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했습니다" 15일 오후 대구 시민운동장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해 4년 연속 정규경기 우승을 확정 지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와 코치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우승했습니다" 15일 오후 대구 시민운동장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해 4년 연속 정규경기 우승을 확정 지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와 코치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기나긴 2014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막을 내렸다.

삼성 라이온즈의 4년 연속 우승, 한화 이글스의 3년 연속 최하위는 변함없지만 마지막 최종전이 끝나는 순간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고, 값진 대기록이 쏟아진 한해였다.

삼성은 정규시즌을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4연패라는 위업에 도전장을 던졌고, 시즌 막판까지 삼성의 선두 자리를 위협했던 넥센 히어로즈는 풍성한 신기록과 함께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창단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막내' NC 다이노스는 창단 3년 만에 3위를 차지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감격을 누렸고, LG 트윈스는 꼴찌에서 4위까지 올라오는 기적으로 역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SK 와이번스는 시즌 최종전에서 아쉽게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고, 지난해 준우승팀 두산 베어스는 6위로 추락했다. 또한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는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하며 쓸쓸한 가을을 보내게 됐다.

'기록의 팀' 넥센, 왕관이 무려 10개! 

올 시즌 프로야구 개인 타이틀 경쟁은 넥센을 위한 잔치로 막을 내렸다. 넥센은 타자 부문에서 홈런, 타율, 안타, 타점, 득점, 장타율과 투수 부문에서 다승, 승률, 세이브, 홀드 1위를 배출하며 무려 10개의 개인 타이틀을 휩쓸었다.

이는 1988년 홈런, 타점, 장타율, 안타, 득점, 등 타자 6개 부문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투수 부문 2개를 합쳐 개인 타이틀 8개를 따냈던 해태 타이거즈를 넘어서는 프로야구 역대 최고 기록이다.

더구나 넥센이 만들어낸 기록은 가치와 의미가 남다르다. 서건창은 프로야구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를 돌파하며 안타왕(201안타)은 물론이고 타율(0.370), 득점(135점)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승엽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타자 반열에 올라선 박병호는 3년 연속 홈런왕(52개)과 함께 타점(124개) 1위까지 차지했고, 비록 박병호의 활약에 가렸지만 강정호는 장타율(0.739) 타이틀로 아쉬움을 달랬다.

마운드에서는 밴 헤켄이 2007년 리오스 이후 7년 만에 20승을 거두며 다승왕을 차지했고, 시즌 도중에 합류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핸리 소사는 10승(2패)을 기록하며 승률 0.833으로 승률왕에 올랐다.

'철벽 불펜'을 이끈 손승락은 구원왕(31세이브), 한현희가 홀드왕(30홀드를)을 차지하면서 넥센은 프로야구 최초로 2년 연속 구원왕과 홀드왕을 동시에 배출한 팀이 되기도 했다.

넥센은 이처럼 각 부문의 최고들이 모여 창단 후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프로야구의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한 넥센은 삼성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팀이기도 하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1회말 무사, 넥센 서건창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모자를 벗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서건창은 사상 첫 한 시즌 200안타를 쳐내고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깊이 새겼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1회말 무사, 넥센 서건창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모자를 벗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서건창은 사상 첫 한 시즌 200안타를 쳐내고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깊이 새겼다. ⓒ 연합뉴스


꼴찌도 할 수 있다... '기적의 팀' LG

넥센이 기록을 만들었다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기적을 만들었다. 무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지난해의 감동도 대단했지만 올해는 최하위에서 4위까지 올라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올 시즌 LG는 최악의 출발을 했다. 연패를 거듭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했고, 설상가상으로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겠다며 선수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사퇴했다.

어느새 순위는 다시 최하위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포스트시즌은 '일장춘몽'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누구도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상하지 않았다. 내년을 바라보며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더 급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독한 야구'를 들고 나왔다. 지난 시즌까지 선발로 활약했던 신재웅을 비롯해 윤지웅, 정찬헌 등을 불펜으로 돌려 마운드의 허리를 강화했다. 여기에 선발진까지 안정을 되찾으며 LG의 투수진이 막강해졌다.

타선도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정성훈, 박용택, 이진영 등 고참 선수들이 먼저 분위기를 되살리자 투타 밸런스가 이뤄졌다. 양상문 감독은 기회가 오면 간판 타자에게도 번트를 지시해 점수를 뽑았고, 리드를 잡으면 불펜을 투입해 착실히 승리를 쌓았다.

또한 삼성, 넥센, NC 등 이른바 '3강'을 제외한 4위 경쟁 후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진에 빠지면서 LG가 기회를 잡았고, 좀처럼 연패를 당하지 않는 끈질긴 팀으로 변신한 LG는 한 계단씩 상승하더니 8월 21일 마침내 4위에 올라 마지막까지 지켜냈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9위에서 4위로 무려 5계단이나 뛰어올라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전례 없는 기적을 일궈낸 것은 역시 양상문 감독의 힘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선수들을 믿고 함께 만든 성과다.

2005년 롯데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오랜 시간 야구판 주변을 맴돌며 와신상담의 세월을 보낸 양상문 감독의 내공이 과연 포스트시즌에서도 LG를 기적의 팀으로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막내의 반란'... NC의 첫 가을 야구는?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NC는 창단 후 처음으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1군 진입 2년 만이다. 4강 진입에 실패한 '전통의 팀' 두산, 롯데, KIA, 한화는 '막내' NC의 반란에 더욱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이는 프로야구 역사상 신생 구단이 창단 후 가장 빨리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신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1988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가 1군 진입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이다.

올 시즌 NC의 돌풍을 일으킨 원동력은 '신구조화'다. 나성범, 이재학, 박민우 등 잠재력 풍부한 원석을 다듬어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어냈고 손민한, 이호준, 손시헌 등 노장 선수를 영입하며 부족한 경험을 채웠다.

또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에릭-찰리-아담으로 이어지는 '선발 트리오'가 마운드를 지탱했고, 타선에서는 테임즈가 화력을 과시했다. 이들 모두 성실한 자세와 뛰어난 친화력으로 국내 선수들과 어울리며 NC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리고 NC 돌풍의 중심에는 바로 김경문 감독이 있다. 선수의 숨겨진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능력, 부족한 자리마다 필요한 선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전술, 그리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해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냈다.

대학야구 에이스 투수였던 나성범을 타자로 전향시켜 2년 만에 3할-30홈런-100타점 타자로 만들었고, 이재학을 핵심 선발투수로 키워놓았다. 김경문 감독의 손을 거쳐 작품이 된 두 선수 모두 국가대표로 발탁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을 영입해 젊은 선수들에게 정신적 기둥이 될 수 있도록 활용했고, 은퇴의 기로에 서 있던 손민한, 박명환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선사하면서 독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이제 NC의 눈은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잃을 것이 없기에 그만큼 거침없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NC의 강점이다. 창단 3년 만에 훌쩍 커버린 '공룡 군단' NC가 과연 포스트시즌도 삼켜버릴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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