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 역의 배우 이유리가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 역의 배우 이유리가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장보리(오연서 분)에겐 무섭고 짜증나는 악녀였겠지만 시청자에겐 애잔함을 갖게한 연민정(이유리 분). 이런 악녀가 또 있었을까.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종영 후 만난 배우 이유리 역시 "나 스스로는 끝까지 연민정 편이어야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어떤 분들은 '절대 악역'이라고 하기도 했고, 연민정을 동정한 분도 있지만 전 민정을 스스로 사랑해야했어요. 현실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인물이지만 혼자 몰입했죠. 이런 인터뷰도 사실 조심스러워요. 연민정이 이해 안 되게 행동한 게 워낙 많잖아요."

이유리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국내외 영화들을 찾아보면서 악역을 연구했다고 한다. 총 52부작이라는 긴 호흡이었기에 준비도 철저해야 했고, 체력 관리 또한 필요했다. 드라마에 임하면서 이유리가 했던 각오는 "지칠 수 없고, 져서도 안 되는 싸움을 잘 해내자"였다. 결과적으로 연민정이 화제가 됐고, 사랑도 받았던 것에 이유리는 감사의 마음부터 전했다.

"후반부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지만 역할의 비중을 딱히 의식하진 않아요. 김순옥 작가님이 잘 써주셔서 사랑받은 거죠. 그렇기에 동시에 동료 배우들에게 미안함도 있어요. 감독님의 배려도 있었고요. 거창하게 주목 받겠다고 연기하진 않아요. 주어진 캐릭터를 잘 소화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저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감독님이 꼼꼼하게 많이 찍는 스타일이라 분량들이 다 많았어요. 편집된 부분도 많은데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이상하게 연기한 부분은 알아서 잘린 거니까요."

"연민정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비록 40%의 시청률은 넘지 못했지만 <왔다 장보리>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37.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다. 이유리는 "큰 사랑을 받았지만 드라마 초반부터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가능했던 결과"라며 "연민정이 처음부터 도드라졌으면 시청자 분들도 지쳤을 것"이라 생각을 전했다.

"저도 연민정이 납득 안 갈 때가 많았죠! '얘는 인간이 아니다'라면서 연기했답니다. 아이를 고아원에 버리고, 불구덩이에 불쑥 손을 넣는 것도 그렇고 말도 안 되는 거죠. 또 작가님이 풍부한 표정을 원하셔서 지문을 볼 때마다 표정과 제스처를 고민하면서 연기했어요. 또 마지막 부분에 <아내의 유혹>을 패러디해서 점을 찍고 등장했잖아요. 많이 웃겼어요. 대본에는 원래 없던 건데 저 혼자만 진지한 척 연기하느라요. (웃음) 저 빼고 현장에선 다들 웃음 참느라 혼났죠.

나름 결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가볍게 끝났다는 평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시청자 분들은 연민정이 어떻게 망하나 기다렸을 텐데 나름 반전이었을 거예요. 덕분에 저도 연민정 캐릭터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어요."

이유리에게 연민정은 자신의 이름을 한 번 더 알릴 수 있게해준 고마운 캐릭터였다. 이유리는 "초반엔 시청자 분들이 붙여주시는 '국민 악녀' 등의 수식어가 충격이었는데 자꾸 보니까 적응되더라"며 "시장 같은 곳에 가면 아줌마들이 '연민정이네? 왜 그랬어~, 좀 제대로 살아'라고들 하셨는데 마음이 짠했다"고 당시 일화를 전했다.

중견 배우 이유리? "아직 못 해본 것들이 많다"


주인공이면서 연민정이 분노하는 대상이었던 장보리에 대해 물었다. 오연서가 맡은 장보리를 이유리가 맡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그는 "오연서씨만의 장보리가 있듯 내 색깔이 담긴 장보리가 됐을 것"이라며 "연기가 재밌는 게, 배우에 따라 같은 캐릭터가 다른 느낌이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왔다 장보리> 이후 부쩍 이유리에게 악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감사한 일"이라고 전한 이유리는 "거부할 이유는 없고 다시 악역을 한다면 좀 색다른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데뷔 15년 차의 내공이 담긴 발언이었다.

"아직도 못해본 게 많아요. 제 경력을 보고 중견 배우라고 누가 말하던데 전 매 작품이 새롭거든요. 함께 출연한 성혁(문지상 역) 씨가 저보고 선배라고 부르는데 황당했어요! (웃음) 선배라는 호칭보단 누나, 언니 이런 게 좋아요. 너무 요란하지 않게 연기자 생활을 하고 싶어요. 반짝 주목받기보다는 꾸준하게 관심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스스로가 행복한 게 중요하니까요."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 역의 배우 이유리가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셀카봉을 이용해 셀카를 찍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 역의 배우 이유리가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셀카봉을 이용해 셀카를 찍고 있다. ⓒ 이정민


이유리는 배우임과 동시에 결혼 5년차 주부기도 하다. 남편에 대해 그는 "외조 또한 잘 해주는 편"이라며 "음식을 많이 해줄 때가 없는데 다행히 무얼 하든 잘 먹는다"고 깨알같이 신혼 생활을 언급하기도 했다. 2011년과 2012년 이유리가 진행했던 요리 프로그램을 언급하자 그는 웃으면서 "요리를 배우고 싶고, 잘하고 싶어서 선택한 일"이라며 "요리 책을 물론 내고는 싶지만 아직은 무리"라고 말했다.

올해가 가기 전 이유리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바로 <왔다 장보리> 출연자들과 재회해서 편하게 음식을 즐기고 못 다한 정을 나누는 일이다.

"한 10명 정도가 될 것 같아요. 빨리 모였으면 좋겠어요. 누구 한 명이 사는 게 아니라 각자 먹은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걸로 제안하려고요. 어서 수다를 떨고 싶네요. <왔다 장보리>는 제게 그만큼 소중한 작품이에요. 뭔가 결실을 얻었다고 하기보다는 좀 더 대중에게 사랑을 받게 한 작품이란 의미가 있죠. 좋은 인연을 이어가면서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영화 쪽에서 불러준다면? 언제든 달려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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