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인디]는 <오마이스타>와 서교음악자치회(회장 이준상)가 손잡고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는 연재 기사입니다. 지난 2008년 시작된 서교음악자치회는 120여 밴드와 아티스트가 소속된 50여 개의 레이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는 EBS <스페이스 공감>의 편성 축소 논란이 불거지자, 서교음악자치회는 지난 1월 관련 단체들과 연계해 홍대 일대 공연장에서 <'공감'하고 싶어요>라는 릴레이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오마이인디]를 통해 우직하게 자신들의 음악을 추구하고 있는 인디 뮤지션들을 만나보시죠. [편집자말]

 마마레이디

마마레이디 ⓒ 우먼앤맨즈 레이블


더더밴드를 이끌었고, 다양한 음악을 만들었던 김영준. 그는 1997년 박혜경을 메인보컬로
한 더더를 시작으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왔다. 특히 박혜경 다음 더더의 보컬이었던 한희정과 함께한 2003년 더더밴드 4집 < The The Band >는 제1회 한국 대중음악시상식에서 '대중성과 음악성 모두를 가진 음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되었다.

이후 그는 프로듀서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제작한 뮤지션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사비나 앤 드론즈(SAVINA & DRONES)와 포(POE)다. 그 둘의 음악 스타일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김영준은 우리나라에 익숙하지 않은 음악을 수작으로 만들어내려고 애썼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또 다른,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그는 이번에 JUNS(준스)라는 이름으로 팀의 리더가 아닌 멤버(기타)로서 마마레이디(MAMALADY- JUNS·기타와 프로듀서, 해아·보컬과 리더, 초아·베이스, 박규석·드럼)라는 새로운 팀을 시작했다. 더더밴드 등의 음악 작업에서 보여주었던 유려한 감성의 모던 록이나 팝이 아닌, 펑크(PUNK)를 지향한다는 점이 어쩌면 의외일 수도 있다.

"반문화적인 펑크의 본질 지향하면서도 진보적인 사운드"

- 마마레이디가 만들어진 배경이 궁금하다.
"마마레이디로 활동하기 전에 '하바네의 마루'와 '부부밴드'로 8년 정도 활동했다." (해아)
"마마레이디는 부부밴드의 이현영(해아)과 더더의 김영준을 주축으로 한 4인조 펑크 밴드다. 초창기 하바네의 마루 시절 보컬 겸 리더인 해아는 새로운 음악 세계를 갈망하고 있었다. 하바네의 마루와 부부밴드 1집 < One day >에서 보여주었던 과감한 록 사운드, 그리고 부부밴드의 싱글과 EP에서 보여주었던 독보적인 펑크 스타일, 그것을 뛰어 넘을 음악과 함께 새로운 팀을 준비하게 되었다." (JUNS)

- 지금의 멤버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가?
"하바네의 마루 시절, 나는 그들의 프로듀서였다. 잦은 멤버 교체가 있었지만 팀은 별 문제없이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베이스가 공석인 채 합주를 하게 되었는데 더는 멤버를 구하지 않고 내가 베이스를 치기로 했다. (당시 베이스 구하기가 아주 어려웠다.) 그리고 부부밴드가 만들어졌다." (JUNS)
"나는 김영준과 인연이 깊다. 1999년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뒤로 계속 연을 유지하면서 음악적 교류를 지속해왔다. 그러던 중, 2004년 하바네의 마루를 김영준과 함께 준비했다. 그러고 보니 벌써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해아)
"2011년에 해아 언니와 우연히 만날 기회가 있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던 나는 음악을 하고 싶어했고, 그러다가 '싸부님(JUNS)'에게 베이스 레슨을 받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팀도 같이 하게 되었다." (초아)

 마마레이디

ⓒ 우먼앤맨즈 레이블


- 마마레이디가 추구하는 장르는 무엇인가?
"쉽게 말해 펑크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음악은 그리 쉽게 정의내릴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장르적으로, 그리고 스타일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역동적인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음악이다. 펑크를 기반으로 한 여러가지 장르와 스타일의 교묘한 퓨전이라 할 수 있다." (JUNS)

- 펑크록에 대해 설명해 달라.
"마마레이디의 음악은 우리가 생각해 왔던 펑크와는 (조금 많이) 거리가 멀다. 사람들은 흔히 쓰리 코드 형식의 기타가 주가 되는, 과격한 가사를 가진 록 음악을 펑크록이라고 한다.
혹은 비주얼적인 스타일로 펑크라고 칭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만이 펑크가 아니라는 것을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원래 초기의 펑크는 반문화적이고 반항적이며, 이례적인 정치노선을 추구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펑크라 일컬어지는 음악의 가사를 보면, 동시대 음악에는 없는 정치성과 사회성을 가지고 이를 솔직하고 대담하게 표현한다.

마마레이디의 음악은 그런 면에서 더욱 펑크의 본질에 다가가며, 그러면서도 진보된 사운드를 지향했다. 노골적이라 말할 수 있는 공격적인 가사로 펑크 정신을 보여주지만, 쓰리 코드의 단순한 사운드를 답습하지는 않는다. 김영준을 비롯한 멤버들의 연륜을 살려, 록 음악의 자유로움 안에서의 독특하고 과감한 연주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해아)

- 마마레이디의 1집이 궁금해진다. 1집 얘기 좀 해달라.
"1집 < MERCY >는 부부밴드의 EP <류의 거절(RYU'S REFUSAL)>보다 유려한 멜로디와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EP의 스타일이 영국적 펑크 록이었다면, < MERCY >는 과감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기존의 펑크 스타일, 모던 록 스타일, 심지어는 인디 팝과 드림 팝의 성향까지도 가지고 있다." (해아)

"마마레이디의 음악 스타일은 온통 펑크의 빛깔로 두텁게 채색되어진 관망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슈게이져(편집자 주- 슈게이징(shoegazing)은 얼터너티브 록의 하위 장르로, 밴드가 무대에서 악기나 바닥만을 쳐다보는 것이 신발을 쳐다보는 것(shoe+gazing) 같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를 통한 스펙트럼의 확대를 노린다. 그것은 마치 심부에서 쏟아져 나오는 붉은 피를 거침없이 내뱉는 것과 같다." (초아)

"16곡이 담겼다. 다양하고 역동적 표현과 감성의 곡들이 채워져 있다. 부부밴드에서 보여주었던, 라이브 공연장에서 확성기를 통해 도발적 카리스마를 내뿜는 보컬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이미 자신들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표현할 줄 아는 밴드로 성장해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JUNS)

- 1집 수록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
"모두 좋아한다. 그 중에도 특별히 좋아하는 곡은 'LADY'이다. 마마레이디 방식의 드림 팝이다. 듣는 사람들을 한없는 우울의 심연으로 끌어내리는 마성을 가진 곡이다. 2011년 11월 마마레이디가 첫 번째로 디지털 싱글로 공개했던 곡이기도 하다." (해아)

"'MONSTER'를 꼽고 싶다. 'LADY'가 마마레이디의 드림 팝이었다면, 이 곡은 마마레이디의 발라드이다. 다른 곡에 비해서 로우 템포이지만, 가사의 단어와 곡의 전개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 있다. 호소력 있는 보컬과 그에 어우러지는 연주는 포효하는 듯한 설득력이 있다. 그러면서도 현과 클래식 악기들의 배치로 방대한 스타일을 지향한다." (초아)

"1집 앨범의 타이틀곡 중 하나인 'I'm afraid'가 좋다.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악기의 움직임들이 귀를 자극시킨다. '난 두렵다'는 뜻이 아니라 '유감스럽지만'이라는 뜻에서 인용
해 온 주제의 가사이자 제목이다. 일반적인 록 음악이 가지고 있는 남성 쇼비니즘을 완전히 깨는 퍼포먼스와 메세지를 가진 음악이다.

한 곡 더 고른다면 마마레이디의 정체성을 보여주고있는 '난 나름 뮤직걸'이다. 진보적인 펑크 사운드로, 펑크뿐만 아니라 밴드와 록에 대한 틀을 깨는 곡이다. 베이스라인의 자유로움, 과감함과 보컬의 위를 날아다니는 기타의 움직임이 아름답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마마레이디다운 자세와 사상, 사운드를 보여주는 곡이다." (JUNS)
    
 마마레이디

ⓒ 우먼앤맨즈 레이블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마마레이디 외 각자의 솔로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먼저 제인버크란 이름으로 이현영(해아)의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초아, 박규석과 앨범을 녹음하고 있다. 제인버크가 추구하는 음악 장르는 싸이키델릭과 슈게이징, 모던이다. 어느 때보다도 하이브리드한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다. 제인버크는 보컬이 전체적으로 몽환적이며 기본적으로 우울한, 그러면서도 발군의 작곡 능력과 예술성을 지니고 있는 음악을 한다.

초아도 아주 감각적인 싱글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 초아의 곡을 들었을 때, 아주 놀랐던 기억이 난다. 마마레이디, 제인버크와는 다른 감각적이고 유연한 자세의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나도 솔로 앨범과 더더 8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싱글을 먼저 공개하게 되겠지만 먼저 제인버크의 음반을 발매한 후 차기작의 작업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사비나 앤 드론즈의 싱글소식이 있다. 5월 중순께 만나게 될 듯하다." (JUNS)

마마레이디 더더 부부밴드 하바네의 마루 JUN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