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중

배우 김민중ⓒ 김민중


옴니버스 영화 <레디액션 청춘>의 <소문>에서 '물건'이 한 명 발견됐다. 실제 학교 주먹짱이 사악하게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처럼 제대로 구현한 배우 김민중(29).

능글능글하게 웃다가도 뭔가 자신의 심사에 뒤틀리게 행동하면 180도 눈빛이 돌변하며 사악한 본성을 드러낸다. 정글에서 먹이감을 앞에 둔 야생동물의 표정처럼 그렇게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 영화 속에서 징글징글하게 정우(이동해 분)를 괴롭히며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던 신예 김민중을 만났다.

- 실제 고교 시절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너무 실감나게 학교짱 장군태 역할을 소화해냈다.
"전혀 일진이 아니었다. 매우 활발하고 재미있게 놀았지만 할 건 다 했다. 재미있게 노는 스타일이었다. 학교짱 군태랑은 전혀 다른 귀여운 아이였다. 낯을 가리는 스타일은 아니고 친해지면 더욱 막역하게 지내는 스타일이다."

- 전교 회장이 된 정우와 농구장에서 서로 붙는 장면이 있었다. 굉장히 과격하게 동해의 머리채를 잡던데.
"농구장 장면에서 참 죄송스러운 일이 있었다. 동해씨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서 내팽겨 친 다음에 칼등으로 찍는 장면인데, 끌고 갈 때 동해씨의 머리카락이 뜯겼다. 그때 딱 '어..동해 팬들이 보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됐다. 너무 미안했다. 시사회 때도 제가 영화 속에서 동해씨를 너무 괴롭혀서 팬들에게 미안해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 때 탈춤 동아리 덕분에 영화 <관상> 출연하기도"

 영화 <레디액션 청춘>의 <소문>에서 학교짱 장군태 역할을 맡은 배우 김민중

영화 <레디액션 청춘>의 <소문>에서 학교짱 장군태 역할을 맡은 배우 김민중ⓒ 인벤트스톤


- 언제부터 연기자의 꿈을 꾸었는지?
"풍생고등학교를 다녔는데, 학교에서 밴드부 보컬하고 응원부 단장을 했다. 연기자 쪽으로는 꿈이 없었는데 선생님들이 계속 저에게 연극영화과를 가라고 하셨다. 끼가 많이 있다고 권유해주셨다. 부모님이 연기자가 되는 걸 반대하셨는데, 지금은 고인이 되신 당시 박종대 교장선생님이 설득해주셨다. 그리고 나서 고3 때 처음으로 연극을 봤고, 무대 위에 서는 모습을 동경하게 됐다. 입시를 준비해 05학번으로 서울예대 영화학과 연기전공으로 입학했다."

- 서울예대에 가보니 분위기가 어땠나?
"고등학교에서는 주위가 공부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였다면, 서울예대는 모두 연기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끼 많은 사람들의 집합체. 그런 친구들끼리 만나니까 항상 에너지가 넘쳤고 놀이터 같았다. 너무 행복했고 즐거웠다."

- 언제 연기자로 데뷔했는지?
"2005년 <삼거리 극장>으로 데뷔를 했다. 서울예대 재학 중이었고 방학 때 오디션을 봐서 첫 작품을 찍게 됐다. <삼거리 극장>에서 군인 역할이었는데, 여장을 한 조희봉 선생님이 극장에서 저를 놀라게 하면 전 그걸 보고 기절하는 단역이었다. 그게 처음 출연한 작품이었다."

- 영국에서 온 감독과도 작품을 찍었다고 들었다.
"되게 특이한 경험을 했다. 영국 감독이 한국영화가 너무 좋아서 한국에 체류하며 영화를 찍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는 중에 우연히 저를 만나게 됐다. 그  감독님과 2012년 <이프 아이 해드 허트(If I had heart)>라는 단편영화를 찍었다. 그 작품이 런던영화제 등에서 수상을 해서 초청을 받아 영국도 가게 됐다.

또 최근에는 단편 <웬 데드 고스트 돈 크라이(when dead ghosts don't cry)>를 다시 찍었다. '죽은 영혼들이 울지 않을 때'라는 뜻이다. 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북한 사람들이 그 체제 안에서 핍박을 받으며 살아가는데 울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다."

 <소문>의 한 장면. 배우 동해와 김민중

<소문>의 한 장면. 배우 동해와 김민중ⓒ 인벤트스톤


- 그 외에 어떤 영화에 참여했나?
"영화 <새출발> <관상>등에 출연했다. 서울예대 다닐 때 탈춤 동아리였는데 <관상> 스태프였던 한 선배가 탈춤 추는 장면에서 도와줄 수 있냐고 하셨다. 탈춤패가 송강호 선배님을 추격하며 '어이, 김내경이..' 할 때 주변에서 탈춤을 추던 사람 중 한 명이 저다.(웃음)"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당연히 되고 싶고,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민중이 나온다고 하면 '저 영화 재미있겠네'라는 생각이 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무대나 카메라 앞에 설 때 되게 행복하다. 다른 사람도 제 연기를 보고 행복할 수 있고, 마음의 치유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 배우 생활을 하면서 가장 고마운 분은?
"어머니. 제일 존경하는 분이다. 아버지가 암이 두 번이나 걸려서 평생 아프셨다. 어머니가 식당을 하시면서 저의 가족들을 다 키우다시피 했다. 3남매인데 어머니는 슈퍼맨이다. 지금은 아버지 건강을 위해서 시골에 내려가셨고, 펜션을 하시면서 여전히 묵묵하게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고 계시다. 너무 감사하고 빨리 효도하고 싶다.

그리고 할리우드 1세대 원로 배우인 오순택 선생님. 배우 생활을 접고 후배 양성을 위해 한예종과 서울예대 출강하셨는데, 예대에 있을 때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다른 교수님한테 혼날 때도 '너 잘 한다'고 해주셨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선생님을 찾아뵙는다. 15분짜리 영화를 보여드려도, 몇 시간이고 '배우는 이래야 한다'라며 늘 꼼꼼하게 애정을 담아 말씀해 주신다. 저에게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존경하는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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