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영관을 찾아 <다이빙벨>을 본 관객들과 대화를 나눈 이상호 감독과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영화의 계속적인 흥행을 기원하고 있다.

지역 상영관을 찾아 <다이빙벨>을 본 관객들과 대화를 나눈 이상호 감독과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영화의 계속적인 흥행을 기원하고 있다.ⓒ 시네마달


"유가족 '두 번 울리는' 내용이라며 다이빙벨 때리던 언론들. 정작 유족들이 극장에 나와 '영화 꼭 봐 달라' 당부하는데 기사 한 줄 안 써줍니다."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개봉 이후 전국을 돌며 관객과 만나고 있는 이상호 감독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때 영화가 공개되기도 전에 상영중단을 외치며 호들갑을 떨던 일부 언론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진실에 침묵하는 언론의 태도는 세월호 참사로 불신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부산영화제 당시 상영을 중지해야 한다며 영화가 공개되면 큰일 날 것처럼 떠들던 목소리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이빙벨>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뜨거운 흥행열기를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분위기다.

자유시장경제라며 돈 벌리는 영화에 스크린 안 여는 멸티플렉스

<다이빙벨>이 3만 관객을 돌파했다. 다이빙벨은 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3만 200명을 넘어서며 개봉 18일 만에 3만 고지에 우뚝 섰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대전아트시네마 관객 수까지 합치면 비공식적으로는 3만 1천을 넘어선 상태다. 올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중 3만을 넘은 영화는 <만신>(36,479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다이빙벨>은 흥행은 기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스크린이 30여개 안팎에 불과하고 2개 상영관을 제외하고 하루 1~2회 상영하는 열악한 조건에서 더욱 값지고 의미 있는 성적이다. 작은 영화관들의 연대만으로 이뤄낸 성적이라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영화가 흥행하고 있지만 멀티플렉스 상영관들은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 배급사 측은 "일부에서는 대관상영까지 거부해 10여개의 상영이 취소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멀티플렉스가 관객들의 관람요청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문성근씨는 트위터에 "'자유시장경제'라면서 돈이 벌리는 게 확실한데 왜 CGV, 롯데는 '다이빙벨'에 극장을 열지 않나요?"라며 멀티플렉스의 행태를 지적한 후 "CGV와 롯데는 <다이빙벨>에 극장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다이빙벨>을 공동 연출한 안해룡 감독은 "시민들이 극장을 대관해 매진시키는 영화 다이빙벨을 멀티플렉스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그러면서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한다며 돈벌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며 "자본의 사악함"이라고 비판했다.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관인 인디플러스도 여전히 윗선의 눈치를 보는 듯 멀티플렉스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도 <다이빙벨> 흥행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그늘이다. 인디플러스는 지난 2012년 제주 강정마을을 소재로 한 <잼다큐강정> 개봉 때도 처음에는 상영을 거부하다 뒤늦게 상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당시 김의석 위원장은 "작품 상영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오히려 더 후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급 관계자는 "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플러스가 극장을 안 열어주다 보니 다른 멀티플렉스 극장들도 쉽게 열어줄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면서 영진위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학생 관람은 선생님들이 결정할 것"

 9일  광주의 <다이빙벨> 상영관을 찾은 고등학생이 상영 후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잊지 않겠다면서 위로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

9일 광주의 <다이빙벨> 상영관을 찾은 고등학생이 상영 후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잊지 않겠다면서 위로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시네마달


상영관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지역의 극장들을 대관해 상영하고 있는데, 경기도 여주에서는 7~9일까지 3일 간 이뤄진 특별 상영이 모두 매진되는 열기를 나타냈다. 일부 지역 극장들은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이빙벨>을 상영하고 있어 해당 지역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전주에서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9일 저녁 상영을 직접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육감은 영화 관람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세월호의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이 영화를 보게 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며 "단위학교에 계신 우리 선생님들께서 자유롭게 결정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교사들에게 일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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