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왔다 장보리> 현장 사진.

MBC <왔다 장보리> 현장 사진. 장보리(오연서 분)와 비단(김지영 분). ⓒ MBC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방송을 거듭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깨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극 중 인물의 관계와 사건이 꼬이며 막장 드라마라는 꼬리표도 붙었지만, 배우 입장에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은 마냥 싫지만도 않은 게 사실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장보리 역의 오연서다. 2002년 가수로 데뷔해 연기자로 전향한 후 새침데기 혹은 차가운 이미지가 강했던 오연서는 악녀 연민정 역의 이유리의 반대편에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선하고 털털한 이미지를 얻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만난 오연서는 "<왔다 장보리>를 하면서 성격이 더 착해진 거 같고 참을성도 생긴 거 같다"며 "여전히 부족하지만 치열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오연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가장 어려웠던 건 모성애 연기..."아역이 잘해줬다"

- 연기와 이미지 면에서 <왔다 장보리>를 통해 배우고 얻은 게 많아 보인다.
"여전히 성장 중이다. 그걸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대본에 나온 대로 연기가 잘 안 돼서 울면서 집에 들어간 적도 많다. 배우를 결심하고 그간 단역, 조연을 하면서 현장을 경험했는데 매번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부침이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이 원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함께 있는 거 아닌가. 내가 힘들 때 옆에서 힘을 주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작품의 시청률과 상관없이 지금껏 했던 모든 작품이 내겐 훌륭한 배움이었다."

- 전라도 사투리 연기도 꽤 준비를 한 걸로 알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힘들지 않았나.
"사투리 연기를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다. 근데 전라도 분들이 보면 형편없을 사투리다. 촬영 직전 2개월간 열심히 연습해서 지금은 좀 입에 붙은 거 같은데 완전한 전라도 사투리가 아니라 서울말이 좀 섞여 있다. 전국으로 방송되는 드라마라서 다들 알아들을 수 있는 사투리가 필요했다. 개인적으론 전라도 사투리라기보다는 '보리 사투리'로 표현하고 싶다(웃음).

모성애 연기 때문에 사실 곤란했다. 고민이 커서 잠을 못 자기도 했다. 작가님이 워낙 글을 잘 써주셨고, 아역 배우(비단 역 김지영)가 매우 잘해줬다. 나 역시 아이들과 노는 걸 좋아해서 조금씩 몰입이 되더라. 시간이 지나면서 정이 쌓였다."

- 연민정 역을 맡은 이유리씨가 매우 잘했다. 상대 악역에 대해 어찌 생각했나.
"언니가 연기를 매우 잘해서 극 중 배역이라지만 가끔 화날 때도 있었다. 근데 보리는 너무 착하지 않나. 실제로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당했다면 싸웠겠지만 보리는 남의 행복을 더 생각하는 친구다. 그래서 요즘 분들이 보기엔 답답해 보일 수도 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부모님을 망가뜨린다고 협박하는데 보복보다는 참을 수도 있지 않을까. 보리 상황에 자신을 대입해보면 그녀의 선택이 이해갈 수도 있을 거 같다."

<왔다 장보리> 논란 알지만..."막장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MBC <왔다 장보리> 현장 사진.

MBC <왔다 장보리> 현장 사진. ⓒ MBC


- 드라마가 종반으로 왔다. 앞으로 남은 사건도 꽤 있지 않나.
"연민정의 몰락 등 굵직한 사건이 있다. 비단이 정체가 어떻게 밝혀질지도 남았다. 이게 핵심인 거 같다. 서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을까. 마지막에 큰 경합이 벌어질 거 같다. 모든 게 작가님에게 달렸다(웃음). 보리 입장에서는 민정이 뉘우치길 바랄 거 같은데 시청자 입장에선 천벌을 받는 게 맞겠지? 악행을 셀 수 없이 했다."

- 엄마와 딸의 관계를 조명하다가 친모를 버리고 입양 가는 설정, 인물들이 과한 악행을 저지르는 사건 등 사실 막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막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연성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살면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축소시켜 놓다보니 그런 논란이 나온 거 같다. 오히려 드라마가 후반으로 갈수록 늘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찍어 놓은 분량을 다 못쓰고 잘라서 방송할 때도 있다."

- 드라마 이후 어떤 계획이 있나.
"일취월장은 아니지만 연기가 조금씩 쌓여가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왔다 장보리>는 내게 성장드라마와 같다. 인간적으로도 배운 게 많다. 이 작품을 일단 잘 끝내고 싶다. 사실 지금 마음이 공허해진 상태다. 종영 후 밀린 잠도 자고 가족과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싶다. 차기작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안 쉴 수도 있다.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상대역? 말하기 곤란한데 (조심스럽게) 서강준씨의 눈빛이 좋더라. 내가 사실 엄청 누나라 얘기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 이 드라마를 하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커졌을 거 같다. 
"30대 초반에 결혼하고 싶다. 아직 엄마로서의 내 모습은 상상 안 간다. 요즘 육아 프로가 많잖나. 개인적으로 (<아빠 어디가> 시즌1에 출연했던) 민국이 팬이다. 민국이를 보면 빨리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 어디가>는 출산 장려 프로인 거 같다(웃음). 4, 5년 뒤에 결혼하면 좋겠는데 아직 상대는 없다. 막연한 생각일 뿐이다."

인터뷰 말미 오연서는 시청자의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나는데 남은 촬영을 최선을 다해 찍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오연서는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오연서 왔다 장보리 이유리 연민정 서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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