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이게 다 '사랑'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KBS 2TV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 속 인물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품은 사랑 때문에 누군가를 죽이고, 누구보다 강해지려고 하며, 나아가 세상을 바꾸려 한다. 그 사랑이 충돌하면서 빚어내는 갈등, 그것이 <조선총잡이>를 만드는 또 하나의 중심축이다.

22일 충남 부여군 서동요 세트장에서 만난 <조선총잡이> 배우들에게 물어봐야 했던 것도, 그래서 '사랑'이었다.

전혜빈 "'로미오와 줄리엣' 속 줄리엣 된 것 같다"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전혜빈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전혜빈 ⓒ KBS


배우 전혜빈이 연기하는 최혜원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보부상단의 여접장. 생전 누구를 사랑할 것 같지 않던 그의 마음에 들어선 것은 일본인 한조로 변장한 박윤강(이준기 분)이다. 하지만 박윤강과 최혜원의 아버지 최원신(유오성 분)은 과거의 악연이 얽힌 사이. 이를 두고 전혜빈은 "아버지(유오성 분)와 박윤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나도 판단하기 어렵다"며 "나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최혜원은 평생 자신만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아버지 최원신을 향한 사랑과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에 불꽃을 댕긴 박윤강을 향한 사랑 사이에서 고심할 전망이다. 특히 시놉시스 상에는 있었지만 아직 등장하지 않았던 최혜원과 최원신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그의 고민은 더욱 무게를 더한다.

이를 두고 "내가 <로미오와 줄리엣> 속 줄리엣이 된 것 같다"고 말한 전혜빈은 "원수 사이에 사랑이 생긴 것 자체가 가슴 아픈데, 로맨틱하다 생각하지만 과거의 아픔을 생각하면 또 (박윤강을 향한) 사랑을 선택하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앞으로 아버지나 수인(남상미 분)과의 관계도 팽팽해질 것"이라며 앞으로의 전개를 예고했다.

유오성 "최원신은 딸 향한 사랑 하나로 모든 걸 헤쳐온 인물"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유오성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유오성 ⓒ KBS


수구세력의 수하가 되어 개화세력에게 총구를 겨누는 냉혈한 최원신도 딸 최혜원에게는 한없이 자상하고 따뜻하다. '어느 누구의 말도 믿지 않는다'는 그지만,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것도 바로 딸 최혜원이다.

최원신 역의 배우 유오성은 "상대방에 비해 악한 인물로 보일 뿐, 나름대로 최원신도 자신의 인생을 절박하게 살아오고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딸 바보' 최원신의 내리사랑은 계속될 전망. "최원신은 딸을 향한 사랑 하나만 갖고 모든 걸 헤쳐 나간다"고 전한 유오성은 "앞으로 모두가 나를 적으로 돌려도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딸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딸을 지키기 위한 '싸움'도 계속된다. 초반 최재성(박진한 역)과 함께 강렬한 액션신을 선보였던 유오성은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대본을 보니 그건 예비고사였다"며 "더한 것들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오성은 "총으로 액션을 하려면 단순히 저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상대를 향한 감정도 실어야 한다"며 "좀 더 집중력을 요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주완 "김호경, 아버지 위해 세상에 반기 드는 인물"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한주완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한주완 ⓒ KBS


초반 크게 활약하지 못했던 김호경(한주완 분)은 드디어 8회에서 아버지인 영의정 김병제(안석환 분)와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구세력의 거두인 아버지를 향해 '아버지도 나에게 그렇게 자랑스러운 인물은 아니다'라고 일갈하는 아들은 기실, 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품고 있다는 게 한주완의 해석이었다.

"결국 아버지의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이라 생각했어요. 호경이 세상을 개혁하려는 것도 그 지점에서 겹치고요. 신분제가 당연했던 세상에서 어머니를 면천시켜주고 서출임에도 호경을 다른 자식들과 똑같이 교육시켜 주셨던, 정의로웠던 아버지가 비겁해질 수밖에 없게 된 모순된 세상에 반기를 드는 거죠. 겉으론 수구세력인 아버지에게 반기를 드는 것 같지만 결국 그건 아버지를 비겁하게 만든 세상에 반기를 드는 거예요."

한주완은 이날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세상을 바꾼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냥 사랑하며 사는 게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게 아닐까"라는 한주완의 말은 현장에선 웃음을 자아냈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시사점을 가진 말이기도 했다.

이어 한주완은 "전쟁도 결국은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며 "그것이 참 좋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강력하고 간단한 개혁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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