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아이언맨>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욱

KBS 2TV <아이언맨>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욱 ⓒ 와이트리미디어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올해 들어 세 번째 제작발표회"라는 배우 이동욱의 말엔 웃음기가 묻어 있었다. 그조차도 올해 이렇게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3D로 제작됐던 특집극 SBS <강구 이야기>에 이어 비교적 긴 호흡의 MBC <호텔킹>까지 마친 이동욱에게 소속사(킹콩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못할 짓인 걸 알지만 한 번 보라"며 <아이언맨>의 시놉시스를 내밀었을 때, 이동욱은 '그럴 거면 본인(소속사 대표)이 하든가!'라고 생각했다고.

"(소속사 대표가) 욕심나는 캐릭터고 시놉시스였다고 하더라고요. 이걸 놓치면 후회할 것 같다고요. 그런데 시놉시스와 대본을 보니 저도 왜 (대표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알 것 같았어요. 욕심이 났어요. 고민도 물론 했죠. '체력적으로 완전히 바닥을 치고 있는데 또 3개월을 밤을 새워?'하고요. 딱 이틀 고민하고는 (대표에게) '갑시다'라고 했죠. 이왕 하기로 한 거, 이제 대표님에 대한 원망과 분노는 다 사그라진 상태예요.(웃음) 결정은 제가 한 거니까요. 지금은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어요."

이렇게 이동욱은 <호텔킹> 촬영이 끝난 지 2주 만에 <아이언맨>의 주홍빈으로 살 채비를 시작했다. 방전 직전까지 간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대체 무엇이었을까. 이동욱은 "일단 김규완 작가님과 김용수 PD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며 "또 이런 캐릭터를 언제 연기하겠느냐는 생각도 있었다. 혹자는 '빚이 있는 건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고 다시 한 번 웃어 보였다.

 KBS 2TV <아이언맨>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욱

KBS 2TV <아이언맨>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욱 ⓒ 와이트리미디어


"몸에서 칼이 나와서 벽을 타고 올라가고…그런 게 딱 보면 웃길 수도 있잖아요. 그런 걸 언제 연기해 보겠어요. (시청자가) '저게 뭐야'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저렇게도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설득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어요.

제목도 멋있잖아요. <아이언맨>이라니! 처음엔 '뭐지, 이 제목은? 이걸 우리나라에서 써도 되나?'라는 의문도 있었어요. 하지만 시놉시스를 읽고 나서 왜 이걸 제목으로 삼았는지 알게 됐죠. 늘 여자주인공을 감싸 안는 역할을 하다가 이번에 상대방의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캐릭터라 좋은 것 같아요. 요새 좀 애정결핍인 것 같았는데 채워지는 느낌이에요."

"넓은 스펙트럼 가진 배우라는 것 보여주고 싶다"

그가 연기할 주홍빈은 씻기지 않는 과거의 상처와 분노로 갑옷처럼 까칠함과 공격성을 몸에 두르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성과 욕설은 기본, 상대방에게 발길질하기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소리를 질러서) 수분 섭취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한 이동욱은 "(주홍빈이) 엔간히 그래야 하는데 거의 모든 신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어 조금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호텔킹>의 차재완은 많이 절제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극한으로 억누르는 캐릭터였는데 이번엔 다 뿜어내고 발산하니 속이 시원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고 전했다.

 KBS 2TV <아이언맨> 포스터

KBS 2TV <아이언맨> 포스터 ⓒ KBS


그렇게 '독불장군'처럼 살아가던 주홍빈에게도 변화의 계기가 찾아온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몸에서 칼이 돋아나기 시작한 것. 이를 이용해 앞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하는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이동욱의 설명이다. "울버린은 슈퍼 솔저를 만드는 과정에서 히어로가 됐고, 배트맨과 아이언맨은 뛰어난 능력과 많은 돈으로 히어로가 됐고, 스파이더맨은 거미에 물려 히어로가 됐다"고 전제한 이동욱은 "그에 비해 <아이언맨>은 마음속의 상처와 한으로 칼이 돋아나게 된다. 얼마나 한국적이냐"고 강조했다.

"칼이 돋은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특수한 의상을 입어요. 그걸 입고 6시간에서 8시간 정도 촬영할 때가 있는데 숨쉬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처음엔 다 입는 데 두 시간 정도 걸렸어요. 틀이 되는 의상을 먼저 입고 칼을 하나하나 붙이고 나사로 조여야 하거든요. 세어 봤더니 한 38개 정도 되더라고요. 게다가 그걸 입을 땐 와이어도 탈 일이 많거든요. 같이 입고 있으면 온몸에 통으로 깁스를 한 느낌이에요.(웃음)"

세상을 마냥 밝은 눈으로 바라보는 여자, 손세동(신세경 분)도 주홍빈에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이 돋아 가까이할 수 없는 주홍빈을 끝까지 감싸 안고 돌보는 것이 손세동이기 때문.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고, 나름 해봤고, 또 못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확실히 기대해 주셔도 좋다"고 예고한 이동욱은 "사실 신세경과 같이 찍은 신이 몇 개 없는데, 대사도 많고 동선도 어려운 장면을 촬영하면서 별 다른 상의 없이도 호흡이 잘 맞아 기분이 좋았다"며 "신세경이 앞서 인터뷰에서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하는데, 정말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KBS 2TV <아이언맨>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욱과 신세경

KBS 2TV <아이언맨>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욱과 신세경 ⓒ 와이트리미디어


"시청률에 대한 부담은 늘 있죠. 얼마 전에 (송)가연이 경기를 보러 갔는데, 그 링에 두 사람이 '반드시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가잖아요. 저도 드라마를 할 때마다 늘 같은 마음이에요. 특히 이런 독특한 느낌의 캐릭터와 드라마는 제가 조금 더 설득력 있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아이언맨>에서의 목표가 있다면, 요즘 쉬는 시간 없이 갖가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데 보는 분들이 '쟤가 억지로 저러는 건 아니구나, 어느 정도 바탕은 있구나'라고 생각하시게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굉장히 극과 극의 캐릭터를 계속해서 연기하고 싶거든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동욱, 신세경, 김갑수, 이미숙, 한정수 등이 출연하는 <아이언맨>은 <조선총잡이> 후속으로 오는 10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 된다.

아이언맨 이동욱 신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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