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찾아줘> 포스터

영화 <나를 찾아줘>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역시 데이빗 핀처였다. 그는 놀라운 반전을 가공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그의 전작인 <세븐>과 <파이트클럽>의 결말은 소스라치게 놀랍다. 23일 개봉을 앞둔 <나를 찾아줘>에도 기막힌 반전이 있다. (물론 이 영화의 스토리는 동명의 소설 <나를 찾아줘>를 원작으로 한다.) 이 영화는 결말에서 수필에서 자주 쓰는 설의법(의문을 던지며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수사법)으로 깊은 여운을 전하고, 인상적인 반전을 일으킨다.

괄목할 만한 반전을 만들기 위해 여러 파편으로 정보를 잘게 쪼개고, 어질러 놓고, 그것을 플래시백으로 주워담는 것은 고전적인 방법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고의적으로 혼란스러운 구조를 만들면 강렬한 서스펜스의 느낌을 살릴 수 있다. 보통 영상 구성에 있어 장면과 장면을 이해하기 쉽고 부드럽게 연결하여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긴장감이 특히 중요시되는 스릴러 장르에서는 예외다. 어지럽게 할수록 극적 긴장감은 배가되기 때문이다.

영상은 겉으로는 무질서하게 보일지라도, 치밀한 계획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 완성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바로 결말이다. 집 나간 고양이처럼 흩어진 정보를 조립해야 하고, 알에서 황금알로 바뀌듯 무의미한 시퀀스를 의미 있는 시퀀스로 바꾸는 시점이 결말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결말을 보면 기막히게 모든 것들이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아가면서 주제의 통일성을 이뤄낸다.

주제의 통일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나리오는 글로 된 대본이기 때문에 문학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문학 작품인 소설의 경우, 각각의 에피소드는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소설의 에피소드를 영화의 관점에서 보면 시퀀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시퀀스는 하나의 주제를 향해 달려야 한다. 처음엔 무의미했던 시퀀스가 순식간에 주제와 연결되고 하나로 집약되는 과정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얼마나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완전한지 보여준다.

 영화 <나를 찾아줘> 한 장면

영화 <나를 찾아줘> 한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데이빗 핀처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정보의 파편을 던지고, 그 속에서 흥미로운 사건을 터뜨린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했는지 또 다른 사건 하나를 덧입힌다. 아울러 플래시백도 활용해 영상은 더욱 복잡해져 간다. 사람은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고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그래서 플래시백은 인간의 직관적인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장면과 장면은 논리정연하고, 인물과 사건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비약은 없었다. 비틀고, 구기고, 비비면서도 결말에서 다리미질하듯 온전하게 펴내는 솜씨가 놀랍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진형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bless4ya)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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