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사건을 겪고 사과문을 공개한 이병헌

협박사건을 겪고 사과문을 공개한 이병헌ⓒ 이병헌


이병헌이 난데없는 고소 사건에 휘말리고 나서 급기야 사과를 하기 이르렀다. 이병헌은 같이 술을 마신 20대 여성들에게 '녹취록을 공개하겠다'며 수십억을 요구하는 협박을 당한 후, 고소를 진행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명백히 이병헌이다. 그러나 이번 고소 사건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것 또한 이병헌이다. 일단 고소의 내용이 문제였다. 이병헌은 <힐링캠프>등에서도 말했듯, 자신이 바람둥이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 왔다. 그러면서도 이병헌은 <힐링캠프>에서 "바람둥이가 동시에 많은 여자를 만나는 것이라면 나는 바람둥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의 바람둥이 이미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 사건이 되었다. 그간 이병헌은 여러 구설수에 오르내렸지만 그 위치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것은 이병헌만큼 스타성과 대중성, 그리고 연기력을 동시에 갖춘 스타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청년시절의 여성편력쯤은 덮을 만큼 이병헌의 위치는 공고했다. 이병헌은 독보적인 위치에서 헐리우드 진출까지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병헌의 이미지에 흠집을 단단히 냈다. 이병헌의 위상이 점차 올라가는 와중에 유부남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아내가 없는 집에서 20대 여성을 불러 술을 마셨다는 전제부터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와중에 음담패설을 녹취했다는 협박범들의 주장은 유부남인 이병헌의 이미지에 확실히 해가 되는 일이었다.

백번 생각하더라도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이병헌을 협박한 가수와 모델, 두 여성이지만 이병헌의 이름이 훨씬 더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그것은 이병헌의 행동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라도 도의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이병헌은 자필 사과문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이병헌은 사과문에서 "계획적인 일이었건 협박을 당했건 그것을 탓하기 이전에 빌미는 덕이 부족한 저의 경솔함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기에 깊은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로서의 큰 책임감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가슴 아픈 건 제게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주었다는 것" 이라고 말하며 진정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러나 과연 그 사과문이 대중에게 얼마나 어필할지는 미지수다. 사실 이병헌이 사과해야 할 사람은 엄밀히 말해서 대중이 아니다. 대중들은 물론 이병헌의 이번 행적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이병헌은 어디까지나 이 사건에 대한 피해자다. 대중들이 주목한 부분 역시 이병헌이 이미 유부남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병헌으로 직접적인 상처를 입었을 이병헌의 배우자, 이민정에 대한 동정이었다.

이병헌은 사과문에 "저로 인해 수많은 시선을 받았고 많이 아프고 힘들겠지만 여전히 내 옆을 지켜주는 아내와 가족에게 더 이상의 실망을 주는 일이 없도록 평생을 노력하겠다." 이민정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다. 그것은 이병헌 측 역시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병헌은 그러면서 "여러분들께 드린 실망감 또한 되돌릴 순 없겠지만 앞으로 모든 일에 신중히 임하며, 여러분들께 받는 사랑과 관심의 무게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해 잊지않고 늘 반성하는 마음으로 제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며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이병헌의 이런 사과는 이병헌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확증을 하기에 더욱 큰 역할을 할 뿐이다. 젊은 여성들과 집에서 술자리를 가지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은 이번 사건의 단초를 이병헌 스스로 제공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건 대중도 느끼고 있는 부분이고 그렇기에 대중은 사실 이병헌의 이번 사건에 대해 이병헌을 쉽게 피해자로 단정하지는 못한다.

사실 이번 일로 인해 이병헌의 활동에 제약이 걸리거나 그의 인기가 추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기엔 그는 너무나도 톱스타다. 사실 대중은 이번 일로 상처를 입거나 그에 대한 배신감을 느낀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를 확인했고 그에 대한 씁쓸함을 느꼈을 뿐이다. 이병헌이 진정으로 사과를 건네야 할 사람은 그도 밝혔듯, 그의 소중한 가족들이고 그 사과는 꼭 공식적인 방법으로 표현될 필요는 없다. 단지 그의 진정성을 그들에게 보여 최선을 다해 신뢰를 회복하여 잘 사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이다.

이번 사건은 사과 한번으로 쉽사리 잊혀질 사안은 아니다. 오히려 사과로 인해 한 번 더 상기되는 효과만 가져왔을 뿐이다. 이번 일은 사과보다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법적으로 이병헌의 잘못이 있다거나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았고 오로지 도의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책임일 뿐인 것이다. 그런 책임을 지는 일은 그의 말대로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다. 공식적인 사과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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