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암흑기에 빠졌던 한국 복싱이 인천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 복싱 대표팀은 3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복싱에서 라이트플라이급(49kg) 신종훈과 밴텀급(56kg) 함상명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 라이트웨더급(64kg) 임현철과 라이트헤비급(81kg) 김형규가 은메달, 남자 헤비급(91kg) 박남형이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복싱은 2002년 부산 대회까지만 해도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2006년 도하 대회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노골드'의 수모를 겪었다.

더구나 2012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한 명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때 아시아 무대에서 전체급 석권의 신화를 달성했던 한국 복싱으로서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한국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고 4년간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가장 먼저 결승 무대에 오른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이 비르잔 자키포프(카자흐스탄)를 3-0 판정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8강 탈락, 2012년 런던 올림픽 16강전 탈락의 좌절을 딛고 따낸 금메달이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신종훈이 메달 행진의 시작을 알리자 곧이어 함상명이 지아베이장(중국)과의 밴텀급 결승전에서 1라운드의 부진을 극복하고 막판 공세를 퍼부으며 역시 판정승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라이트헤비급에서는 김형규가 결승에 올라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의 중량급 금메달을 노렸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의 강호 니야짐베토프 아딜벡(카자흐스탄)에게 아쉬운 판정패를 당하면서 은메달을 따냈다.

임형철도 라이트웰터급 결승전에서 마수크 우티차이(태국)에 판정패를 당했지만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박남형이 헤비급 동메달을 수확하며 한국은 이날 복싱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종합순위 2위 굳히기에 힘을 더했다.

황금기의 영광에 안주해 세대교체에 실패했고, 격투기에 밀려 인기까지 추락한 한국 복싱은 남모를 노력 끝에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 복싱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아시안게임 복싱 신종훈 함상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