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만삭의 임산부를 초대해 공개방송을 연 MBC 표준FM <박준형 정경미의 두시만세>

지난 2일 만삭의 임산부를 초대해 순산 콘서트를 연 MBC 표준FM <박준형 정경미의 두시만세>. 12명의 임산부와 DJ 박준형 정경미, 게스트 박현빈 윤한이 미소 짓고 있다. ⓒ MBC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지난 2일 오후 2시. 만삭의 임산부들이 속속 스튜디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올가을 출산을 앞둔 임신 6개월부터 9개월까지의 '예비 엄마' 12명은 특별한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 남편, 엄마, 여동생의 손을 잡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을 찾았다. MBC 표준FM <박준형 정경미의 두시 만세>(이하 <두시 만세>)는 순산 콘서트 '숨풍숨풍'을 열고 이들의 순산을 기원했다.

시작은 DJ 정경미였다. 개그맨 윤형빈과 결혼한 정경미는 오는 23일 출산을 앞두고 있다. 2세의 태명은 튼튼이. 방송을 거듭할수록 점점 배가 불러오는 탓에 <두시 만세>의 청취자들은 튼튼이를 자신의 아기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두시 만세>에는 튼튼이의 스팟 광고까지 등장했다. 급기야 제작진은 정경미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 착안, 임산부들을 위한 콘서트를 계획하기에 이르렀다.  

<두시 만세>를 연출하는 박혜화 PD는 "정경미의 출산이 눈앞인데다, 청취자들 중에서도 유난히 '임신했다'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순산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전하고 100명 정도 신청을 했다. 그 중 12명을 추려서 스튜디오로 초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경미는 "9개월 동안 아기 이야기를 해서인지 어딜 가나 '튼튼이 잘 있지?'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언젠가부터 <두시 만세>가 출산 장려 방송이 됐다"고 전했다. 

이날 순산 콘서트를 찾은 임산부들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윤한의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고, 박현빈의 흥겨운 목소리에 연신 싱글벙글했다. 박현빈의 '샤방샤방'은 태아들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태교 음악으로 뽑히기도 했다고. 생방송을 앞두고 <오마이스타>와 만난 박현빈은 "임산부 500명 앞에서 노래한 적도 있다"면서 "아기들을 보면 '나도 아빠가 되어야 하는데' 생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취자들이 만만하게 대해...우리가 편한가봐요"

 지난 2일 만삭의 임산부를 초대해 공개방송을 연 MBC 표준FM <박준형 정경미의 두시만세>

2일 오후 열린 MBC 표준FM <박준형 정경미의 두시만세>의 순산 콘서트에서 가수 박현빈이 열창하고 있다. ⓒ MBC


<두시 만세>의 DJ인 박준형과 정경미는 지난 2013년 12월부터 매일 오후 2시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두 사람이 DJ를 맡은 이후 청취율도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다. 게스트 위주의 방송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청취자와의 전화연결을 늘리는 등 '소통'에 힘쓴 결과다. <두시 만세>는 청취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며 동 시간대 청취율 1위인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DJ 박준형과 정경미는 "처음에는 '하루하루를 잘 버티자'는 생각으로 즐겼는데 청취자와 동화되면서 점점 재밌어지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쌓이고, DJ와 청취자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점점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정경미는 "무엇보다 청취자들이 우리를 만만하게 대해줘서 좋다"고 털어놨다. 박준형은 "이제는 청취자들이 가족 같다"면서 "끈끈한 정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말 달리는 소리를 내면서 전화 연결을 시작하거나, 생각지도 못한 애드리브로 웃음을 빵 터뜨리는 청취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두 DJ는 "세상엔 끼가 많은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여기에 '개그계 선후배' 박준형과 정경미의 호흡 또한 만만치 않다. 두 사람은 "같은 AB형이라서 그런지 정말 잘 맞는다"면서 "또 제작진이 편하게 해줘서 청취자에게도 전달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겸손을 표했다.

"서민의 삶 파고드는 DJ, 공감대 형성할 수밖에"

 지난 2일 만삭의 임산부를 초대해 공개방송을 연 MBC 표준FM <박준형 정경미의 두시만세>

지난 2일 진행된 MBC 표준FM <박준형 정경미의 두시만세>의 순산콘서트 중 ⓒ MBC


박준형과 정경미의 만남은 김도인 MBC 라디오국장을 통해 성사됐다. 김도인 국장은 "박준형씨는 머리가 좋다. 작가들이 써온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한다"면서 "MBC 라디오는 울타리를 넓게 쳐놓고 DJ를 마음껏 놀게 했을 때 인기가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TV에서 인기 있는 사람들이 라디오로 건너오면서 DJ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작가가 써주는 대로 했다. 사실 DJ라면 감각이 좋아야 한다. 박준형씨가 딱 그런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아울러 김 국장은 앞서 정경미가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대타 DJ를 맡았을 무렵, 방송을 듣고 그를 점찍었다. 김 국장은 "소속사에 직접 전화해서 '꼭 같이 하자'고 미리 이야기했다"면서 "무엇보다도 딕션(발음)이 참 좋았다. 또 조영남씨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사람이라 함께 진행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운데 그 옆에서도 배짱이 두둑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 국장이 꼽는 DJ 박준형, 정경미의 강점은 굉장히 서민적이라는 것이다. 청취자들의 삶에 파고들어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김 국장은 "DJ들이 방송을 즐긴다"면서 "즐기는 사람은 못 당한다. 앞으로 <두시 만세>가 <컬투쇼> 못지않게 쭉쭉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김 국장은 "<두시 만세>가 청취율 1위를 하면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고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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