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빌리 로러 역의 배우 이충주. ⓒ CJ E&M


지난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빌리 로러 역으로 관객들과 만난 이후 다시 같은 역할로 돌아온 뮤지컬 배우 이충주(29). 지난해 탭댄스를 배우다가 아킬레스염이 생길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던 그가 다시 한 번 화려한 탭댄스 실력을 선보이게 됐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뮤지컬의 본 고장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의 배우가 역경을 딛고 새로운 스타로 탄생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1996년 국내 초연 후 무려 18년째 꾸준히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이충주를 비롯해 박해미, 남경주, 전예지, 최우리, 홍지민, 김영호 등의 스타들이 무대를 빛낸다.

"똑같은 작품을 두 번 해보는 건 처음이에요. 작년보다 더 잘 하고 싶고, 좀 더 다르게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작년에는 저에게 주어진 것을 해내는 것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여유가 없었죠. 그런데 다시 하게 되니까 전체적으로 극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어디에 뭘 넣을지 다시 고민도 하게 되고요. 지난해에는 무조건 내가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 똘똘 뭉쳤었는데 지금은 마음의 여유는 더 있는 것 같아요."

"지난해보다 어려운 탭댄스 동작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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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드웨이 42번가' 이충주 "이번에는 고난이도의 탭댄스도 살짝살짝 선을 보입니다. 지난해보다 좀더 어려운 탭 동작을 배웠어요." ⓒ CJ E&M


브로드웨이의 잘 나가는 뮤지컬 스타 빌리 로러 역을 맡은 이충주는 확실히 지난해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모습으로 무대를 활보한다. 성악과 출신답게 안정적이면서도 수려한 가창실력을 뽐내는 것은 물론, 탭댄스를 출 때도 훨씬 더 리드미컬하면서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템포가 돋보인다.

"지난해보다 탭댄스 실력이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힘이 좀 풀렸을 것 같아요. 어쨌든 작년에 1년 가까이 탭댄스를 췄으니까요. 이번에는 일반 관객들은 잘 모르겠지만 고난이도의 탭댄스도 살짝살짝 선을 보입니다. 지난해보다 좀 더 어려운 탭 동작을 배웠어요."

<브로드웨이42번가>는 화려한 비트와 경쾌한 탭댄스, 스펙터클한 군무로 관객들에게 시원한 무대를 선사한다. 1막의 대부분은 이충주의 현란한 탭댄스 실력이 주로 관객들의 시선을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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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충주는 지난해와 달리 새로운 얼굴들과 호흡을 맞춘다. 줄리안 마쉬 역할에 배우 김영호, 그리고 페기 소어 역에 최우리와 호흡을 맞추는 것. ⓒ CJ E&M


올해 이충주는 지난해와 달리 새로운 얼굴들과 호흡을 맞춘다. 줄리안 마쉬 역의 배우 김영호, 그리고 페기 소여 역의 최우리와 호흡을 맞추는 것.

"김영호 선배님이 너무 잘 해주세요. 선배님이 딸만 셋이라 '너 내 아들해라'라고 하셔서 저도 아버지라고 부르고요. 공연이 아닌 날에도 자주 만나서 커피도 한잔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요. 헬스장에서 운동도 같이 하고 있어요. 가식 없이 솔직하게 선배님들에게 다가가는 편인데, 그런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최)우리 누나는 이번 공연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저도 지난해 처음 탭댄스를 배울 때 엄청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우리 누나가 힘들게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마음이 힘들더라고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시골에서 올라온 페기 소여가 뮤지컬 스타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쇼뮤지컬이다. 빌리 로러는 페기 소여가 처음 나타날 때부터 호감을 보이는 등 미묘하게 설레는 분위기가 연출되지만, 두 사람의 본격적인 멜로 라인은 드러나지는 않는다.

"가끔 팬분들도 '빌리랑 패기랑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건데?' 하고 물어봐요. 사실 지난해에 저도 빌리랑 패기가 어떤 사이일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대본에는 표현돼 있는 게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브로드웨이에서 잘 나가는 스타 빌리로만 보여주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렇게 정하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브로드웨이 42번가>, 불러준다면 언제나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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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42번가>가 계속 불러주면 몸이 되고 춤이 되는 한 계속 하고 싶어요. 제가 있게 해준 작품이니까요" ⓒ CJ E&M


지난해보다 훨씬 더 생기와 자신감이 넘쳤던 배우 이충주는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계속 불러주면 몸이 되고 춤이 되는 한 계속 하고 싶다"며 "사실 요즘 대한민국 뮤지컬의 추세가 쇼뮤지컬이 아니고, 빌리는 뭔가 확고한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가 아닌데다가,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내가 있게 해준 작품이니까 언제든 함께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충주는 8월 22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더 데빌>에도 캐스팅 돼 연습에 한창이다.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록뮤지컬 <더 데빌>은 악마와 돌이킬 수 없는 거래를 한 존 파우스트와 그를 파멸로 몰아가는 X, 그리고 존의 사랑하는 여인 그레첸의 이야기를 록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저는 악마 X 역할을 맡았어요. 마이클 리, 한지상 등 대한민국 최정상의 배우들이 출연하시는데 옆에서 보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어요. <헤드윅>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대표적 록 뮤지컬을 연출한 이지나 연출님이 <더 데빌>을 맡으셔서 최고의 분들 틈에서 제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작품이죠. 많이 배워서 이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관객들에게도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충주의 한결같은 바람은 "관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올 한해 <디셈버> <브로드웨이 42번가> <더 데빌>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하는 이충주는 "올해 휴가는 없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브로드웨이 42번가 이충주 김영호 최우리 더 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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