각 공중파 방송사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건강한 섹시미에 상쾌함과 귀여운 안무 동작을 더해 이뤄낸 결과였다. 씨스타는 그동안 솔직하게 섹시함을 추구해온지라 섹시 콘셉트 열풍이 불어닥친 올해에도 과하지 않게 절제된 섹시미를 활용하는 노하우를 보여줬다.    

시크릿: 60점

다른 걸그룹들이 섹시 코드를 활용해 재미를 본 것에 비해 시크릿은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컴백곡 '아임 인 러브'는 청순발랄 걸그룹의 대명사격이던 시크릿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았다. 시크릿의 청순발랄한 개성에 약간의 섹시함만 넣으면 될것을 지나치게 섹시 열풍에 쫓긴듯한 노래와 안무 동작을 시도해 실망감을 안겼다. 멤버인 전효성과 송지은의 솔로곡 활동이 완전체 컴백의 저조한 성적을 잊게 해준게 다행이었다.

<성적표 총평> 평균 점수 82.7점

82.7점. 이 정도면 올해 컴백 걸그룹들의 섹시 콘셉트 성적은 우수했다고 봐도 될듯 하다. 올해의 섹시 걸그룹 열풍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오랜 시간 청순함을 추구해오던 걸그룹들이 새로워지기 위해 섹시함을 추구하는건 어쩌면 당연하니까. 다만 걸그룹마다 지닌 개성보다 섹시 콘셉트가 우선하는 식으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다. 새해에 컴백하는 걸그룹들은 이 점수표를 잘 살폈으면 좋겠다. 참, 최근 멤버가 교체돼 정신 없었을 카라와 헬로비너스는 일부러 채점에서 제외시켰다. 그리고 섹시 콘셉트를 취했지만 상대적으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티아라와 스피카.S(스피카의 섹시 유닛)도 제외시켰음을 밝혀둔다.

걸스데이 AOA EXID 섹시 컨셉 걸그룹 2014 걸그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