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2014년 연예계에는 유독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4인조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인호진, 송우진, 김영우, 성진환)도 큰 변화를 겪었다. 막내 성진환이 김영우에 이어 '유부남' 대열에 합류했고, 김영우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공연으로도 바빴다. 지난여름엔 한 달여간 소극장 콘서트를 열었고, 최대의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인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14에서는 3시간에 가까운 공연으로 '최고의 아티스트'에 꼽혔다.

스윗소로우가 그 다사다난했던 2014년을 마무리하는 공연 <해피 엔드(Happy End)>를 열었다. 오래도록 연말 공연을 열었던 스윗소로우만의 전통을 이어간 것. 20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2500명의 관객과 만난 이들은 "한 해 마무리를 행복하고 알차게 하자는 의미"(인호진)라며 "좋았던 날도, 지옥 같았던 날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잘 버텼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김영우)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공연은 화려하진 않았다. 매해 관객들과 수면양말을 뭉쳐 벌였던 '눈싸움'도 없었다. 하지만 따뜻함이 있었다. 캐럴 메들리로 공연을 시작한 스윗소로우는 '12월의 이야기' '다시 겨울' 등 겨울을 겨냥한 노래부터, '아침'(김추자) '푸르른 날'(송창식) 등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선보였던 노래 등을 부르며 약 3시간 동안 공연을 이어갔다.



특히 최근 <불후의 명곡>에서 네 명의 목소리만으로 이들에게 최종 우승을 안긴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까지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해피 엔드>만의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이어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로 트로트 그룹 '사귀자'(네 명의 귀한 아들들)로 변신한 스윗소로우의 모습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팝페라 그룹 일 디보의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로 대학 중창단 출신인 스윗소로우의 진면목을 선보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과거를 돌아보는 무대도 있었다. 2007년 출연했던 MBC <쇼바이벌>에서 들려줬던 서태지의 '컴백 홈(Comeback Home)' 아카펠라 버전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컴백 홈'으로 서태지 데뷔 15주년 기념 공연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후 오랫동안 라이브로 들을 수 없었던 '컴백 홈'을 깜짝 선곡한 스윗소로우는 "<쇼바이벌>에 참여했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또 지금 이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는 것 같다"(김영우)며 감회에 젖었다.

무엇보다 <해피 엔드>의 따뜻함이 절정에 달했던 순간은 앙코르 무대였다. 멤버 각자의 손 글씨로 쓴 '웃으니까 예쁘다'(성진환), '예쁜 마음들 얼지 않도록 부디 잘 지내요'(인호진), '2015년도 같이 울고 같이 웃자'(김영우), '따뜻하게 입고 다녀, 감기 걸리지 말고'(송우진) 플래카드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관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어 "안 좋은 일도 많았고, 가슴 아팠던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산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인호진)는 스윗소로우는 "오래 볼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성진환)며 다음 해를 기약했다.

한편 스윗소로우는 24, 25일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연다. 이후 27일 부산에서, 그리고 30일 대구에서 한 해의 마무리를 맞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