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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염정아 분)는 대형마트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5년 동안 일해 왔다.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 수당 없는 추가 근무를 마다하지 않았고, 열악한 노동 환경도 묵묵히 견뎌왔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게 된다.
 
선희뿐만이 아니다. 마트에서 일하던 대부분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들은 회사의 '부당해고'에 저항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고 사측과 협상에 나서지만, 문제는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는다.
 
<카트>는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를 진지하고 사려 깊게 다룬 영화다.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매우 분명하고, 그 방식도 무척 우직하다. 이와 같은 확고한 목표 의식과 전달 방식으로 인해 영화는 다소 평면적이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선희 역의 염정아를 비롯해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와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올곧은 연출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비정규직과 노조, 그리고 파업을 주요 소재로서 다룬 상업영화는 많지 않았다. 뉴스나 신문 그리고 다큐멘터리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는 소재인 것이다. 사실, 여가를 즐기러 온 극장에서까지 가슴 아픈 현실의 문제와 마주하고 싶은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카트>는 부지영 감독을 비롯한 영화의 제작진에게는 상당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도전이 주는 중압감에 짓눌리지 않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무렵이면 그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카트 염정아 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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