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인디]는 <오마이스타>와 서교음악자치회(회장 이준상)가 손잡고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는 연재 기사입니다. 지난 2008년 시작된 서교음악자치회는 120여 밴드와 아티스트가 소속된 50여 개의 레이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는 EBS <스페이스 공감>의 편성 축소 논란이 불거지자, 서교음악자치회는 지난 1월 관련 단체들과 연계해 홍대 일대 공연장에서 <'공감'하고 싶어요>라는 릴레이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오마이인디]를 통해 우직하게 자신들의 음악을 추구하고 있는 인디 뮤지션들을 만나보시죠. [편집자말]

 밴드 폰부스

밴드 폰부스 ⓒ 트리퍼사운드


밴드 폰부스는 지난 2005년에 결성해 2009년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10년 가까이 팀을 유지하고 있는 폰부스는 스스로를 "의리로, 록으로 똘똘 뭉친, 평균 나이 29.8세 록큰롤 밴드"라고 소개했다. 최근 3집을 발표한 폰부스를 만나봤다.

- 최근 3집을 발매했는데 자랑 좀 해주세요.
"군 복무로 인한 휴식기 덕분에 쌓여있던 명곡을 마음껏 담은 앨범입니다. 한 곡 한 곡 좋은 사운드를 내고 공감하며 따라부를 수 있는 곡을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작업했습니다."(김태우)
"전자음 등 기계로 만들어낸 소리보다는 본질에 가까운 기타 록 사운드에 충실한 앨범입니다. 껍데기가 화려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알맹이가 있는 음악으로 가득 찼어요."(이상민)
"'인디 밴드가 3집 내긴 힘들다'고 하는데 일단 자부심이 생깁니다. 다른 록 밴드와는 다르게 드럼의 역할이 크고요.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최민석)
"3년 만에 나와서인지 이전 앨범보다 저희의 고민을 더 깊게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밴드의 경력이 '낡음'이 아닌 '성숙함'으로 표현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박한)
"전자음의 홍수 속에 야생의 록 음악을 기대하신 분들에게는 오랜만에 비치는 햇살 같은 음반일 것 같아요. 전작도 그랬지만 한 음, 한 박자 공들여서 만들었습니다. 부담도 많았지만 후회 없이 만들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홍광선)

- 앨범에 대한 반응은 어떤 것 같나요?
"모든 곡이 좋다고 하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확실히 이전보다 좋은 반응인 것 같습니다."(김태우)
"사실 아는 사람한테 들려주면 좋다는 얘기밖에 안하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나쁜 소리는 듣지 않았으니 좋은 게 틀림없는 듯하네요."(최민석)
"인디신 자체의 변화도 있었고, 인디신을 사랑하는 분들 또한 많은 변화가 있어서인지 이전 앨범보다 더 적극적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소비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직 앨범이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가시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반응이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박한)
"전작에 비해 오히려 날이 무뎌졌다는 평도 들었는데 천방지축 날뛰는 음악이 아니라 성숙해졌다는 의미로 들리네요. 엄청난 명반은 아니지만 평타 이상이라는 평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안타깝네요. 우리는 이게 명반이라고 생각하는데.(우는 척)"(홍광선)

 밴드 폰부스

밴드 폰부스 ⓒ 트리퍼사운드


- 1, 2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요?
"1집 때는 패기로 '이것이 록큰롤이다!'하는 느낌이었고, 2집 때는 군복무를 앞둔 초조함이 앞섰다면, 3집은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김태우)
"4년 간 여러 가지 경험을 해서인지 20대 중반 때와는 조금 다른 감정으로 제작했습니다. 1, 2집이 분노나 패기였다면, 이번에는 다른 이들의 감정을 느끼고 공유하는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멜로디에 중점을 뒀고,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내고자 했습니다."(이상민)
"무엇인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1집에 담긴 쾌활하고 신나던 곡을 3집에서는 많이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우리가 표현하는 멜로디나 메시지가 점점 무게를 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박한)
"아무래도 보컬이다 보니 노래하는 스킬이나 감정을 싣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번엔 작업하면서 디테일하게 감정이나 멜로디 등을 살리면서 부르게 된 것 같아요"(홍광선)

- 최근 전자음악이 상당히 유행하고 있는데 기타록을 고집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트렌드를 따라가보려고 시도도 하고, 공부도 했지만 기계와 안 친하다 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남들 다 하는 걸 우리가 할 필요가 있을까' 샆어서 잘 다루는 기타를 메인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런 고집이 폰부스다운 음악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김태우)
"전자음악도 좋아하고 많이 듣는데 금방 질리더라구요. 좀 더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건 역시 본질에 가까운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이상민)
"개인적으로 기계적인 사운드를 굉장히 싫어해요. 사실 기계음을 넣을만한 곡도 없었고요. 저는 제가 낼 수 있는 소리만 신뢰합니다."(최민석)
"윈도우 포맷하는 것도 낑낑거리는데 화려한 전자음이라뇨. 말도 안 됩니다. 통기타 한대로 뚱땅거려서 만드는 방법을 고집합니다. 그것밖에 못해요, 아니 그게 좋아요.(웃음)"(홍광선)

 폰부스의 3집 커버

폰부스의 3집 커버 ⓒ 트리퍼사운드


- 커버가 독특한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앨범 제목인 'Wonder', 궁금함과 놀라움을 음악으로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귀를 콜라쥬 기법으로 표현했습니다. 한 가지 색깔에만 치우치지 않고 여러 가지 이야기와 스타일의 음악을 받아들여 만들어진 폰부스의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하는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김태우)
"음악을 듣는 귀와 그 옆면의 '?' 이미지를 강조해 'Wonder'라는 제목의 '궁금하다'와 '경이로움'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자 했습니다."(박한)

- 타이틀곡 '재클린'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힘든 점은 없었나요.
"1, 2집 때는 야외에서 추운 날씨에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실내라서 편하게 찍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온몸에 페인트가 묻으면서 고생도 시작됐습니다. 그래도 먼 곳까지 온 팬들도 같이 즐겨주셨고, 무엇보다 좋은 그림이 나와서 기분이 좋습니다."(김태우)
"1집부터 시작해서 뮤직비디오 촬영은 몸이 잔뜩 고생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고생한 만큼 그림이 멋지게 나와서 보람있었습니다."(최민석)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독특한 콘셉트라 힘이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영상이 나와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팬들이 직접 물감을 뿌리거나 한 점은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박한)
"집 근처 지하연습실에서 찍어서 편하고 재밌었습니다. 집 근처에 팬들도 있고 밴드도 있고 저희 음악도 있고 게다가 비디오 촬영이라니! 살면서 이렇게 공식적으로 망가지는 날이 몇 번이나 있을까요? 다음 촬영도 이러려나.."(홍광선)

- 1집도 내기 전에 해외 공연을 종종 다녀왔잖아요?
"인터넷으로 해외 프로모터들을 검색해서 메일을 보내고 음악을 들려줬죠. 그랬더니 태국, 대만, 일본 등에서 초청해주셨습니다. 저희만의 해외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으니, 앞으로 다시 해외 공연을 시도해보려구요."(이상민)
"상민이와 제가 주도해서 많이 접촉했습니다. 전 세계의 레이블, 공연기획사, 클럽등 300여 군데에 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고 계약서를 썼죠. 그런데 왜 정규 앨범을 내니까 이런 복이 달아났는지 안타깝네요. 계속 시도하고 도전할 생각입니다."(홍광선)

 밴드 폰부스

밴드 폰부스 ⓒ 트리퍼사운드


- 공연이나 연습이 없는 날은 뭐하고 지내나요?
"학교를 다니거나 회사에 가거나 아르바이트를 하죠. 개인적으로 글을 좀 쓰기도 합니다."(박한)
"음악 학원에서 드럼을 가르치고 있어요. 예전에는 게임밖에 안했는데 요샌 별로 흥미가 없고, 좋아하는 드러머들의 영상을 찾아보곤 합니다."(최민석)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콘텐츠에도 관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이상민)

"예전엔 뭘 하던 같이 붙어서 놀러 다녔는데, 요즘은 각자의 일을 합니다. 학교를 다니는 멤버도 있고 회사를 가는 멤버도 있고 다른 음악 작업을 하는 멤버도 있습니다."(김태우)
"집에 있는 개 두 마리와 산책하기도 하고, 집안 청소를 열심히 합니다. 딴따라 아들이 할 수 있는건 청소, 빨래, 설거지 뿐이에요. 하하."(홍광선)

- 팬들과 꼭 해보고 싶은 이벤트가 있다면요.
"팬들과 하는 공연 하나 하나가 모두 이벤트처럼 특별합니다. 하하. 오래 된 팬들과 함께 놀러가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박한)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은데, 그럴 리는 없겠지만 팬들이 우리 곡으로 경연을 해서 점수를 주고....재미있을 것 같네요."(최민석)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1박 2일 캠핑을 하고 싶습니다. 시야가 트인 넓은 곳에서 공연하고 술도 마시고 음식도 같이 해먹고요. 물론 안주는 치느님으로."(김태우)
"팬 1000명과 치킨파티를 하고싶어요. 물론 저희가 다 쏠 거죠. 앨범 만 장 팔리면 치킨 1000마리 쏩니다."(홍광선)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5월 24일에 클럽FF에서 단독 공연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더 큰 공연장에서 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다음 단독 공연 때는 더 큰 무대에서 더 멋진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김태우)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싶고, 그렇게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겁니다. 공연도 많이 하고요."(이상민)
"5월 단독 공연을 무사히 마쳤어요. 밴드 생활을 하면서 선물 다발을 처음 받아봤어요. 많은 분들의 떼창이 아직도 귀에 맴돌 정도네요. 더 멋진 단독 공연을 준비하고, 앨범 홍보를 위해 많은 공연에 참여할 것입니다.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박한)


폰부스 오마이인디 트리퍼사운드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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