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Live at the Rainbow 74'

퀸 'Live at the Rainbow 74' ⓒ 유니버설 뮤직


지난달 슈퍼소닉 페스티벌을 통해 역사적인 내한공연을 펼친 영국의 록 밴드 퀸(Queen).  빼어난 연주를 통해 1만여 관중들을 열광시켰지만 故 프레디 머큐리의 부재는 그들을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퀸 팬이라면 반가울법한 음반이 새롭게 발매됐다. <라이브 앳 더 레인보우 '74(Live At the Rainbow '74)>는 무려 40년만에 공개되는 퀸의 초창기 공연 실황음반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1970년대 이른바 영국에서 잘 나가던 하드 록/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라면 누구나 한번 씩 거쳐갔던 라이브 명소, 레인보우 극장에서 가진 1974년 3월과 11월 공연을 담았다.

1디스크 버전, 2디스크 디럭스 버전 등으로 출시되는데 1디스크 버전은 1974년 11월 공연을, 2디스크 버전은 역시 같은해 열린 3월 공연까지 담았다.

1974년 레인보우 극장 실황은 그동안 여러 부틀렉 음반과 VHS, DVD 영상물로는 몇몇 곡들이 간간히 공개된 바 있지만 당시 연주된 대부분의 곡을 모아 정식 발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기적으로 1~2집 (3월 공연), 1~3집(11월 공연) 시기를 커버하는 터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 같은 퀸의 대표곡들은 '당연히(!)' 없다.

1975년 정규 4집이지 퀸 최고의 걸작 <어 나잇 앳 디 오페라 (A Night at the Opera)>를 시작으로 엄청한 히트작들을 양산해낸 탓에 활동 초기였던 1~3집 수록곡 중 후일 편집 음반, 공연실황 음반 등을 통해서도 소개되는 작품들은 '킵 유어셀프 얼라이브(Keep Yourself Alive)' , '세븐 시즈 오브 라이(Seven Seas of Rhye)', '킬러 퀸(Killer Queen)' 등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퀸의 히트곡 모음집' 정도만 보유한 보편적인 음악팬들에겐 선뜻 손이 갈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이들의 초기 음악을 잘 이해할만한 골수 퀸 마니아라면 환영할 만한 공연 실황 음반이다. 

그도 그럴 것이 1970년대 퀸의 혈기 왕성하던 시절의 라이브를 담은 정식 작품은 <라이브 킬러스(Live Killers, 1979)> 딱 하나 뿐인데다  유럽 여러 지역/시기의 녹음을 한데 모은 탓에 특정 공연장에서의 뜨거운 열기를 녹여내기엔 다소 아쉬움도 남는 음반이었기 때문이다.

감상의 측면에선 공간감이 느껴지는 녹음과 양호한 음질을 담아낸 디스크 1(3월 공연)이 전반적으로 디스크 2(11월 공연)에 비해선 양호한 편이다.  (2CD 디럭스 버전 기준)

디스크2는 상대적으로 음역의 폭이 제한적으로 울리는 약점도 있다.  대신 선곡적인 측면에선 그 무렵 발매한 정규 3집 <쉬어 하트 어택(Sheer Heart Attack)>의 수록곡들까지 아우르는 디스크2가 낫다.

故 프레디 머큐리를 그리워했던  팬들이라면 40년만에 선보이는 <라이브 앳 더 레인보우 '74 >가 어떤 의미에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와의 만남과도 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혈기 왕성하던 청년 '퀸' 멤버들의 투박하지만 박력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나름 큰 의미를 지닌 발매로 평가할 만 하다. 


덧붙이는 글 본인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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