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 `Songs Of Innocence'

유투 `Songs Of Innocence' ⓒ 유니버설뮤직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 센터에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가 발표됐다. 이미 매체 및 누리꾼들의 예상대로 대형 화면을 채용한 새 아이폰은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날 전혀 예상치 못한 '작품'이 함께 공개되어 의외의 주목을 받았는데 바로 관록의 록 밴드 유투(U2)의 신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이폰 신제품 발표 현장에서 애플 CEO 팀 쿡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보노, 디 엣지 등 유투 멤버들의 등장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물론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 생전에 아이팟 유투 에디션을 공개할 만큼 애플 측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그들이기에 어느 정도 이해되는 일이기도 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사전 예고 없이 이날 전격 발표한 자신들의 신보 <송즈 오브 이노센스 Songs Of Innocence> 전곡을 전 세계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무료 배포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론 아이튠즈 음원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 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는 해당되지 않는다.)

종종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온라인 상에 무료로 공개하는 일이 간혹 있었지만 유투 정도의 슈퍼스타가 자신의 정규 음반 신보 전곡을 "그냥 무료로 받아가세요~"라는 식으로 풀어버린 건 '파격'이라는 말 외엔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

그만큼 자신들의 음악에 자신이 있었을까?  비록 가격은 공짜, 무료였지만 5년만에 선보이는 정규 음반 답게 내용물 만큼은 "역시 유투!"라는 찬사가 나올 만큼 탄탄한 완성도를 지녔다. 이미 전 세계 5억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송즈 오브 이노센스>를 다운로드 받으면서 본작은 공개와 동시에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과거 아이팟 시절부터 이어져온 애플과의 끈끈한(?) 유대 관계를 생각해볼때 아이튠즈를 통한 신보 무료 공개는 유투급 슈퍼스타만이 할 수 있는 공격적인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유투

유투 ⓒ u2.com


어차피 음원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된지 오래인데다 유투 정도의 뮤지션이라면 온라인 음원 수입보단 전세계 순회공연을 통해 긁어 모은 금액이 훨씬 많기 때문에 '무료 배포'라는 파격 마케팅을 펼치더라도 크게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CD, LP 버전은 다음달 발매)

미국 펑크 록의 대부 고 '조이 레이먼'를 기리는 '더 미라클(오브 조이 레이먼)'을 비롯한 총 11곡의 수록곡은 이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유투의 음악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 보인다. ​호소력 짙은 보노의 목소리, 출렁이는 디 엣지의 기타 배킹 등은 여전히 이번 신작에서도 변함없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쇠함, 진부함과는 거리가 먼...역동적이면서도 신선함으로 가득찬 사운드를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다.  특히 힙합, 모던 록 등 다양한 장르에서 전방위 활약중인 데인저 마우스와 새롭게 손잡으면서 최근의 장르 파괴 또는 이합집산 식의 트렌드를 받아들이면서 현재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부분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어떤 의미에선 '아이폰6'보다 더욱 혁신적인 상품이 바로 <송스 오브 이노센스>가 아닐런지.

덧붙이는 글 본인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유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