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굽쇠>의 한 장면.

영화 <소리굽쇠>의 한 장면. ⓒ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출연료를 전혀 받지 않고 한 겨울 촬영에 고생한 배우들이 가장 먼저 던진 말은 "감사합니다"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소재로 한 극영화 <소리굽쇠>에 출연한 배우들이었다.

<소리굽쇠> 언론 시사가 23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연출을 맡은 추상록 감독과 배우 조안, 김민상, 이옥희는 입을 모아 영화가 지닌 의미와 메시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각각 '위안부' 할머니의 손녀 향옥(조안 분)와 일본군 '위안부'로 중국에서 고립 생활을 했던 귀임(이옥희 분), 그리고 향옥의 남편인 덕수(김민상 분)으로 분했다.

"위안부 문제는 세계적 아픔...우리가 알려야 할 문제"

이들은 모두 재능 기부로 영화에 참여했다. 영화의 기획 취지에 공감해 제작 단계부터 흔쾌히 노 개런티로 임한 것. 가수 한희정과 하림 역시 재능 기부로 영화 음악 작업에 함께 했다.

추상록 감독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생과 전쟁 후유증의 고통이 후대까지 내려오는 아픔을 내보이자는 의도"였다며 "처음엔 무보수로 고생한다는 생각에 암담했지만 참여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전 세계가 공감하는 아픔을 영화화 하는데 일조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조안은 연기와 함께 OST, 그리고 직접 손글씨로 영화 크레딧을 장식하는 데에도 일조했다. 소감을 묻자 조안은 "조금이나마 내 손때가 영화에 묻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제의가 왔을 때 의무감과 잘 해내야겠다는 부담감도 많았는데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옥희는 조선족 배우로 중국에서 부여하는 공인 1급 배우 자격증이 있다. 연변 현지에서는 스타로 추앙받는 유명 배우기도 하다. "40년 연기 인생에서 영화 작업엔 처음이라 얼떨떨했다"는 이옥희는 "추상록 감독님과 조안씨의 배려로 배워가며 임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중국에서 일본 침략에 대한 영화를 많이 봤어요. 중국에만 '위안부' 할머니들이 20만 명 정도 있습니다. 중국 현지에서만 촬영하느라 한국 '위안부' 할머니 집도 못 가봤는데 대본만 봐도 슬펐어요. 평생 한과 억울함을 갖고 사신 분들입니다. 역사가 아니고 오늘의 일이고, 그 한을 풀어드릴 사람이 바로 우리라고 생각해요. 연기를 한다고 했는데 영화 연기가 처음이라 미숙하지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또 영화에 조선족 동포에 대한 내용도 있는데 물론 대한민국에서 좋은 혜택을 받고 있겠지만 아직도 불이익 당하는 분도 있습니다. 서로 관심과 사랑을 갖고 공감할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옥희)

 영화 <소리굽쇠>의 한 장면.

영화 <소리굽쇠>의 한 장면. ⓒ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


"전작에서 악역을 맡아 걱정이었다"던 김민상은 "정반대의 역으로 이번에 등장했는데 재능기부라 해도 내 재능이 너무 작아 부끄럽다"며 "독일의 경우엔 홀로코스트(유태인 학살)를 소재로 한 영화가 천 편이 넘는데 세계적 비극인 '위안부' 소재 영화가 참 적다. 앞으로 많이 제작돼야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한 영화라지만 추상록 감독은 "사실 세계 2차 대전 후유증으로 고통 받는 모든 분들에게 헌정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영화를 더 넓게 봐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소리굽쇠>는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첫 번째 극영화다. 피해자로 중국 외진 곳에서 살아가던 할머니와 그를 한국에 데려와 함께 살고자 했던 손녀에 대한 이야기다. 개봉은 오는 10월 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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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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