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철

가수 이승철 ⓒ 진앤원뮤직웍스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시즌1부터 Mnet 오디션 프로그램 < 슈퍼스타K >의 심사위원석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수 이승철은 이번 시즌6를 두고 "명예회복을 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5의 부진을 털어버리고 내년을 준비하게 된 < 슈퍼스타K >에 대한 애정이 담긴 말이었다. 하지만 시즌5가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악마의 편집 없이 해보자' 했는데 가이드 역할도 없이 자칫 방관했다"면서도"시즌5의 참가자들도 훌륭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슈퍼스타K6>의 TOP2 곽진언과 김필은 심사위원조차 내기를 걸지 못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승철의 주변 사람들 또한 김필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곽진언은 자작곡 '자랑'으로 반전을 꾀했다. 이승철을 비롯해 심사위원 4명 중 3명은 곽진언의 자작곡 무대에 99점을 줬다. 그는 "자작곡을 처음 들려줬을 때, 감동을 전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면서 "곽진언은 이 시대가 원하는 싱어송라이터"라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싸이도 '자랑'을 듣고 울었다고 문자가 왔더라. 사실 심사평을 할 때, 미리 준비해둔 것이 전혀 없다. 0.1초만에 생각하는 거다. 그때의 감정이 심사평으로 고스란히 나온다. 불만이나 단점이 느껴지면 독설이 나오고, 그 순간 감동하면 극찬이 나오는데 99점은 말이 필요 없는 점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잘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자랑'이라는 곡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감성을 정확히 건드린 것이 아닌가 싶다. 곽진언도, 김필도 훌륭했다."

<슈퍼스타K6>는 끝났지만, 출연자들과의 인연은 오롯이 남았다. 지난해 콘서트 <나이아가라> 투어에서 시즌5 출신 네이브로를 오프닝 무대에 세웠던 이승철은 2014년 전국투어 콘서트 <울트라 캡쏭>의 오프닝 무대에 <슈퍼스타K6> TOP11 이해나를 올린다. 이해나는 오는 12월 열리는 공연부터 이승철의 콘서트에 선다. "비욘세 같은 오프닝 퍼포먼스를 통해 나를 소개하는 콘셉트라서 이해나를 택했다"는 그는 "동료이자 아티스트로 멋있는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독도와 일본, 그리고 '그날에'..."목소리 내겠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가수 이승철

지난 2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가수 이승철 ⓒ 진앤원뮤직웍스


매주 금요일 오후 <슈퍼스타K6>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자칫 한국과 일본의 외교분쟁으로 번질만한 일도 있었다. 지난 9일, 아내와 일본을 방문한 이승철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출국 사무소에 억류됐다가 끝내 입국을 거부당해 논란이 일었던 것. 일본 측에서는 "이유를 밝힐 수 없다"면서도 "독도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지난 8월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에 가서 통일 염원송 '그날에'를 발표했던 행보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후 이승철은 '그날에'의 음원을 무료 배포하기로 했다. 아울러 독도와 관련된 일에 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철은 "다행스러운 것은, 나의 입국 거부 사태가 양국의 외교적, 정치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었는데 '그날에'가 봉합해줬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의 시선과 마음이 노래로 흘러 들어가면서 차분하게 독도를 생각하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일본) 입국 당시, 직업란에 '가수'라고 쓰지 않고 'CEO'라고 썼다. 하지만 이들은 다 알고 있었다. '유명한 가수 맞죠?'라고 하더라. 사전 조사가 되어 있었던 거다. 일본 측에서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사실 밝힐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아내도 입국을 못 했다. '남편이 나가니까 같이 나가라'고 얼버무렸다. 아무런 해명도 없었다. 내년에 월드투어를 하는데 여기에 일본 도쿄와 오사카도 포함되어 있다. 공연 비자 신청을 다시 해볼까 생각 중이다."

이어 이승철은 '그날에'에 대해 "독도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 세계 평화에 대한 노래"라고 못 박았다.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가 살아온 상황과 희망을 노래한, 한국판 'We are the world(위 아 더 월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졸지에 '독도 지킴이'가 된 이승철은 "내게는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면서 "가수로서 노래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위치가 되어 있다면 함께해야 하지 않겠느냐.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승철의 사회공헌..."U2 보노에게 편지 보냈다"

 가수 이승철은 지난 9일 지인을 만나기 위해 일본을 찾았으나 4시간 동안 억류됐다 추방당했다. 이 이유로 이승철이 독도에 입도해 통일송 '그날에'를 부른 것이 거론됐다.

가수 이승철은 지난 9일 지인을 만나기 위해 일본을 찾았으나 4시간 동안 억류됐다 추방당했다. 이 이유로 이승철이 독도에 입도해 통일송 '그날에'를 부른 것이 거론됐다. ⓒ 진앤원뮤직웍스


앞서 김천교도소합창단, 대안학교합창단과 함께했던 이승철은 2014년 탈북청년합창단과 '그날에'로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지난 3월 이승철을 찾아와 '통일에 대한 노래를 써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물인 '그날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오는 2015년 1월 8일과 9일 양일간 KBS에서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그날에>에 삽입된다. 처음 만났을 때, 사선을 넘어온 이들의 눈빛에서 의심과 경계심을 읽었던 이승철은 "음악을 통해 눈빛과 마음이 변한다는 것을 체험했다"고 털어놨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ON 캠페인(One Nation·원네이션)'의 일환이다. 2014 MAMA에서 홍콩어린이합창단과 '그날에'의 영어 버전 'The Day(더 데이)'를 부르는 이승철은 "세계적인 가수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U2의 보노를 비롯해 미국의 유명한 가수 7~8명에게 '탈북청년합창단의 이름으로 화합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편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승철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전 세계인들이 관심이 많다"면서 "내년 초면 좋은 소식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 합창단과의 인연은 모두 우연히 시작됐다. "커다란 일이 나를 계속 찾아오고 있다"고 말한 이승철은 "좋은 일이 찾아오고, 해야 할 일이 오니까 책임감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내년에는 어떤 합창단과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뜻깊은 일이 내게 찾아올 거라고 예상한다"고 미소 지었다. 이승철은 음악을 통해 화합과 평화,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매년 콘서트를 하는데 수익금은 아프리카 차드로 보낸다. 10년간 10개의 학교를 짓는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콘서트가 나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프로젝트를 위한 콘서트를 하게 됐다. 공연 때, 아프리카에 학교 짓는 것에 대해 5~10분 정도 브리핑을 한다. 이 부분이 지금은 콘서트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관객들도 가수 이승철의 노래만을 듣는 게 아니라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가수 생활을 끝까지 하게 될 것 같다."

"변명 늘어놓기보다...노래로 진짜 이야기 해야"

 지난 2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가수 이승철

지난 2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가수 이승철 ⓒ 진앤원뮤직웍스


이승철도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실감이 나느냐"고 묻자 "40주년, 50주년을 맞은 선배님들도 많은데 30주년은 쑥스럽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LP의 시대를 거쳐 테이프, CD, MP3로 음악의 형태가 바뀌는 모습을 본 이승철은 "부활의 첫 콘서트 때, 우리가 악기를 나르고 이대에서 동대문까지 걸어 다니면서 포스터를 붙였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후배 가수들이 전 세계에서 활동한다. 한국 가수의 음악이 전 세계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것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한류라는 게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약 3%를 차지한다고 하더라. 그 미미한 수치도 우리는 엄청나게 느끼는데, 15~20% 정도 되면 정말 클 거라고 생각한다. '댄스 음악은 안 좋고, 깊이 있는 노래는 좋다'는 시각도 있는데 글쎄. 나는 한류의 영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반이 되면 점점 좋은 노래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아이돌의 음악이라고 해도 질은 절대 안 떨어진다. 오히려 일본, 중국보다 음악적, 퍼포먼스적으로 2수 위인 것 같다."

빅뱅과 2NE1을 언급하며 "진짜 노래 좋더라"고 감탄하고, 태양의 음악을 듣고 "충격 받았다"고 털어놓은 그는 후배들에게 "한자리를 묵묵히, 꾸준히 지키면 결국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변명을 늘어놓기보다는 노래로 이야기했다는 말과 함께. 이승철은 "스타로 살아갈 때 힘든 일이 많지만, 결국은 본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면서 "한눈 안 팔고 한길만 열심히 가면 좋은 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치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가수는 팬이 있으면 영원히 노래할 수 있는 것 같다. 무대에 설 수 있는 힘을 얻으려면 나를 바라보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내가 부르고 싶은 음악보다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게 더 보람되는 것 같다. 그게 대중가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좋은 노래라는 게 답이 없지 않나. 편안하게 힘을 빼고, 음악을 대하는 마음이 자연스러워야 사랑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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