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잉인더레인 돈 록우드를 연기하는 슈퍼주니어 규현

▲ 싱잉인더레인 돈 록우드를 연기하는 슈퍼주니어 규현 ⓒ ㈜에스엠컬처앤콘텐츠


최근 종영된 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의 제목은 1952년에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 제목 <사랑은 비를 타고>에 톡톡히 빚을 지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싱잉인더레인>은 <사랑은 비를 타고>를 뮤지컬로 만든 무비컬이다.

<싱잉인더레인>에서 중요한 건 영화 장르의 패러다임이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급변하는 시기 가운데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남자주인공 돈 록우드의 생존담이라는 점이다. 돈 록우드는 무성영화의 아이콘으로 불릴 정도로 당대의 톱스타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던 무성영화의 전성기는 경쟁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가 유성 영화 <재즈 싱어>을 히트시킴으로 무성영화의 철옹성은 급격하게 힘을 잃는다.

뮤지컬 속 <재즈 싱어>의 대성공은, 관객으로 하여금 최초의 유성영화가 극중에 등장하는 <재즈싱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줌으로 뮤지컬을 통해 영화의 역사를 관객에게 가르쳐주기도 한다. 만일 돈 록우드가 무성영화의 패러다임에 갇혀 유성영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그는 영화 <아티스트>의 조지처럼 톱스타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었을 터. 돈 록우드가 무성영화에 이어 유성영화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그가 조지처럼 급변하는 패러다임에 뒤처지지 않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음을 방증한다.

싱잉인더레인 에서 캐시를 연기하는 소녀시대 써니

▲ 싱잉인더레인 에서 캐시를 연기하는 소녀시대 써니 ⓒ ㈜에스엠컬처앤콘텐츠


돈 록우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영화 패러다임에 훌륭하게 적응한 무비스타라면 천상지희 선데이가 연기하는 리나는 돈 록우드와는 반대의 운명을 겪는 비운의 캐릭터다. 뮤지컬에서 큰 웃음을 제공하는 이는 리나다. 고양이 울음소리와 아기 소리를 섞어놓은 듯한 리나의 목소리는 리나가 등장할 때마다 관객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는 일등공신이다. 동시에 리나가 무성영화에서는 외모로 어필할 수 있지만 그의 끔찍한 목소리로 말미암아 유성영화에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날 수밖에 없음을 돈 록우드와 대조하여 보여주고 있다.

돈 록우드가 유성영화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데 기여한 사람은 돈 록우드의 절친인 코스모의 공도 있지만, 최수진이 연기하는 캐시다. 뮤지컬 속 영화 <결투하는 기사>가 원래 기획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제작되어 대히트를 이룬 일등 공신이 돈 록우드가 아닌 캐시라는 점은, <싱잉인더레인>의 서사가 돈 록우드와 눈이 맞는 캐시의 신데렐라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평강공주' 이야기와 맞아떨어지고 있음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돈 록우드가 캐시를 유명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반대로 캐시가 돈 록우드의 명성을 유성영화 시대에도 도태되지 않게 만들어줌으로, 온달을 장군으로 만든 평강공주처럼 캐시는 사랑하는 남자를 숭자로 만드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싱잉인더레인>은 다른 뮤지컬과는 달리 <아가씨와 건달들>처럼 대사의 분량이 많은 뮤지컬이다. <보로드웨이 42번가>처럼 쇼잉도 많은지라, 무명 시절의 돈 록우드가 얼마만큼 끼 많은 배우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돈 록우드를 연기하는 슈퍼주니어 규현은 절친 코스모와 함께 화려한 탭댄스를 선보인다. 슈퍼주니어 팬이라 해도 규현이 탭댄스를 추는 장면은 보기 힘들었을 터, 규현을 보기 위해 금발머리 백인 관객과 일본인 관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싱잉인더레인 에서 돈 록우드를 연기하는 엑소의 백현

▲ 싱잉인더레인 에서 돈 록우드를 연기하는 엑소의 백현 ⓒ ㈜에스엠컬처앤콘텐츠


영화음악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뮤지컬에 등장하는 여러 음악들이 <사랑은 비를 타고>의 영화음악과 동일하다는 걸 감지할 수 있다. <싱잉인더레인>의 1막은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에 많은 부분을 빚진다. 하지만 2막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가 영화와는 일부 다른 독창적인 재해석을 가하듯 <싱잉인더레인> 역시 분장실에서의 리나의 독백처럼 영화와는 약간 다른 재해석이 가미된다.

<싱잉인더레인>이 <사랑은 비를 타고>를 뮤지컬로 옮긴 무비컬이기에 영화를 기억하는 관객이 공통적으로 손꼽는 명장면은 돈 록우드가 비를 맞으며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일 터, 규현은 이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1막 끝부분에서 무려 15톤의 물이 쏟아지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

규현이 무대에서 비를 맞는 장면은 이게 다가 아니다. 전체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때 앙상블과 더불어 억수처럼 무대 위에서 쏟아지는 물세례를 받으며 한 번 더 흥겨운 춤을 선사하니 온 몸으로 뮤지컬 관객에게 팬 서비스를 하는 셈이다. 최초의 유성 영화가 무슨 영화인가를 공부할 수 있으면서, 규현의 탭댄스와 화려한 수중 쇼라는 일석삼조를 감상할 수 있는 뮤지컬이다. 엑소 팬이라면 당연히 백현이 공연하는 7월 회차를 빼놓지 않고 관람해야 하겠지만 애석하게도 티켓 오픈을 하자마자 3분 만에 매진되었다. 예매에 성공한 관객은 복 있는 관객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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