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서지음

작사가 서지음 ⓒ 서지음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소녀시대 태티서의 '트윙클', f(x)(에프엑스)의 'Electric Shock(일렉트릭 쇼크)', EXO(엑소)의 '으르렁' '월광(Moonlight)', 동방신기의 'Off-Road(오프로드)' 태민의 '괴도(Danger)'.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으르렁'에 숨을 불어넣은 장본인이자, 노래의 한글 제목인 '전기충격'에 맞춰 4행시를 가사로 담은 이 사람. 바로 데뷔한 지 3년쯤 된 작사가 서지음이다.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나 힘차게 달리기 시작하는 슈퍼루키 작사가로서 콘셉트에 기반을 둔 가사로 주목받는 서지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이드라인 제시하는 곡도 있어...노력 또 노력"

운명적인 이끌림이었을까. 작사가 서지음도 음악이 좋아서, 글이 좋아서 가사를 쓰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부딪히는 현실을 피할 수는 없었다. 책 읽고 글 쓰는 게 좋아서 '작사를 하자'고 마음 먹었지만 생각과 달라서 시간이 필요했다.

서지음은 "정확한 기간은 모르겠지만 계속 가사 쓰는 연습을 했던 것 같다"면서 "내가 공부할 당시에도 작사를 가르치는 학원이 적게나마 있었다. 사실 눈에 띄어서 작사가가 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력도 중요하고 인맥도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서지음은 뮤직 퍼블리싱 회사인 잼팩토리에 소속된 작사가다. 이 회사와 인연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작사가의 길에 들어서게 된 셈이다. 그는 현재 작사 아카데미인 엘다이어리에서 미래의 작사가들을 가르치고 있다.

서지음은 "강의할 때 '노래가 이미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작사가란 멜로디가 하는 이야기를 잡아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감도 필요하지만,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한 그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써온 가사를 냉정하게 평가한다"고 했다.

"보통 가사의 소재 등에 별다른 제한이 없이 (의뢰가) 들어온다. 하지만 콘셉트가 분명한 곡은 가이드라인이 있다. '일렉트릭 쇼크' 같은 곡이 특이한 케이스였는데, 노랫말에 4행시를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많이 고민하고, 수정도 했다. 사실 가이드라인이 있을수록 힘들다. 제약이니까. 따라서 그렇게 분명한 형식이 있으면 아예 다른 생각은 안 하고 요구사항대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충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퍼포먼스·이미지까지 생각..."댄스곡 작업이 더 재밌다"

 서지음은 소녀시대 태티서의 '트윙클', f(x)(에프엑스)의 'Electric Shock(일렉트릭 쇼크)' '월광(Moonlight)', 동방신기의 'Off-Road(오프로드)' 태민의 '괴도(Danger)'을 비롯해 , EXO(엑소)의 '으르렁'을 작사했다.

서지음은 소녀시대 태티서의 '트윙클', f(x)(에프엑스)의 'Electric Shock(일렉트릭 쇼크)' '월광(Moonlight)', 동방신기의 'Off-Road(오프로드)' 태민의 '괴도(Danger)'을 비롯해 , EXO(엑소)의 '으르렁'을 작사했다. ⓒ SM엔터테인먼트


시작은 서정적인 O.S.T(유승찬의 '신기루')였지만 서지음은 주로 댄스곡으로, 그것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곡을 통해 알려졌다. "많은 가수와 작업한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매력이 있어서 좋았다"고 털어놓은 그는 "녹음하기 전에 가이드를 듣고 가사를 쓰면서 결과물을 상상하곤 한다"면서 "나중에 녹음 과정을 거쳐서 나온 곡을 들으면 상상했던 대로, 혹은 그 이상으로 잘 나오더라"고 뿌듯해 했다.

"'으르렁'에는 소년 같은 엑소의 이미지에 강하고 남자다운 모습, 약간의 섹시함과 귀여움 등을 다 넣어보고 싶었다. 엑소가 정말 잘 소화했다. 한 곡의 노래가 잘 되려면 가사와 콘셉트, 안무까지 여러 가지 요인이 어우러져야 하는데 일단 '으르렁'은 멜로디부터 좋았다. 안무를 보고 나서 '이건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댄스곡의 가사를 쓰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난 발라드보다 댄스곡을 작업하는 게 더 재밌다. 노래가 하는 말이 조금 더 잘 들리는 것 같다."

초창기에는 6시간 동안 꼼짝도 안 하고 가사에만 집중했다는 서지음. 화장실도 가지 않고 앉아 있었지만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고. 그는 "이제는 가사가 안 써지면 일단 다른 일을 한다. 산책하는 등 기분전환을 하려고 한다"면서 "'영감'님이 언제 오실지 모르니까 스트레스받으면서 억지로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대신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여러 번 도전한다"고 털어놨다. 서지음은 가사를 쓰는 과정에서 최대한 한글 가사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노래가 계속 사랑받는 한, 작사도 계속될 것"

 작사가 서지음

작사가 서지음 ⓒ 서지음


서지음은 가사를 쓸 때 영상을 떠올리곤 한다.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가사를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뭔가를 많이 떠오르게 하는 가사를 쓰려고 하는 편이다. 아이돌 가수들의 가사를 많이 썼지만, 실제로는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하게 음악을 듣는다고.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른 곡부터 힙합, 재즈까지 두루 섭렵한다는 그는 "요즘은 아이돌 가수들도 가사를 정말 잘 쓴다"면서 "샤이니 종현, 블락비 지코의 가사를 좋아한다. 위너의 '걔 세'도 신선하더라"고 엄지를 들어 올렸다.

서지음은 지금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있다. 순수 문학에도 관심이 많아서 언젠가는 이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순수 문학이 가사보다 훨씬 자유분방한 것 같다"면서 "가사는 멜로디나 음악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표출해야 하지만, 순수 문학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가사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그는 "데뷔한 지 3년밖에 안 됐고, 노래도 26곡 정도 썼다. 갈 길이 멀다"고 겸손을 표했다.

"노래가 계속 소비되는 한, 작사가라는 직업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음원의 유통 구조나 저작자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그 부분만 개선된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가사를 쓰고 싶다고 해서 노트에 혼자 쓰던 가사들이 있는데 지금 그 글을 보면 되게 재밌고 귀엽다. 뭔가를 이뤘다기보다는 아직도 가는 과정인 것 같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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