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음악 수업. 음악 선생님께서 뜬금없이 영화를 보여주신다. 음악 수업 시간에 영화를 보여주는 건 절대적으로 어떤 이유가 있을 듯. 아마도 음악 관련된 다큐멘터리 정도가 아닐까? 수업 시간이 한 시간 정도이니 이번 시간과 다음 시간, 그리고 더 시간을 들여 영화가 끝날 때까지 보여준다고 하신다. 도대체 어떤 영화기에?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 워너브라더스


일단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그냥 영화이다. 분위기는 우중충하고 배경은 중세 이후의 서양 같아 보인다. 다 죽어가는 할아버지가 나오고 신부가 그를 면회한다. 그는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옛일을 회상한다. 그러기 전에! 그는 능숙한 솜씨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신부에게 물어본다. 이 멜로디를 아시는가? 모릅니다. 그럼 이건? 흠... 몰라요. 그래요? 그렇다면 이건! 아...아... 이건 알아요! 앞의 두 개는 내가 작곡한 거라오. 그리고 당신이 아는 그건 이제부터 내가 얘기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가 작곡한 것이라오.

 영화 <아마데우스>

영화 <아마데우스> ⓒ 워너브라더스

영화 <아마데우스>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4년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이후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음악 관련 영화 중에서 최고로 남아 있다. 15년 전 중학교 음악 수업 시간 때 아무런 사전 정보나 기대 없이 보게 된 이 영화는 나에게는 최고의 영화로 남아 있다. 음악 장르 영화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정말로 좋은 영화이며 완벽한 영화이다. 스토리, 캐릭터, 배경. 그리고 음악까지.

영화를 이끌어 가는 화자이자 초반의 다 죽어가는 할아버지는 살리에르(머레이 에이브러햄 분)이다. 그는 음악에 대한 사랑과 자질,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그 누구보다 노력해 궁중음악장의 위치까지 오른다. 천재는 아니지만 노력 하나로 그 자리에까지 오른 그의 모습은 인간적으로 끌린다. 하지만 어김없이 그에게 찾아오는 위기. 인간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신의 대리인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톰 헐스 분)의 출현이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전 인류적 천재. 지금까지 인류사에 수많은 방면에서 수많은 천재가 출현했지만 그만큼 유명하며 압도적인 천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모차르트의 출현으로 살리에르의 위치는 흔들리며 결정적으로 왕의 관심이 그에게로 쏠린다. 요즘 말로 모차르트는 살리에르에게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살리에르를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건, 모차르트가 음악 외적으로는 굉장히 자유분방하고 순수하다는 점 때문이다. 가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세상물정을 모르며 음악적 재능을 음악 외적으로 끌어오지 못하는 것이었다. 살리에르는 그런 모차르트가 굉장히 오만방자하고 가식적으로 보였다. 살리에르는 모차르트를 증오하고, 신을 증오한다.

"나는 그때부터 신을 믿지 않았소. 당신의 도구로 그런 오만방자한 녀석을 선택하시고선 나에겐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능력만 줬기 때문입니다. 그건 부당하며 매정해. 맹세코 당신(신)을 매장시키겠소."

이 영화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은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음악 영화다운 출중한 음악이다. 이 영화의 OST는 유명한 지휘자인 '네빌 마리너'의 지휘로 완성되었는데,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명반으로 뽑힐 정도이다. 모차르트에 대한 가장 적확한 해석과 연주를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이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 워너브라더스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캐릭터 충돌은 이 영화가 갖는 가장 큰 매력 두 번째 요소이다. 신의 대리인이자 신이 낳은 최고의 천재 모차르트.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재능을 가졌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알 수가 없다. 반면 인간의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재능 살리에르. 그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차르트를 이길 수 없다. 그리고 그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괴롭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던가. 살리에르에게 모차르트는 그 반대이다. 살리에르는 모차르트는 미워하되 그의 음악은 미워할 수 없었다. 살리에르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랑했다. 그의 음악을 갖고 싶었고 계획을 짠다. 그는 어떻게 모차르트의 음악을 뺏을 것인가? 그의 재능과 반비례하는 가난을 이용하면 될 터였다. 평범한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이었다.

"난 평범한 이들의 대변인이라오."

이 영화는 처음 볼 때 영화를 보고, 두 번째는 음악을 듣고, 세 번째는 살리에르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 그 이후에는? 계속 곱씹어 보며 우리네 인생을 되돌아 봄이 좋을 것이다. 영화도 인생이라 말하며 음악도 인생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인생은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평범하기 그지 없는 우리 인생을 무엇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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