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썬더스 이상민 감독

삼성 썬더스 이상민 감독 ⓒ 연합뉴스


1승을 거두기가 너무 힘들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 썬더스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78-80으로 분패했다. 지난달 28일 고양 오리온스전에 극적인 버저비터로 힘겹게 9연패를 탈출하자마자 또다시 5연패다. 지난 11월 초 3연승을 달린 이후 최근 15경기에서 1승 14패를 하며 꼴찌(5승 20패)에 머물러있다.

KBL은 철저히 수비 중심적인 리그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특히 KBL에서는 유난히 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강조된다. 그런데 삼성은 경기당 81.2실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현재 리그 평균인 73.8실점보다 무려 +7.4점이나 더 높다. 지난 2013-2014시즌 76.8실점(9위)을 허용한 것보다도 수비력이 더 나빠졌다. 현재 리그에서 80점대 평균 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도 삼성이 유일하다.

시즌 초반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선언했던 이상민 감독은 최근 부쩍 수비를 강조하는 쪽으로 경기 운영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경기당 73득점(6위)으로 공격력도 딱히 신통찮은 삼성으로서는 득점 싸움으로 수비를 만회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즌 초반 무리하게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갔다가 상대에게 더 공격 기회만 많이 내주는 비효율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이 감독의 고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개선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삼성은 최근 5연패동안 84.8실점으로 오히려 실점이 더 늘었다. 그나마 지난 11월 30일 오리온스전(65-70)을 제외하면 지난 3경기 연속 93실점(KT-모비스-KCC)을 내주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올해 리그에서 80~90점대 경기가 가장 흔하게 나오는 것이 바로 삼성전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득점이 곧 만족도"라던 김영기 KBL 총재가 가장 선호하는 '다득점 장려형 농구'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팀이 삼성인 셈이다. 물론 상대팀에 한해서지만.

'리그 최악의 수비수 집합소' 삼성

삼성의 최대 고민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잘 알려진 대로 현재 삼성은 '리그 최악의 수비수 집합소'이기도 하다. 이는 전임 김동광 감독도 골머리를 앓았던 부분이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삼성은 현재 수비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사실상 단 한 명도 없다.

주포 리오 라이온스의 경우 득점력은 좋지만 신장 대비 몸싸움이 약하고 수비에 대한 적극성도 떨어진다. 그렇다고 특별히 빠른 것도 아니다. 라이온스가 경기당 20~30점을 꾸준히 넣어주고 있지만 '나혼자 플레이'와 수비 실수 등으로, 알게 모르게 허용하는 실점도 만만치 않다. 외곽 플레이를 선호하는 라이온스를 스몰포워드로 활용하려다 보니, 신인 김준일이 센터를 맡아야 하는 포스트의 무게감이 낮아진 것도 삼성의 전술상 핸디캡이 됐다.

포워드 이동준이나 차재영의 경우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는 데뷔 때부터 꾸준히 지적되어온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선수들의 의지와 노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정석도 과거에는 압박 수비와 가로채기에 강점이 있는 가드였지만, 잦은 부상에 시달린 이후 특유의 운동 능력과 센스를 상실하며 평균 이하의 수비수가 되어버렸다.

삼성 수비의 문제는 단지 개개인의 대인 방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사전에 약속된 팀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지역 방어나 로테이션 상황에서 상대 선수를 자꾸 놓치거나 쓸데없는 파울을 저지르는 장면이 자주 발생한다. 작전 타임에서 바로 지적을 받고 나와도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이 수비에 대한 요령과 이해가 부족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 나올때 마다 일그러지는 이상민 감독의 얼굴에 주름이 늘어가는 게 보일 정도다.

수비가 약한 팀은 승부처에서 고비를 극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지난 KGC전이 좋은 예다. 4쿼터 막판에 연속 3점슛으로 역전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으나, 박빙의 승부처에서 골밑을 내주며 승기를 내줬다. 선수들이 기본적인 박스아웃이 되지 않으며 공격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허용했고 도움 수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간판 센터 오세근이 부상으로 빠진 KGC를 상대로도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며 80점이나 내줬다는 건 삼성 선수들로서는 부끄러워해야 할 대목이다.

참고로 삼성이 올시즌 거둔 5승 중 4승이 상대 수비를 70점대 이하로 묶어낸 경기였다. 물론 여기서도 4승 7패로 5할에는 못미치지만, 반대로 80점 이상을 내줬을때 1승 13패라는 처참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수비력 향상 없이는 삼성의 연패 탈출은 요원하다는 의미다.

KBL 최고의 스타 출신 지도자로 주목받았던 이상민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 해를 험난한 신고식으로 보내고 있다. 현역 시절 '산소같은 남자'로 불릴 만큼 동안의 대명사였던 이 감독이지만 극심한 연패 스트레스 속에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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