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6>가 역대 결승전 중 최고의 긴장감을 자아내며 막을 내렸다. '전성기'였던 시즌2, 시즌3만큼은 아니지만 <슈퍼스타K6>의 결승전은 결국 4.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 슈퍼스타K >는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이 범람했고, 오디션 유형에서 볼 수 있었던 유형의 참가자가 모두 등장했다는 점, 그리고 인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몰락의 길을 걷는 듯 했다. 특히 시즌5는 흥행과 화제성 모두 놓치며 '< 슈퍼스타K >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몰고 왔다.

그러나 < 슈퍼스타K >는 시즌6를 통해 시즌7에 대한 명분을 얻었다. 이처럼 < 슈퍼스타K >가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었던 것은 참가자들의 실력 덕분이었다.

물론 한계도 있다. '벗님들'이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김필, 곽진언, 임도혁의 존재감이 너무 압도적이라 '벗님스타K'라는 말이 붙을 정도였다. <슈퍼스타K6>가 이들을 중심으로 돌아간 탓에 상대적으로 다른 참가자들이 주목받지 못했다. 

 <슈퍼스타K6> 결승에서 맞붙은 김필과 곽진언

<슈퍼스타K6> 결승에서 맞붙은 김필과 곽진언 ⓒ CJ E&M


그러나 김필과 곽진언의 대결은 < 슈퍼스타K > 시리즈 중 최고라고 해도 좋을 만큼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곽진언이 우승하며 막을 내렸지만 결과는 불과 5.5점 차이였다.

사실 노래의 테크닉만으로 따지자면 김필이 우세했다. 김필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슈퍼스타K6>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곽진언은 진정성으로 승부했다. 목소리의 개성과 작곡, 프로듀싱 능력까지 선보였다. 마지막 자작곡 미션에서는 '자랑'이라는 곡을 내놓으며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심사위원은 99점, 97점 등 높은 점수를 줬다.

누가 우승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대결이었다. 그러나 곽진언의 우승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실 < 슈퍼스타K >는 뮤지션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 서인국, 로이킴처럼 적절한 스타성을 갖추거나, 허각이나 울랄라세션처럼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출연자의 승리에 무게가 실렸다. 그래서 < 슈퍼스타K >의 1위는 언제나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

그러나 김필과 곽진언은 끝까지 어느 쪽이 우승할지 애매모호했다. 일반적인 우승자 수순을 밟는다면 김필이 우세했지만 곽진언의 감성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곽진언은 가수로서의 능력이 출중하다기보다는 뮤지션에 가깝다.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하고 작곡과 프로듀싱 능력을 갖췄다. 이를테면 울랄라세션보다는 버스커버스커에 가까운 출연자다.

 자신만의 색깔을 무기로 <슈퍼스타K6>에서 우승한 곽진언

자신만의 색깔을 무기로 <슈퍼스타K6>에서 우승한 곽진언 ⓒ CJ E&M


그런 그가 <슈퍼스타K6>라는 대중적인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프로그램에 새로운 그림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일이다. 획일적인 기준이 아닌, '뮤지션형' 가수 역시 승산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런 가수가 바로 대중적인 가수가 될 확률이 높다. 비록 2위였지만 버스커버스커가 < 슈퍼스타K >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가수라는 사실은 바로 이러한 전제를 뒷받침한다.

곽진언 역시 자신만의 색깔을 지녔다. 그 색깔을 대중이 인정했고 결국 우승했다는 사실은 < 슈퍼스타K >의 부활과 더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곽진언은 오디션 역사상 가장 '소리 지르지 않고' 우승한 출연자다. 읊조리듯 노래하는 사람도 자신의 색깔이 분명하다면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그렇기에 <슈퍼스타K6> 이후 곽진언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앞으로 자신의 음악을 어떤 식으로 펼쳐낼지가 궁금하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슈퍼스타K6>는 곽진언의 프로 뮤지션 활동에 커다란 발판이 되었지만, 그 발판을 만든 것은 바로 '뮤지션'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한 곽진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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