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시연.

배우 박시연. ⓒ 디딤531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아이를 지키려는 모성과 바닥에서부터 올라가려 하는 한 앵커의 고군분투'. 이 부분에서 그는 결단을 했다. 그간 자숙의 시간을 보내던 박시연이 TV조선 드라마 <최고의 결혼>으로 돌아온 이유다.

연예인, 혹은 유명인일수록 각종 사고와 루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게 운명일지 모른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가느냐다. 2013년 일명 프로포폴 투약 문제로 법정에 섰던 박시연은 "결국은 작품으로 인사를 드려야 한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복귀에 대해 박시연은 주저 없이 사과의 말부터 전했다. 스스로도 "벌써? 시기적으로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대본을 보는 순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는 게 천상 배우였다.

"만약 작품이 법정 드라마였으면 용기를 못 냈을 거예요. 모성애를 갖고,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앵커의 모습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어요. 총애를 받던 앵커가 본의 아니게 임신을 하고 비혼모로 살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제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죠. 일부러 제게 이 작품을 제안하신 건가 싶을 정도였어요."

"대중 앞에 서기까지 고민했던 건 딱 두 가지"

 배우 박시연

"막연하게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아이가 생기니 삶의 목표가 분명해지더라고요. 자랑스럽지는 못해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자는 것이에요." ⓒ 디딤531


법정 공방에 접어들면서 박시연은 모든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육아에 전념했다. "실수는 했지만 열심히 진정성을 갖고 사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면서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복귀에 대해 고민했던 건 시기의 문제와 우리 딸, 딱 두 가지였어요. 딸이 옹알이를 하다가 한 달 전부터 '엄마'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출산 때와 또 다른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수년이 지나면 아마 딸은 엄마가 뭐하는 사람인지 알 텐데 그때 딸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엄마이고 싶었어요.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말이죠."

스타 배우로 승승장구하다 가정을 꾸린 것도 큰 결심이었을 터.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박시연은 "막연하게나마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었고, 평범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최고의 결혼>에서 비혼모 앵커를 맡겠다고 한 직후 박시연은 지인인 유경미 아나운서를 만나 약 한 달 동안 교습을 받았다. 제안이 들어오고 출연을 결심한 뒤 촬영까지 준비할 시간이 1개월 남짓이었니 꼬박 연습했다고 할 수 있겠다.

"연애할 때는 매번 결혼하면 어떨까 상상하곤 했어요. 근데 연애와 달리 결혼은 현실이더라고요. 남편이 가정적이라 다행이지만 초반엔 서로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그러다 아이를 낳으니 행복한 삶은 곧 평범한 삶이란 걸 다시 깨달았어요. 막연하게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아이가 생기니 삶의 목표가 분명해지더라고요. 자랑스럽지는 못해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자는 것이에요. 그러다 보니 작품을 임하는 태도나 시선도 달라졌죠. <최고의 결혼>이 그런 점에서 제 마음에 다가왔어요."

"감히 용기를 냈으니...진심을 봐주시길"

 배우 박시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금 제가 진짜로 이 일을 원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공기나 물처럼 평소엔 소중한 줄 몰랐던 존재들에 감사하게 된 거예요. 초심과는 다른 또 다른 깨달음이죠. 생각보다 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어요." ⓒ 디딤531


짧다면 짧고 길다하면 길 자숙의 시간 동안 육아 말고 박시연을 채운 또 하나의 활동이 있다. 독거노인 방문과 불우이웃을 위한 바자회 등으로 교감을 해왔던 것이다. 급한 수술이 필요한 아이를 위해 돈을 기부하기도 했고, 임신 직후부터는 미혼모 센터에 기저귀, 분유, 생필품 등을 정기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런 봉사는 사실 수 년 전부터 박시연이 스스로 계획해 행동에 옮겨왔던 일이다. <오마이스타>는 2013년 겨울 무렵 동행 취재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자숙하면서) 마음은 당연히 힘들었죠. 제가 한 실수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에 겸허하게 받아들였어요. 물론 되돌리고 싶지만 이미 일어났고, 돌이킬 수 없으니까요. 그와 별개로 봉사는 전부터 했고 굳이 언론에 알릴 필요가 없었기에 당연히 하는 거였고요. 다행히도 엄마이자 부인으로, 그리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달려온 제 삶을 돌아볼 시간도 생겼어요. 힘들어하며 보낼 수도 있겠지만 약이 되는 시간으로 쓰고 싶었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와 미국에서 영화 작업을 하기까지 앞만 보며 달렸어요. 2004년 중국에 나간 것도 혼자 결정했고,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를 때였죠.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금 제가 진짜로 이 일을 원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공기나 물처럼 평소엔 소중한 줄 몰랐던 존재들에 감사하게 된 거예요. 초심과는 다른 또 다른 깨달음이죠. 생각보다 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어요."

박시연의 선택을 존중하며 용기를 가지라고 했던 남편과 "너무 금방 인생의 정점을 찍지 말라"고 했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이경희 작가의 말이 지금의 그를 버티게 한 힘이었다. 잠시 삐끗하거나 쉴지라도 100년의 인생에서 바라보면 잠깐의 아픔일 뿐이다. 박시연은 "진심을 갖고 노력하면서 발전해가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하고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게 진짜 복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인터뷰를 마치려던 중에 박시연은 조용히 입을 뗐다. "실수로 팬분들을 실망시킨 건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감히 용기를 냈으니 개인 박시연을 너머 <최고의 결혼>이라는 작품으로 진심을 전할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음을 담아 박시연이 손을 내밀었다. 보다 더 성숙해진 그녀를 기대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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