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한국시리즈가 막을 올린다.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와 '도전자' 넥센 히어로즈는 오는 4일부터 올 시즌 프로야구 대권을 놓고 7전 4승 제의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다. 1~2차전은 삼성의 안방 대구 구장에서, 3~4차전이 넥센의 안방 서울 목동 구장에서 열리며, 5~7차전은 중립 지역인 서울 잠실 구장에서 펼쳐진다.  

이변은 없었다. 3년 연속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이 4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정규 시즌 2위 넥센도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의 도전을 꺾고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 정규 리그 1, 2위 팀의 맞대결이 마련됐다. 

누가 우승하더라도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엄청난 '사건'이 된다. 삼성이 우승하면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되고, 넥센이 우승하면 모기업 없는 팀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첫 사례를 남기게 된다. 이번 한국시리즈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홈런포' 대결

삼성과 넥센 모두 중심 타선의 힘이 막강하다. 정규 시즌에서 넥센이 199개로 팀 홈런 1위를 차지했고, 삼성이 161개로 그 뒤를 이었다. 더구나 1~4차전이 열리는 목동 구장과 대구 구장 모두 규모가 작아 홈런이 비교적 많이 나오기로 유명해 장타력으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

삼성은 최형우(31홈런), 박석민(27홈런), 이승엽(32홈런)이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다. 최형우와 이승엽은 강타자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고, 박석민은 부상에도 27홈런을 터뜨렸다. 여기에 야마이코 나바로(30홈런), 채태인(14개)까지 가세하면 그야말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 타선이다.

"우승했습니다" 15일 오후 대구 시민운동장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해 4년 연속 정규경기 우승을 확정 지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와 코치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우승했습니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대구 시민운동장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해 4년 연속 정규경기 우승을 확정 지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와 코치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넥센은 박병호(52홈런)와 강정호(40홈런)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박병호는 이승엽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열었고,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 40홈런을 돌파했다. 그만큼 상대 투수진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고, 만약 이 두 거포가 침묵한다면 넥센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고 만다.

다행스러운 것은 유한준(20홈런)과 김민성(12홈런)의 화력도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유한준은 플레이오프에서 2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김민성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7타점을 올리며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으로 절정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만약 유한준과 김민성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삼성 투수들이 박병호나 강정호와의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 넥센 타선의 열쇠는 유한준과 김민성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양 팀 모두 중심타선의 홈런포가 강한 만큼 선두타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삼성의 나바로, 넥센의 서건창이 최대한 많이 출루해야 중심타선의 장타로 더 많은 점수를 올릴 수 있다.

삼성 타선의 강점은 고른 파괴력이다. 넥센처럼 50홈런이나 40홈런 타자는 없어도 20홈런을 돌파한 타자가 4명이나 된다. 다만 정규 시즌이 끝나고 보름 이상 쉬었다는 것이 약점이다. 체력은 더 강할지 몰라도 실전 감각은 넥센보다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큰 무대를 자주 경험했기에 빨리 타격감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넥센의 강점은 박병호와 강정호, 이름만으로 상대에게 공포감을 주는 확실한 거포가 있고,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왔기에 실전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상 첫 한국시리즈의 부담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투수력, 삼성 '물량 공세' vs. 넥센 '정예 부대'

양 팀 투수력과 타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이 '양'에서 앞선다면 넥센은 '질'로 승부한다. 삼성은 밴덴헐크(13승), 윤성환(12승), 장원삼(11승), 마틴(9승) 배영수(8승) 등 선발진이 풍부하다.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해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반면 넥센은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듯 '2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다승왕을 차지한 앤디 밴 헤켄(20승)과 헨리 소사(10승), 오재영(5승)의 격차가 크다. 그나마 소사와 오재영이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준 것이 다행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다. 선발이 불안하면 곧바로 구원 투수가 등장한다. 오히려 불펜 대결이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삼성은 안지만, 차우찬, 권혁, 심창민에다가 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버티고 있어 불펜 자원도 넉넉하다. 여기에 선발진 1명도 끼워 넣을 수 있다. 다만 정규 시즌에서 다소 불안했던 임창용의 활약이 주목된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에서 12대2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넥센 손승락과 박동원이 환호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에서 12대2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넥센 손승락과 박동원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넥센은 한현희, 조상우와 '구원왕' 손승락이 필승조다. 그나마 정규 시즌 막판 옆구리 부상을 당해 플레이오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문성현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복귀해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믿을 만한 좌완 투수가 없다는 것이 넥센 염경엽 감독의 고민이다. 플레이오프에서 LG의 좌타라인을 잘 봉쇄했지만 삼성의 좌타라인도 막아낼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선발진이 붕괴된다면 부득이하게 문성현을 선발로 돌릴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넥센의 뒷문은 더욱 허술해진다.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양 팀의 가장 큰 차이는 경험이다. 이미 3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같은 큰 무대가 편하게 느껴질 정도다. 1, 2차 전에서 패하더라도 언제든지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여유와 저력이 있다.

반면 넥센은 첫 한국시리즈다.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값진 경험을 쌓았지만 한국시리즈의 부담이나 긴장감은 삼성보다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만큼 우승을 향한 절실함도 크다. 이제 마지막 승부가 남았다. 삼성의 관록과 넥센의 패기가 격돌하는 한국시리즈로 그 주인공을 가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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