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출연진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출연진 ⓒ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현장에서는 감독님을 '초극세사 디테일'이라 부른다"는 배우 이성민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5일 찾은 서울스퀘어 빌딩 내 한 사무실.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촬영지인 이곳에는 드라마의 배경인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의 흔적이 가득했다.

대충 둘러봐도 회사의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직원수첩, 원 인터내셔널 신입사원 교육 매뉴얼, 재무팀부터 영업 3팀까지 직급별로 정리되어 있는 비상연락망, 기안서부터 각 나라의 특수성을 정리해 놓은 참고자료 등 각종 서류들이 책상 곳곳에 즐비했다. 갓 입사한 장그래(임시완 분)의 책상에는 손때 묻은 영업사전마저 올라와 있었다. 사무실 구석에 얌전히 놓인 카메라 장비들과 책상 근처에 자리한 조명만이 이것이 촬영장임을 말해주는 듯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상사맨들의 전쟁터'는 곧 <미생> 팀의 전쟁터가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전쟁'은 꽤나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고 시청률은 6.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까지 나왔고, 배우들은 방영 전 내세웠던 공약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사무실로 나섰다. 어쩌면 <미생>이 이토록 커다란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일상의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 내는 특유의 디테일함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촬영 현장 모습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촬영 현장 모습 ⓒ CJ E&M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촬영 현장 모습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촬영 현장 모습 ⓒ CJ E&M


이는 김원석 PD의 연출 의도와도 맞닿아 있다. "< 슈퍼스타K >를 보면 한 사람의 사연이 나오는 시간이 30초도 채 안 되는데 펑펑 울게 된다. 이렇듯 '울림'의 순간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김 PD는 "아주 작은 감동의 순간이 소중하게 보이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앞으로도 <미생>을 작지만 소중한 순간이 보석처럼 빛나는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들 또한 출생의 비밀이나 재벌 2세 따윈 등장하지 않는, 그저 버티고 또 버티며 '완생'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이 <미생>에 각별함을 느끼고 있다. 이들의 노고에 정윤정 작가는 배우들의 전작인 MBC <골든타임>이나 SBS <상속자들-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를 연상케 하는 대사를 중간 중간 넣는 '배려'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식 대리 역의 배우 김대명은 "직업만 다를 뿐이지 인생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드라마에 크게 공감했고, 오상식 과장 역의 배우 이성민은 "(촬영하며) '작가나 감독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에 감동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장백기 역의 배우 강하늘도 "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게 그 사람이 걸어온 길, 필모그래피라고 생각한다"며 "<미생>은 어디에 가서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필모그래피"라는 말로 자부심을 드러냈다.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촬영 현장 모습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촬영 현장 모습 ⓒ CJ E&M


 tvN 금토드라마 <미생>에 출연 중인 배우 이성민

tvN 금토드라마 <미생>에 출연 중인 배우 이성민 ⓒ CJ E&M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 <미생>은 원작 웹툰 <미생>과 같은 듯, 또 다른 듯 장그래와 영업 3팀, 그리고 원 인터내셔널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갈 예정이다. 지난 6화의 경우 드라마는 박 대리(최귀화 분)가 자신의 틀을 깨는 과정을 날개가 돋는 CG로 표현해 원작을 충실히 구현하는 한편, 고등학교 동창에게 갖은 수모를 당하는 오상식 과장의 이야기를 추가해 차별화를 뒀다.

이를 두고 김원석 PD는 "해당 장면은 제작진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렸지만, 원작 웹툰을 그린 윤태호 작가에 대한 존경과 존중의 표시로 그대로 만들었다"며 "하지만 윤태호 작가의 표현 방법과 드라마 상의 표현 방법이 같이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한 에피소드에 한 인물만 주로 나오는 원작만으로는 한 회를 구성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도 드라마는 원작에서 많이 바뀌어 있다"고 전한 김 PD는 "원작의 이야기와 드라마 상의 이야기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tvN <미생>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미생 임시완 이성민 김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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