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마스터셰프 코리아3>의 심사위원 (왼쪽부터) 김훈이, 노희영, 강레오.

올리브 <마스터셰프 코리아3>의 심사위원 (왼쪽부터) 김훈이, 노희영, 강레오.ⓒ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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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마스터셰프 코리아 3>(이하 <마셰코3>) 가 첫 방송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되었다. 7천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던 <마셰코3>에는 이제 7명만 남아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마셰코3>의 서바이벌이 후반부에 돌입했음에도 시청자의 반응은 영 미적지근하다. 비슷한 시기에 최고 시청률 2%를 돌파했던 시즌2와 달리 이번 시즌의 시청률은 1%대에 멈춰 있고, 인터넷상에선 블로그 방문자를 늘리기 위한 조리법의 '복붙(복사+붙여넣기)' 포스팅을 제외하면 긍정적인 글은커녕 부정적인 감상평조차 찾기 어렵다. '전 국민 요리 서바이벌'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할 정도의 무관심이다.

<마셰코3>의 부진을 초래한 주범은 무엇일까. 이전 두 시즌에 비해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부족한 도전자들의 잘못일까? 아니면 부트캠프에서 옥석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한 심사위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이는 모두 부차적일 뿐,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지금 <마셰코3>는 매회 기획부터 완전히 엇나가 있다.

마케팅 활용해 꿀맛 본 CJ, 시즌3에서 더 공격적으로

잠깐 <마셰코>가 태어나던 때로 되돌아가 보자. 2012년 <마셰코> 시즌1은 영국 BBC < MasterChef(마스터셰프) > 시리즈의 포맷을 정식 수입하여 만들었다. 40개가 넘는 국가에서 제작, 방영되는 동안 충분한 검증을 받은 포맷이었으니, 애초에 <마셰코>는 실패할 위험이 적은 프로젝트였다.

올리브는 < MasterChef >의 오리지널 포맷을 충실히 따랐고, 예상대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심사위원의 거침없는 독설에 귀를 기울이고, 일반인 출연자의 꾸미지 않은 처절함에 공감했다. 또 도전자들의 창의적인 요리를 방송에서 간접적으로 즐기고 나면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조리법을 따라 하기도 했다.

올리브의 모기업인 CJ는 <마셰코>의 이런 포맷을 자사 마케팅에 활용했다. 방송에서 도전자들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노출하고, 홈페이지의 우승자 조리법에 상품 소개를 같이 실어 시청자에게 '이 제품으로 당신도 쉽게 마스터셰프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셰코3> 8회에는 커피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를 만드는 미션이 주어졌다.

<마셰코3> 8회에는 커피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를 만드는 미션이 주어졌다.ⓒ CJ E&M


실제로 CJ 제일제당의 육수명가는 <마셰코2>의 조리법 덕에 2013년 6월 전월 대비 250%의 매출 증가 효과를 보기도 했다. 또 TV 속 도전자의 요리를 아예 외식 시장으로 가져와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는데, 시즌1의 팀 미션에 등장한 스테이크는 CJ 푸드빌의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한정 메뉴로 출시되어 첫날에만 2000접시가 팔렸다. 시즌2 준우승자 김태형의 조리법을 활용한 뚜레쥬르 베이커리의 '순호박 시리즈'는 같은 시기에 출시된 일반 신제품과 비교했을 때 2배의 매출을 올렸다.

<마셰코> 시리즈의 성공과 함께 미디어 커머스의 꿀맛을 본 CJ는 <마셰코3>에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첫 미스터리 박스 미션이 나온 이후, 제작진은 거의 매회 메인 미션과 탈락 미션 중 한 번은 꼭 계열사 제품을 미션 주제로 제공했다. 이제 CJ 계열사의 제품은 단순히 팬트리나 조리대에서 잠깐 비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미션의 주인공으로 존재감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프로그램에서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원래의 기획의도를 해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신선식품이나 테마를 주제 삼던 기존 미션에 비해, 완제품을 주재료로 삼는 미션에선 자연히 도전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제한을 받게 된다. 결국 이들이 내놓는 요리는 창의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심사자 입장에서도 요리를 통해 도전자의 실력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워 보인다.

매 회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시청자도 도전자의 요리에 기대감을 잃고 더는 그들의 창작 과정에 집중하지 않게 되었다. 자사 제품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한 기획이 정작 '최고급 시설의 마스터셰프 키친에서 도전자들이 다채로운 요리를 보여준다'는 프로그램 본래의 목적을 잃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프로그램의 본래 목적을 희생한 만큼의 광고 효과는 있는 것일까? 이전 시즌부터 계속 <마셰코> 시리즈의 광고에 노출되어 있던 시청자에겐 이미 상당한 수준의 피로도가 쌓여 있었다. 이 상태에서 시즌3와 같이 노골적인 수준의 마케팅은 피로도를 극으로 끌어 올려 광고 본연의 효과를 상실하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봐야 한다. 결국 <마셰코3>는 프로그램의 원래 목적도, 부가 효과도 다 잃은 셈이다.

앞선 시즌에서 올리브와 CJ 그룹은 검증받은 TV 프로그램의 포맷에 마케팅을 결합한 윈-윈 전략을 성공하게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프로그램이 정체성을 지킨 상태로 마케팅이 이를 보조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마셰코3>는 기획 의도와 마케팅의 주객전도로 시청자도 잃고, 잠재적 소비자도 잃었다. 제작진이 지금이라도 프로그램의 중심을 다시 잡지 못한다면, 많은 노력과 자본으로 들여온 <마셰코> 시리즈도 세 번째 시즌을 끝으로 폐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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