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저녁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 윤상현 역의 배우 곽희성이 1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1 저녁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 윤상현 역의 배우 곽희성이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비교적 긴 호흡의 일일드라마는 신인 배우의 좋은 등용문이 된다. 최소 6개월 이상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출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데 더없이 좋은 기회니까. KBS 1TV <사랑은 노래를 타고>(이하 <사노타>) 속 윤상현 대표, 배우 곽희성도 바로 그런 경우다. 그 전에도 SBS <결혼의 여신>이나 KBS 단막극 등에 출연했던 그는 <사노타>를 통해 '될성부른 떡잎'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았다.

"일일드라마가 쉽지 않더라고요. 생활 자체가 항상 대본 기다리고, 바로 외우고, 촬영하는 거였으니까요. 처음엔 감독님도 무서웠고, 생각보다 (연기가) 안 돼서 가슴앓이도 많이 했어요. 메이크업 해 주시는 분이 눈썹에 탈모가 생겼다고, 숱이 반이 없어졌다고 하실 정도였다니까요. 어이가 없어서 '다시 나긴 하는 거죠?'라고 여쭤봤더니 연기자에게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한 주 한 주 마다 훅훅 빠져드는 기분이었어요."

6개월여 간 그의 이름이었던 '윤상현'은 여주인공 공들임(다솜 분)을 좋아하게 되면서 사촌지간인 현우(백성현 분)와 갈등을 빚는, 삼각 로맨스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인물이었다. "대본을 보면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집착하고, 둘 사이를 훼방놓는 건가'라는 생각도 했다"는 곽희성은 "아마도 사랑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이 안 보였던 것 같은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현의) 감정이 훨씬 더 깊이 가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내가 부족하다 보니 그보다 표현이 안됐던 것 같다. 그래도 '발연기' 안 한다고 욕먹지 않은 게 다행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번 드라마로 저에 대한 이미지가 '판사집 사촌 윤상현'으로 굳어질까 걱정하지는 않아요. 앞으로 해봐야 할 캐릭터가 많으니까요. 지금보다 더 쌓아가면서 변신할 거고요. 만약 저를 윤상현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해도…그럼 그분들은 적어도 절 아신다는 거잖아요? (웃음) 그만큼 또 그분들에게 다음 작품으로 기억되기 쉽지 않을까요. 그래서 <사노타>는 저에겐 좋은 기회 같아요. 어떻게 상현과 또 다른 모습으로 어필하느냐는, 제 몫이죠."

첼로소년, 배우가 되다..."연기가 좋아 이젠 불안하지 않다"

   KBS1 저녁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 윤상현 역의 배우 곽희성이 1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꿈 없이 살다 보니 괴롭더라고요. '내가 뭘 하고 싶은 거지? 잘하고 싶은 건 뭐지?'라는 생각에 하루는 종이를 꺼내놓고 쭉 적어 봤어요. 결론은 어쨌든 예체능 쪽의 일을 해야겠더라고요."ⓒ 이정민


곽희성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글을 깨우치기도 전부터 음악을 했던 부모님을 따라 자연스럽게 악보를 봤고, 그렇게 접한 첼로는 그의 유년시절의 전부가 됐다. 러시아와 프랑스로 유학을 갔던 것도 음악 때문이었다. 주어진 길에 커다란 의문을 갖지 않고 살아가던 어느 날, 답답함이 밀려왔다. 곽희성은 "첼로도 좋았지만 첼로 때문에 억압받는 느낌도 있었다.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라며 "그렇게 첼로를 관두니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그의 나이 18살에 시작된 '방황'은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의사가 되겠다며 공부도 해 봤고, 하루에 10시간씩 쓰러질 때까지 운동도 해 봤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충동적으로 살았던 때죠. 그때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였는데, 서빙 아르바이트부터 통역 아르바이트까지 안 해본 일도 없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꿈 없이 살다 보니 괴롭더라고요. '내가 뭘 하고 싶은 거지? 잘하고 싶은 건 뭐지?'라는 생각에 하루는 종이를 꺼내놓고 쭉 적어 봤어요. 결론은 어쨌든 예체능 쪽의 일을 해야겠더라고요."

그때까지 안중에도 없었던 '연기자'라는 직업이 그에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처음엔 스스로도 '누가 나 같은 걸 배우로 쓰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어렵사리 찾아낸 꿈을 그저 포기하기엔 "죽을 때 후회할 것 같았다". 결국 20대의 절반을 이 무모한 도전에 쓰기로 했다. 대신 연기와는 상관없는 학과(중앙대 불어불문학과)로 진학하는 것으로 꿈이 좌절됐을 경우를 대비하기로 했다. 일단 지금까지 이 계산은 멋들어지게 빗나갔다.

"연기자가 되기 전엔 불안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이게 너무 좋으니까 그런 불안감, 부담을 느낄 겨를이 없는 것 같아요. 열심히만 한다면 그런 부담은 충분히 떨치고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전생에 뭘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주위에 좋은 분들밖엔 없어요. 그 분들의 능력을 믿는 것도 있고요. (웃음)"

"자기 전에 생각나는, 그런 배우가 될게요"

 KBS1 저녁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 윤상현 역의 배우 곽희성이 1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기와 병행하고 있는 밴드 '에덴' 멤버로서의 생활 또한 곽희성에게는 소중하다. "나이가 먹어 40대, 50대가 돼도 1년에 한 번씩은 에덴의 콘서트를 열고 싶다"는 그는 "만약 나중에 제 갈 길을 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10년쯤 뒤 '콘서트 한 번 하자'며 뭉쳤으면 좋겠다. 밴드는 나이가 들어도 엄청 멋있지 않나"라며 웃어 보였다.ⓒ 이정민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곽희성은 주저 없이 자신의 생각을 꺼내놓았다. 일단 연기자로서의 정체성을 좀 더 좋은 곳에 활용하고 싶다고. "연예인의 파급 효과가 크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는 곽희성은 "적어도 어려운 사람에게 아낌없이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중학교 때 물 부족 국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아버지에게 '저런 사람들에게 우물을 파주고 싶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며 "아는 분 중 아프리카의 물 부족 국가를 지원하는 재단에 참여하고 계신 분이 있는데, 나도 내후년쯤엔 통역으로든 일반 봉사활동으로든 함께 가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계획 대부분은 연기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우연히 들어섰지만, 이제 연기는 곽희성의 진짜 길이 된 덕분이다. "20대 안에 유럽으로 진출해서 칸에 한 번 가고 싶다"고 운을 뗀 곽희성은 "작은 상이라도 받아 프랑스어로 소감을 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눈을 빛냈다. 

"1년에 한 작품이 됐건, 2년에 한 작품이 됐건 다 좋아요. 어쨌든 나올 때마다 (대중의) 사랑을 받고 '역시 곽희성이다'라는 경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배우의 삶을 살고 싶어요. 언어에 관심도 많고, 또 글로벌 시대다 보니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도 커요. 나가보고 싶어요. (웃음) 나갈 수 있도록 경쟁력을 만들어 할리우드든 프랑스든 정말 나갈 생각이에요. 그러면서 좀 더 많이 배우고, 경험도 쌓고, 저만의 유일한 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사노타>에 같이 출연한 (김)형준이 형이나 (백)성현이랑 축구를 같이 하거든요. 형준이 형이나 성현이나 오래 활동했다 보니 팬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 분들이 저에게 와선 그래요. '저희 엄마가 좋아하세요.' '저희 할머니가 좋아하세요.' 정작 본인들이 좋아한다고는 말씀 안 하시더라고요. (웃음) 뭐…그것도 좋은 거죠. 하지만 앞으로를 기대하세요. 자기 전에 생각나는, 여운이 남는, 남자들도 멋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배우가 되는 게 제 로망이거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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