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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승연이 MBN <신세계2>의 MC로 브라운관에 컴백했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방송에서 퇴출된 지 1년 6개월 만의 복귀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굳이 문제 연예인을 캐스팅 하는 이유가 뭐냐?"는 격한 반응까지 나온다.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도대체 왜 또 이승연인가? 이승연을 캐스팅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불법면허 취득부터 뺑소니 연루까지, 바람 잘 날 없었다

 이승연의 대표작 중 하나인 KBS 주말드라마 <첫사랑>

이승연의 대표작 중 하나인 KBS 주말드라마 <첫사랑> ⓒ KBS


1992년, 25살의 나이에 미스코리아 미(美)로 당선되어 연예계에 입문한 이승연은 데뷔 초부터 남다른 외모와 언변으로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사로잡았다. 송창의 PD의 권유로 MBC <특종 TV연예>의 리포터에 캐스팅 되며 주목을 받은 그는 1993년 <우리들의 천국>에서 장동건과 호흡을 맞추며 배우로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르며 '이승연'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대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켰다.

이후로는 거칠 것이 없었다. 1994년 <폴리스>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 출연하며 선풍적 인기를 끌기 시작한 그는 1995년 <모래시계> <호텔> <거미>, 1996년 <첫사랑>, 1997년 <신데렐라> <레디 고!> <웨딩드레스>에 연달아 출연하며 연예계 캐스팅 1순위 배우이자, 당대의 톱스타로 맹위를 떨쳤다. 특히 1996년 최수종과 출연했던 <첫사랑>은 최고 시청률 65.8%를 기록하며 이승연의 이름값을 공고히 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는 배우뿐만 아니라 진행자로서도 큰 사랑을 받은 스타였다. 1993년부터 2년간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을 시작으로 <청춘스케치> <밤으로 가는 쇼> <달려라 고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경험을 쌓은 그는 1997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인 SBS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를 출범시키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영광은 거기까지였다. 1998년 불법 운전면허 취득 사건으로 연예 생활 최고의 위기를 맞은 이승연은 결국 비난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그 결과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가 폐지되고, 출연 중이던 MBC 주말드라마 <마음이 고와야지>가 조기종영 되는 일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였던 이승연이 순식간에 급전직하하는 순간이었다.

시련은 계속 됐다. 1999년, SBS <청춘의 덫>에 캐스팅 되었으나 방송사의 만류로 인해 복귀가 좌절 됐고 KBS <초대>는 2회분까지 촬영을 마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단체의 반발로 도중하차하는 사건도 있었다. 결국 그는 당시 연인이었던 김민종이 출연한 2000년 KBS 주말드라마 <사랑하세요?>로 겨우 복귀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사랑하세요?>의 인기에 힘입어 대중의 신임을 회복한 이승연은 같은 해 SBS <한밤의 TV 연예>의 메인 MC로 캐스팅 되며 진행자로서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고, <사랑의 전설> <메디컬 센터> <동양극장> <가을에 만난 남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연예계 생활을 영위했다.

2002년 '장영자 아들 뺑소니 사건'에 연루 되어 연예계 퇴출 위기에 놓이지만 출연 중이던 주말드라마 <내사랑 누굴까?>의 작가 김수현의 강력한 비호 덕분에 겨우 위기를 모면한 적도 있었다. 이후, 이승연은 김수현 사단의 대표 여배우로 합류하며 <완전한 사랑>에 연달아 출연한다.

위안부 파문부터 프로포폴까지, 천국과 지옥 오갔다

 스토리온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는 이승연에게 '제 2의 전성기'를 안겨다 주었다.

스토리온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는 이승연에게 '제 2의 전성기'를 안겨다 주었다. ⓒ 스토리온


사건 사고는 반복됐다. 2004년 터진 이른바 '위안부 누드집' 파문은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일대 사건이었다. 불법면허 취득, 장영자 아들 뺑소니 사건에 이어 또 한 번 연예 생활에 치명타를 입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당대의 톱스타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최악의 한 수를 둔 탓에 당시 방송가의 의견은 당연히 '이승연의 연예생활은 더 이상 회생 불가능 할 것'이라는 데 모아졌다.

하지만 이승연은 포기하지 않았다. 위안부 누드집 파문 4개월 뒤인 2004년 7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 집>으로 베니스 영화제를 밟은 그는 강렬한 레드 드레스로 또 한 번 화제를 불러 모으며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고, 2006년 또 한 번 김수현 작가의 도움을 받아 SBS <사랑과 야망>으로 브라운관에 입성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화려한 부활'을 선포한 것이다.

어렵사리 브라운관 복귀에 성공한 그는 주말드라마 <문희>를 시작으로 <주홍글씨> <해피엔딩> <대풍수>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한편, 2006년 온스타일 <스타일 매거진>의 MC로도 복귀하며 진행자로서의 경륜을 마음껏 발휘한다. 출중한 여성 MC에 목말라하던 방송가는 너나 할 것 없이 이승연 캐스팅에 열을 올렸고, 이때부터 그는 라디오와 TV를 오가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특히 2011년 스토리온의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는 이승연의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이색적인 토크쇼로 시청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2040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충분히 이끌어 내면서 유려하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이승연의 진행 실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도여서, 일련의 사건 사고로 인해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조차도 돌려세울 만큼 출중하다는 평을 얻었다.

그러나 2013년 갑작스럽게 터진 프로포폴 상습 투약 사건으로 그는 또 다시 방송계에서 퇴출 됐고, 1년 반이 지난 2014년 8월에서야 MBN <신세계2>의 진행자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렇듯 이승연의 20년 연예생활은 바람 잘 날이 없다할만큼 충격적인 사건과 사고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연은 언제나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섰고, 짧은 시간에 방송에 복귀하며 제 자리를 찾았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만큼 극적인 연예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또 '이승연'인가?

 이승연이 프로포폴 파문 이 후, 1년 6개월만에 컴백한 MBN <신세계> 시즌2

이승연이 프로포폴 파문 이 후, 1년 6개월만에 컴백한 MBN <신세계> 시즌2 ⓒ MBN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대중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방송가는 도대체 왜 다시 이승연을 찾은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시청률'이다. 이승연만큼 대중적 인지도에 시끄러운 이슈를 몰고 다니는 여자 연예인도 드물다. 이건 그가 전성기를 누리던 1990년대나, 이제는 아줌마 소리가 자연스러운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즉, '이승연이 나온다'는 이야기만 돌아도 언제든지 화제몰이를 할 수 있고 세간이 시끄러워 진다는 것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요란스럽게 홍보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꽤 괜찮은 선택인 셈이다.

이번에 새롭게 시작한 MBN <신세계2>도 마찬가지다. 피 튀기는 수요 심야시간대에 <신세계2>를 편성한 MBN으로선 이승연의 기용이 그 무엇보다 효과적인 충격 요법이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승연이 출연하자마자 <신세계2>는 각종 실시간 검색뿐 아니라 인터넷 뉴스를 도배하는 기염을 토했고 시청률 또한 2%를 넘기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성공적인 노이즈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이승연이 여전히 주부 시청자에게 어필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끝없는 이미지 실추에도 불구하고 그가 쉽게 재기할 수 있었던 데에는 주부 시청자들의 조용한 충성이 밑바탕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이승연은 인기의 패셔니스타였고, 누구보다 똑 부러진 언변을 가졌다. 언제나 유행의 선두에 서 있었던 그의 이미지가 여성 시청자들의 기저에 여전히 깔려 있는 것이다.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부터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여성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낸 바 있는 이승연의 이름값은 그리 쉽게 무시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주부 시청자들의 포섭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신세계2>가 이승연의 경륜과 경험을 높이 산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승연만큼 검증된 진행 실력을 가진 여성 MC가 희소하다는 것도 캐스팅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방송가는 여성 MC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다. 박미선, 이영자, 김원희, 최은경, 박지윤 등 소수의 여성 MC에만 프로그램이 몰리다보니 식상함이 가중될 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차별성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연의 존재는 이러한 어려움을 풀 수 있는 좋은 해결책으로 비춰질 법 하다. 데뷔 때부터 이승연은 뛰어난 말솜씨로 주목을 받은 스타였고, 20년간 수많은 프로그램의 MC로 활약하며 내공을 쌓아 온 진행자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얼굴 발굴에 부담을 느끼는 방송사라면 이승연만큼 확실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카드도 드물다. 위험부담이 큰 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은 것이다.

이렇듯 이승연의 복귀 이유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덕분에 좋든 싫든 대중은 이승연을 다시 TV에서 보게 됐고, 이승연 또한 다사다난한 연예 생활을 이어갈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됐다. 진행자로서 가지고 있는 장점과 탁월한 재능이 다시금 이승연을 우뚝 일으켜 세운 것이다.

다만, 그저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더 이상 그가 사건사고에 연루되지 않고 성실하게 연예계 생활을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불멸의 이승연'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이제 그만 나올 때가 됐다. 그것이 그를 마지막으로 다시 받아 준 시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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