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시스터즈

미미시스터즈ⓒ 프럼찰리레이블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후텁지근한 어느날, 홍대의 한 카페에 들어서자 한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짧은 머리에 화이트 셔츠, 쇼트 팬츠를 입은 보이시한 느낌의 이 여성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빨간 립스틱은 바르지 않았지만, 대번에 그룹 미미시스터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뒤이어 또 다른 여성이 등장했다. 긴 머리의 그녀 역시 선글라스로 포인트를 줬다. 미러 선글라스를 쓴 두 여자 앞에 앉으니, 보이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었다.

"복제인간 쌍둥이 같다고? 멋진 언니로 봐주세요"

 미미시스터즈

미미시스터즈ⓒ 프럼찰리레이블


지난 2011년, 1집 <미안하지만...이건 전설이 될 거야> 이후 3년여 만이다. 1집이 그룹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독립한 두 사람이 하세가와 요헤이, 김창완, 윤병주, 로다운 30, 크라잉넛, 서울전자음악단 등 "형님"들의 힘을 빌려서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면, 10곡이 담긴 2집 <어머, 사람 잘못 보셨어요>는 미미시스터즈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했다.

2집의 프로듀싱은 이병훈이 맡았다. "1집에도 우리가 만든 곡이 있었지만,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의 이름에 가린 부분이 있다"고 털어놓은 큰 미미는 "이번에는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를 과감하고 솔직하게 던지려고 했다"면서 "미미시스터즈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지향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멋있는 언니'이자 '솔직한 여성'이었다.

"이전에는 다가가기 힘든 복제인간 쌍둥이 같은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터놓을 수 있었으면 했다. 공감대를 넓히고 싶었던 거다. 예전에는 많은 분이 부축해줬다면, 이번에는 '이게 미미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앨범에서 사랑 이야기를 주로 했는데 솔직하게, 가감 없이 터뜨릴 수 있는 '언니'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스타일, 퍼포먼스의 바탕은 음악...기반 다져야죠"

 미미시스터즈 큰미미

미미시스터즈 큰미미ⓒ 프럼찰리레이블


음악의 소비 형태가 싱글 위주로 흘러가는 현실에서 미미시스터즈도 고민을 했다. 정규 앨범이 아깝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티스트의 로망은 전곡이 좋은 앨범"이라고 했다. 아티스트보다는 퍼포머로 주목받았던 미미시스터즈는 "어떤 스타일, 퍼포먼스를 하건 바탕은 음악"이라면서 "우리는 그 기반이 약했던 것 같다. 이제는 좀 더 음악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1집을 발표하고, 다음 앨범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열정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음악극 <시스터즈를 찾아서>였다. 지난 2013년 선보였던 이 음악극은 두 미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기를 주고받으면서 음악극을 완성한 뒤, 미미시스터즈는 '다음 앨범을 낼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서로를 한층 더 이해했기에 다시 힘을 내서 한발 내디딜 수 있었다.

"'어제의 해바라기 씨'의 앞부분 가사는 작은 미미가 쓰고, 뒷부분은 내가 썼다. 마치 한 사람이 쓴 것처럼 묘하게 잘 어울리는 가사가 나왔다. 신기했다. 녹음 전까지 어떻게 불러야 할지 긴장을 참 많이 했다. 반면 녹음 과정은 '배시시'가 재밌었다. (밴드) 옥상달빛한테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곡이다.(웃음) 고민하다가 웃으면서 불렀는데 다행히 사랑스럽고 예쁜 느낌이 나더라."

언니들의 '폭풍 수다'..."둘이라서 진짜 다행이다"

 미미시스터즈 작은미미

미미시스터즈 작은미미ⓒ 프럼찰리레이블


뭔지 모르게 비밀스러운 이미지였던 미미시스터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치 동네 언니들과 수다를 떠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두운 곳에서도 선글라스를 끼고 다닌 탓에 시력은 나빠졌고, 이 때문에 렌즈도 끼는 두 사람에게는 사람 좋아하고 술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이들은 이제 애증의 단계를 넘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사이가 되었다.

친구이자 동료인 두 사람은 "1집이 대중적으로 어필하지 못했을 때(기자 주-이후 '흥행에 실패했을 때'라고 표현했다) 사실은 책임감이나 좌절감이 굉장히 심했는데 그걸 같이 겪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고백했다. '너 때문에' 대신 '둘이라서 진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이제는 조금씩 서로의 감성을 채워가면서 하나가 되고 있다는 두 사람은 점점 단단해지고 있었다.

"이번 앨범에서 바라는 건 히트곡 하나다. 라이브 무대에서도 좀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거다. 일단 클럽 공연부터 시작한다. 오는 19일 클럽 빵에서 라이브를 하고, 8월 2일에는 펜타포트록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단독 공연은 그 이후가 될 거다. 이전에는 밴드와 함께했는데 이번에는 플로어 탐을 친다. '웃기는' 아니고 '재밌는' 사람들로 느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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