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찾아줘> 포스터

영화 <나를 찾아줘>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가 독보적인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스텔라>의 등장으로 앞서 개봉했던 <나를 찾아줘>는 상영관과 상영 횟수 모두 현격히 줄었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에도 <나를 찾아줘>는 입소문의 힘을 타고 200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입소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탄탄한 원작, 명감독의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을 들 수 있다. 이 세 가지 강점은 영화 속에 '버뮤다 삼각지대'를 만든다. 이 '마의 삼각지대'에 빠진 관객들은 영화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14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체감하지 못한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관객은 작품이 주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듣게 된다. 이렇게 네 박자가 제대로 어우러진 웰메이드 스릴러가 바로 <나를 찾아줘>이다. 

<나를 찾아줘>는 베스트셀러 원작인 < Gone Girl(곤 걸) >로부터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얻었다. 결혼 5주년 기념일에 아내 에이미가 실종되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된 남편 닉의 이야기를 다룬다. 닉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계속되는 반전의 스토리로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중반부까지 닉이 진범같이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그는 남편으로서의 진실한 모습으로 나타내고 있다. 스토리 라인이 마지막까지 반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대중의 관심을 끄는 선정적인 보도와 이를 이용하는 인물의 모습이 흥미 요소로 작용한다.

원작을 <나를 찾아줘>라는 영화로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 데이빗 핀처의 연출력은 대단했다. 감독을 맡은 데이빗 핀처는 이미 명감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스릴러의 거장으로 불린다. 광고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명성을 쌓은 데이빗 핀처는 <에일리언3>로 영화계에 데뷔한다. 그러나 데뷔작에 혹평이 쏟아지고, 그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븐> <파이트 클럽>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을 만들며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는 명감독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데이빗 핀처의 감각적인 연출 능력과 더불어 영화를 선택할 때 각본 선정을 가장 철저히 고려한다는 점이 뒷받침했을 것이다. 영화 <나를 찾아줘>의 각본을 맡은 길리언 플린은 원작의 저자이기도 하다. 원작의 저자가 직접 담당하여 더욱 탄탄해진 각본은 데이빗 핀처의 거침없는 화면의 구성과 숨 막히는 연출을 통해 치밀한 스릴러로 완성되었다. '한국 막장 드라마'적 요소가 나타나지만 어색하게 흘러가지 않도록 한 것은 감독의 힘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했다. 주인공 닉과 에이미는 벤 에플렉과 로자먼드 파이크가 연기했다. 영화감독으로도 인정받으며, 곧 배트맨으로 나타날 벤 에플랙은 <나를 찾아줘>에서 현실적인 남편 닉을 연기했다. 아내의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고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닉의 섬세한 표정에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목소리 역시 닉에 부합한다.

로자먼드 파이크는 매력적이지만 섬뜩한 연기로 에이미를 잘 표현했다. 지적이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배우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사이코패스를 더해 소름 돋는 연기를 했다. 데이빗 핀처의 말에 따르면 로자먼드 파이크를 에이미로 뽑은 이유 중 하나가 그녀가 35세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35세의 여자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애매모호한 경계에 걸쳐져 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어리거나 더 나이든 연기가 가능하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스릴러에 비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또렷하고 강렬하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진정한 부부관계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닉과 에이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행복한 부부였지만 어느 순간 피해자와 가해자가 된다. 부부는 결국 '롤 플레이'이며 서로 노력해야만 제대로 유지되는 관계라는 현실적인 충고를 담고 있다. 자극적이면서 비현실적인 사건을 통해 부부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을 유도하는 영화이다.

이러한 탄탄한 힘들은 <나를 찾아줘>가 <인터스텔라>의 독주 속에서도 살아남는 이유이다. <나를 찾아줘>는 지난 15일 2014년 할리우드 필름 어워즈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2관왕에 올랐다. 또한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예측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라는 점과 흥행작의 대거 등장으로 인해 흥행에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 꾸준한 입소문으로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인정받는 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앞으로 영화계에서 더 넓은 입지를 찾아갈 <나를 찾아줘>의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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