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키드가 남미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열정적이고 매력적인 음반 < SECO >(쎄코)를 발표했다.

슈퍼키드가 남미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열정적이고 매력적인 음반 < SECO >(쎄코)를 발표했다. ⓒ 슈퍼키드


복사기로 찍어내듯 비슷한 음악들로 넘쳐나는 가요계에 신선하고 독특한 음반이 발매되었다. 7월 28일 공개된 슈퍼키드의 미니앨범 < SECO >(쎄코).

이미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아이돌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슈퍼키드는 2004년 허니첵스란 이름으로 대학가요제 금상을 수상하며 처음 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2006년엔 팀을 재결성하여 슈퍼키드란 명칭으로 1집을 발매하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런 이들이 대중들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각종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슈퍼키드는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들을 선보였고,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장르의 음악을 슈퍼키드화 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개성을 대중들에게 어필하였다. 이 외에도 드라마 OST나 CF, 각종 프로그램의 배경음악 및 유명 가수들의 음반에 참여하면서 이들은 대중 속으로 서서히 들어왔다.

우울할 때 무기력할 때 삶의 무게가 힘들 때 슈퍼키드의 음악을 들으면 저절로 어깨춤을 들썩이며 음악에 취하게 된다. 단순히 사랑을 읊조리는 음악이 아닌 삶을 노래하는 그들의 음악은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된다.

이러한 이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음악은 무엇을 담고 있으며 이들이 걸어가고자 하는 음악적 발걸음은 어떤 것일까. 여름의 끝자락인 29일 슈퍼키드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심수봉의 '젊은 태양' 리메이크..."뜻 깊은 작업"

- 2004년 대학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꽤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락 페스티벌이나 대학가, 방송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특히 대중들에겐 오디션 프로에 출연한 게 가장 기억에 남을 듯한데, 신인이 아니기 때문에 오디션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주변의 우려도 있었을 것 같고요.
"요즘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오디션이라는 탈을 쓴 <불후의 명곡>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명함도 못 내밀, 더 오랜 활동을 했던 선배님들이 엄청 많았고 방송으론 나오지 않았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밴드들도 꽤 많이 지원했었어요."

- 슈퍼키드에게 도전이란?
허첵(이하 허): "자극이죠. 조금은 지루해질 수 있는 삶을 좀 더 다채롭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헤비포터(이하 헤): "사실 이런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도전' 같은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우리의 음악을 들려주려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었네요. 의미를 많이 부여했다면 오히려 몸을 사리게 되지 않았을까요?"

징고(이하 징): "도전은 언제나 즐거워요. 도전은 지금의 나를 보게 만들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하죠. 하지만 그 도전은 때로는 무모하더라고요. 쓸데없는 욕심을 만들죠. 이제 물불을 좀 가려서 도전해야겠어요. 무작정 도전했다가는 그냥 낭비되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이제는 알 나이도 되었고요."

- 슈퍼키드의 음악은 경쾌하고 신나면서도 희망과 위로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울하거나 삶이 무료해질 때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익숙한 듯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슈퍼키드의 음악은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느낌이 들어요. 슈퍼키드가 음악 속에 담아내고 싶은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의 이야기를 음악 속에 담게 되더라고요. 살면서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음악의 재료가 되는 거고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는 음악을 그만 둘 때까지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헤: "저는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이 첫 번째입니다.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할 만한 것을 예측해보려 했는데 전 그걸 잘 못하더라고요."

징: "전 음악을 통해 저의 경험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친구들이나 형 동생들과 나눌 수 있는 얘기들이였으면 좋겠어요."

- 언더그라운드나 대학가 쪽에선 꽤 유명한 것으로 압니다. 일반인들에게도 한 가전마트 CF에서 흘러나오는 '잘살고 볼 일입니다'라는 음악이나 MBC <쇼바이벌>, KBS < TOP밴드 >, Mnet <트로트 엑스>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드라마, 영화 OST나 앨범 피처링에 참여한 적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론 이승환의 '슈퍼히어로' 뮤직비디오 첫 장면에 나오는 슈퍼키드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상하게 슈퍼키드라는 양념이 곁들여지면 음악이 특별하고 맛깔스러워지는 느낌입니다. 여러 작업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었다면?
허: "그 맛깔스러워지는 느낌을 이번 앨범에 수록곡인 '젊은 태양'에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경연이나 공연 땐 리메이크곡을 꽤 했었는데 앨범에 수록된 곡으론 이 노래가 처음이라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처음 영화를 찍었을 때가 기억나요. 1집 활동 당시 <천하장사 마돈나>의 엔딩신에 주인공 류덕환씨와 함께 공연하는 밴드로 출연 했었어요. OST에도 참여했고요. 모든 게 다 신기하게 보일 때였어요."

헤: "심수봉 선생님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젊은 태양'은 멜로디와 가사, 전반을 아우르는 메시지가 좋아 원저작자이신 박광주 선생님을 찾아뵙고 허락을 구했는데 저희에게 무척 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징: "'젊은 태양'은 Mnet <트로트엑스>에서 준비를 했다가 결국 선보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던 곡이에요. 이번 기회에 원 작곡자(박광주 분)의 동의를 구해 앨범에 실을 수 있게 되어 뜻 깊었죠. 처음으로 리메이크 곡을 앨범에 실었어요."

 새로운 음악으로 돌아온 유쾌한 밴드 '슈퍼키드'

새로운 음악으로 돌아온 유쾌한 밴드 '슈퍼키드' ⓒ 슈퍼키드


- 아무래도 방송활동보다 라이브무대에 더 자주 오르다보니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기억나는 라이브 에피소드는?
허: "요즘엔 그래도 많이 나아졌는데, 초창기 대학축제 공연을 갔는데 밴드를 섭외했으면서 기타 앰프가 없는 거예요. 공연 관계자는 '그냥 잭 꽂으면 안 되나요?' 라면서…허…그땐 다이렉트로 연결해서 뭐 어떻게 공연을 했었는데, 사운드가 좋을 리 없었겠죠. 시끄럽기만 했을 거고요. 밴드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되는 분들이 많은 축제나 행사 공연 같은 곳에서 사운드가 좋지 않은 공연을 하게 되면 좀 속상해요. 드럼이 없었던 적도 있었죠."

헤: "무대를 많이 오르면 오를수록 특별하게 생각되는 에피소드는 없어지는 것 같아요. 굳이 꼽자면…첫 단독 공연 때 고향에서 부모님이 오셔서 즐겁게 보아주시던 것."

징: "슈퍼키드로서의 무대도 인상 깊었지만 개인적으로 군대에서 했던 공연들이 더 기억에 남아요. (해군홍보단을 하면서) 전 세계의 말도 안 통하는 현지인들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제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죠(이러한 징고의 경험은 이번 앨범 < SECO >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 허첵씨의 목소리가 고정관념 때문인지 가수의 목소린 아닌 것 같아요. 세련되거나 감미로운 목소린 아니잖아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져들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허: "영혼이 해맑아서…라고 치겠습니다.(웃음)"

- 남성 2인조 허니첵스로 시작해서 2006년 정식 앨범을 낸 이후로는 팀을 재정비하고 슈퍼키드란 이름으로 계속 밴드활동을 했어요. 그간에 탈퇴한 팀원도 생겼고요. 한 팀으로 오래 활동하다보면 갈등이 있을 법도 한데 어떤가요?
허: "예전 같으면 욱~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요즘은 서로가 조심할 줄도 알고 천천히 해결 하려고 하는 모습이 생기더라고요. 뭐 대략 10년차쯤 되니까…"

헤: "그간의 멤버 변화가 말해주듯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노력과 생각을 모아 한 방향으로 간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늘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징: "얼마 전 멤버(세버)가 탈퇴를 했어요. 그 일은 우리 세 명이 더욱 더 끈끈해지고 똘똘 뭉쳐야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죠."

- 슈퍼키드의 최대 라이벌은?
허: "어제의 슈퍼키드.(웃음)"
헤: "인기 있는 모든 밴드!"
징: "딱히 우리는 라이벌이 없다."

- 20년 뒤 슈퍼키드는?
허: "세계를 돌면서 공연하고 있다면 참 좋겠네요."
헤: "늘 공연하면서 앨범활동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징: "20년 뒤에는 홍대 합정의 땅 부자가 되어있지 않을까?"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허: "오랜만에 EP 앨범이 나왔어요. 이번 앨범은 특히 우리 손으로 직접 제작한 앨범이라 더욱 애정이 가득하죠! 앨범명과 타이틀곡이 'SECO(쎄코)', '건조시키다'라는 라틴어인데요. 징고가 해군 홍보단 활동으로 남미에 갔을 때 그 지역 술집에서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 잔을 들고 '쎄코 쎄코~~'하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죠! 아주 정열적이고 유쾌한 곡이에요. 방송활동과 공연활동을 왕성하게 할 것이니 무대에서 신명나는 저희들을 만나면 반갑게 맞아주세요!"

남미 색채 강한 음악을 한국적인 그릇에 담아

징고의 군 입대 전인 2010년의 정규앨범 3집을 끝으로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슈퍼키드. 팬들의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그들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감각으로 이번엔 먼 나라 남미의 정취를 물씬 담아낸 앨범으로 다시 나타났다.

이번 앨범은 'Intro'(인트로)부터 범상치 않았다. 보통의 앨범에서는 그냥 흘려듣게 되는 도입부분이 경상도 사투리를 랩화하여 읊조리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것이 묘하게도 스페인어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알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려 'Intro'만 여러 번 듣게 된다.

다음 곡인 'SECO'는 남미의 선술집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곡으로 시원한 밴드 사운드는 페루와 남미의 여러 음악적 색채가 어우러져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가사 역시 술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한 정열을 불태우는 내용으로 가사에 맞추어 여러 극적 효과를 주는 구성이 돋보인다. 가장 남미스러운 음악을 가장 한국적인 그릇에 담아 표현한 듯하다.

특히 멤버들이 가장 애착을 드러낸 트랙인 '젊은 태양'은 심수봉의 히트곡을 리메이크 한 곡으로 징고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허첵의 감미료 같은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익숙한 음악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음악이 한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음악이다.

이 외에도 경쾌하면서 감미로운 펑키팝 'Love Magic'(러브 매직)과 일상적이기에 더 진솔하게 와 닿는 가사의 'I'm not a rockstar'(아임 낫 어 록스타)는 멤버들의 일상을 쫓아다니는 듯해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노래이다. 마지막으로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 슈퍼키드의 곡 '그리 쉽게 이별을 말하지 말아요'를 새롭게 탄생시켜 추가함으로써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나타낸 앨범이 탄생하였다.

이번 앨범은 8년 간이나 함께했던 소속사인 사운드 홀릭을 떠나 처음으로 멤버들이 주체가 되어 그들의 목소리를 마음껏 발산한 만큼 멤버들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다. 또한 오랫동안 슈퍼키드의 음악을 그리워했던 팬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앨범이기도 하다.

많은 것을 담으려 하기 보단 자신이 담고 싶은 음악적 색깔을 충돌 없이 잘 조화시켜 놓은 이번 앨범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슈퍼키드의 음악을 엿본다.

슈퍼키드 SECO 허첵 헤비 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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