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유혹> 마지막 회의 장면들

SBS <유혹> 마지막 회의 장면들 ⓒ SBS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란 <천국의 계단>의 명대사는 그저 대사일 뿐이었다. <천국의 계단>의 권상우와 최지우가 재회해 주목을 받았던 SBS 월화드라마 <유혹>이 지난 16일 두달의 여정을 마쳤지만 모든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16일 방송된 <유혹> 마지막회에서 유세영(최지우 분)은 암의 전이로 절망하지만 차석훈(권상우 분)은 그런 유세영을 다독이며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하였다. 반면 강민우(이정진 분)은 홍콩으로 떠나기 전 나홍주(박하선 분)을 만나 같이 떠날것을 제안하지만 나홍주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극 초반,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사업 실패 위기에 몰린 차석훈이 우연히 만난 재벌인 동성 그릅 대표 유세영의 '10억 원에 3일의 시간을 팔라'는 제안을 받는다는 설정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20대 청춘이 아닌 30대 후반의 남녀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흥미로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은 시청자의 기대와는 달리 점점 갈 길을 잃고 헤멨다. 남자에 관심없던 유세영은 차석훈과의 사랑에 빠지지만, 자신이 아이를 못 가진다는 의사의 진단에 그와의 이별을 결심한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안 차석훈은 돌아와 그를 간호하고, 막판 느닷 없는 암 전이에 시청자는 또 한 번 어리둥절해야 했다. 이후 애절한 눈물연기로 신파로 흘러갔던 <유혹>이, 마지막 홍콩에서의 키스신으로 마무리된 것은 제작진의 '해피엔딩 강박증'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할 정도다.

강민우와 나홍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차석훈과 이혼한 나홍주가 복수를 위해 강민우와 결혼하지만, 강민우와 전처의 만남에 다시 한 번 별 고민 없이 이혼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졌다. 나홍주는 처음부터 강민우가 바람둥이인 것을 알았고, 결혼의 목적도 복수였는데, 그가 전처와 다시 만난다고 해서 이혼을 선택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라는 기획의도는 보이지 읺았다. <천국의 계단>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지만, <유혹>의 극 전개는 진부한 설정만을 되풀이했다. 결국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외면을 받았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유혹>의 후속으로는 한석규·이제훈 주연으로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비밀의 문- 의궤 살인사전>이 방송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유혹 최지우 권상우 박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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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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