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SBS < K팝스타 > 시즌 4가 시작되고, 첫 회부터 화제성을 지닌 참가자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6살 소녀 나하은부터 인디밴드로서 내실을 다지고 작사·작곡 능력까지 갖춘 이진아까지 엄청난 화제의 중심에 오른 것이다.

특히 이진아는 '시간아 천천히'라는 자작곡으로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은 것은 물론,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점령하기도 했다. 악동뮤지션 등이 이슈가 된 경험이 있던 제작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음원을 발표하였고, 음원 역시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이진아는 등장부터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이진아의 아이같이 속삭이는 듯한 개성있는 목소리와 독특한 음악의 조합은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의 개성은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주목을 이끌어 낼 수 있을만큼 강력하다.

그러나 이진아는 사실 준비된 참가자였다. 이미 앨범을 발표할 정도라면 인디뮤지션이라도 프로에 가까운 경력을 지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이미 방송 출연 경력도 있고, 그의 이름만 검색해도 공연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K팝스타4 >는 그런 이진아의 이름값을 높여주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선한 이진아의 목소리, 지속적인 파급력 있을까

 <k팝 스타>의 다크호스로 떠 오른 이진아

의 다크호스로 떠 오른 이진아 ⓒ sbs


여기에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물론 이진아의 실력이 그만큼 뛰어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만약 심사위원들이 그의 음악을 듣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면 이런 반향은 어불성설이었다.

심사위원들이 자신이 느낀 바를 표현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군다나 그 의견이 대중의 의견과 합일이 되었을 때에는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이진아의 경우만 보아도 제작진 측에서 간절히 원했을 화제성은 충분히 건져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보다 잘한다' '전 세계 적으로 들어 보지 못한 음악' '감히 어떻게 평가할 수 있냐'는 식의 과찬은 다소 불편하게 다가온다. 그들의 부산스럽고 과장된 칭찬은 그만큼의 화제성과 이야깃거리를 몰고 오기는 하지만, 다소 경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진아의 개성있고 독특한 목소리가 장점인 것은 맞지만 그 속에 있는 단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음역의 폭이 넓지 못하고 목소리 톤의 변화가 자유롭지 못하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신선하고 독특하지만, 그 신선함과 독특함이 사라졌을 때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은 아직 미지수다. 한가지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도 가수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지지를 얻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 지지는 시청자들을 끊임없이 감동시키고 설득시켜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이진아는 단 한곡을 불렀을 뿐이다. 그 한 곡만 듣고 '평가가 불가한 천재적인 음악'이라는 호평은 지나치다. < K팝스타 > 심사위원들은 간혹 같은 참가자의 같은 스타일을 놓고 다른 평가를 내린다. 시즌2의 우승을 차지한 악동뮤지션의 경우도 그러했다. 초반의 신선하고 독특한 그들만의 매력이 익숙해지자, 심사위원들은 그들의 음악에 처음과 같은 과찬을 쏟아내지 않았다. 오히려 독설을 퍼붓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러나 그들은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고, 그 음악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이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뛰어넘어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당시부터 이미 프로로 인정받고 음원을 상위권에 랭크시켰기에 가능했다. 폭발적인 가창력이 없이도 자신들의 개성을 끊임없이 변주한 결과였다.

 양현석과 입장차이를 보인 유희열

양현석과 입장차이를 보인 유희열 ⓒ sbs


그러나 이진아가 그 정도의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른 자작곡들이 '시간아 천천히'처럼 성공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그 신선함이 사라진 후에도 매력이 남을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만 알 수 있는 일이다.

양현석은 참가자 홍찬미에 대해 탈락 버튼을 누르며 와일드 카드를 행사하려는 유희열에게 '저 노래를 20곡 가까이 듣는다고 생각해 보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 말은 이진아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이진아의 목소리는 독특하고 개성적이기는 하지만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고 똑같은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전제하에 계속 엄청난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들의 과찬이 < K팝스타4 >의 서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것은 맞지만. 그 과찬이 유지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똑같은 스타일에 다른 평가를 내린다면 처음의 지나친 과찬에 대한 신빙성마저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 감동을 받은 것을 숨기지 않는 것은 상관없지만, 지나친 '띄워주기'는 앞으로 있을 무대에 대한 부담감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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